총 0건의 기사가 있습니다.
Theme Essay

‘부캐’의 세계가 열리다

MBC <놀면 뭐하니?>는 국민 MC 유재석이 출연해 다양한 미션을 수행하는 과정을 담은 예능 프로그램이다. 드럼 연주로 얻은 캐릭터 ‘유고스타’를 계기로 이후 그는 트로트 신인 가수에 도전해 ‘유산슬’이라는 이름을 얻었고, 분식점을 열고 라면을 끓여주면서 ‘라섹’이라는 캐릭터로 불렸다. 뿐만 아니라 하프 연주를 배워 ‘유르페우스’라는 캐릭터를 얻었고, 최근에는 여름 댄스 시장을 겨냥한 혼성 그룹을 결성하면서 ‘유두래곤’이란 캐릭터로 활동하기도 했다. 사람들은 유재석 한 사람이 이토록 캐릭터를 많이 갖게 되자, 그간 보여 줬던 국민 MC로서의 유재석을 ‘본캐’, 확장된 캐릭터들을 ‘부캐’로 부르기 시작했다. 유재석으로부터 말미암은 부캐의 세계는 곧바로 국내 연예계에 하나의 새로운 트렌드를 만들었다. ‘싹쓰리’ 멤버로 참여한 이효리는 ‘린다G’라는 부캐를 만들어 제주도로 내려가 무소유의 삶을 추구했던 모습과는 사뭇 다른 ‘욕망에 충실한 캐릭터’로 활동하기 시작했다. 이 외에도 개그맨 추대엽은 노래를 카피한다는 의미의 ‘카피추’라는 부캐로 인기를 끌고 있고, 개그우먼 김신영은 둘째 이모 ‘김다비’라는 부캐로 트로트 곡을 발표하는 등 새로운 전성기를 맞이하고 있다. ⓒ MBC   ▲ 유재석의 부캐 ‘유두래곤’, 이효리의 부캐 ‘린다G’, 비의 부캐 ‘비룡’으로 구성된 그룹 싹쓰리.   그런데 왜 하필 부캐의 무한 확장일까. 여기에는 달라진 한국 사회의 변화들이 투영돼 있다. 그 첫 번째는 ‘개인의 확장’이다. 1970년대 개발 시대에 압축 성장을 일궈낸 힘은 개인보다는 가족을, 나보다는 집단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