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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 무상(人生務想)

아도니스는 왜 아네모네로 변신했나

상상력 가득 품은 신화의 세계 단테, 괴테, 릴케, 세르반테스의 공통점은? 문제가 너무 쉽다. 답은 세계적 문호다. 그런데 “이들 모두가 어떤 책에 등장하는 인물과 이야기를 소재로 작품을 썼다”라고 답한다면, 그것 또한 정답이다. 이 작가들을 매료시킨 책은 바로 물경 2000년 전의 책 『변신 이야기』이다. 우주 여행 상품이 등장하는 첨단 과학의 시대에 기원전에 태어난 고대 로마 시인인 오비디우스가 쓴 신화 이야기는 낯설고 생뚱맞게 들릴 수도 있다. 더군다나 과학이 신화 혹은 신비의 자리를 대신한 것은 엄연한 팩트가 아닌가. 하지만 아무리 빅데이터를 통한 다양한 분석 기법이 발달했다고 해도 개인의 감정이나 감성, 상상력을 수치화할 수는 없다. 그렇기 때문에 아무리 시대가 바뀌었다 해도 인류의 역사가 흘러들어 깊고 넓어진 ‘신화’라는 호수는 여전히 유효하다. 무한한 상상력과 영감의 원천이 그 속에 있기 때문이다. 그리스∙로마 신화 최고의 전범으로 평가받는 『변신 이야기』는 변신에 관한 약 250여 편의 신화와 전설을 담고 있다. 이 책에 나오는 수많은 등장인물들은 다양한 이유로 인해 변신한다는 공통분모가 있다. 나르키소스는 수선화가 됐고, 미네르바에 도전한 아라크네는 거미가 됐으며, 피쿠스는 딱따구리가 됐다. 그러니까 표면적으론 신이나 인간들이 ‘변신(變身)’, 즉 몸이 변하는 이야기 모음인 셈이다.   요점은 ‘생각의 변화’ 그러나 변신이란 단어 속엔 ‘몸의 변화’뿐 아니라 ‘생각의 변화’란 뜻도 내포돼 있다. 독자가 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