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신간시선] 생각, 메모 그리고 아이디어

    ‘떠오르는 생각’과 아이디어는 구분돼야 한다. 여행하면서, 책을 보다가도, 심지어 길을 걷다가도,  지하철에서 모르는 사람들에 의해 샌드위치가 됐을 때도, 문득문득 상황과 관계없는 뜬금없는 생각들의 샘솟음을 경험한다. 이런 ‘떠오르는 생각’들이 아이디어의 밑천이 된다.   아이디어는 ‘분명한 목적이 있는 생각’이다. 불현듯 떠올랐다 바로 잊힐 운명의 생각들은 붙잡아 두어야 한다. 그 방법이 바로 메모다. 나는 조그만 수첩과 펜을 항상 몸에 지니고 다녔었다. 무언가 휙 나의 머릿속을 스칠 때마다 그 순간을 기록하기 위해서다. 지금은 갤럭시 노트가 수첩을 대신한다. 중구난방으로 잠시 떠올렸다 사라지는 생각들을 어딘가에 잡아 놓는 것은 마치 땅속에서 소중한 것을 캐는 것과 닮았다. 하지만 단순히 모아 놓기만 해선 보석이 되지 못한다. 붙잡은 생각들에는 약간의 수고가 더해져야 한다. 정리해야 한다는 말이다. 손으로 썼다면 컴퓨터에 다시 타이핑하고 분류해 적어 놓아야 한다. 그러면서 문득 내게로 왔던 생각들이 쓸 만한 아이디어가 된다. 나중에 꺼내보기 좋게 분류해서 지정하고, 가끔식 꺼내 다시 읽어 보아야 한다. 그래야 나의 의식과 무의식 속에 심어둘 수 있고, 그것들이 내가 필요할 때 튀어 오르기 마련이다. 지금까지의 단계가 생각들을 마이닝 하는 부분이라면 ‘분명한 목적을 가진 생각’, 즉 아이디어를 만들기 위해서는 되새김과 시뮬레이션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나는 프로젝트 초기에 기획서를 거의 완성한다. 물론 마음에는 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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