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제작의 밤_안상헌 프로] 언제 멍 때려 보셨나요?

  안녕하세요? 저는 ‘여유’라고 합니다.   제 이름은 사전적으로는 ‘물질적, 공간적, 시간적으로 넉넉하여 남음이 있는 상태’라는 긴 뜻이 있습니다. 보통 광고 크리에이터들에게는 ‘릴렉스’ 혹은 ‘충전’이라는 닉네임으로 불리고 있죠.   늘 아이디어를 쥐어짜야 하는 크리에이터들에게 저는 늘 부족하고 아쉬운 존재이기 마련입니다.   그래서인지 대부분 우리 일의 핑계는 늘 저 ‘여유’에게 떨어집니다. 사람들은 제가 없어서 늘 피곤하고, 제가 없어서 가족, 주위 사람들과 소원해지고, 제가 없어서 이 일을 그만두고 싶고,  제가 없어서 새로운 아이디어가 안 나온다고 하니까요. 특히, 곧 있을 여름 휴가철이 되면 많은 분들이 저의 존재가 정말 미치도록 그리워진다고 합니다.   그런데 저 ‘여유’는 정말 물질적으로나 시간적으로 넉넉한 사람들만 만나는 걸까요? 여기서 잠깐! 제가 만난 분 중 언뜻 보기에 저 ‘여유’와는 전혀 관련이 없을 것 같은 한 분을 소개해 드릴게요.   바로 칼 마르크스(Karl Marx)입니다. 투쟁의 상징, 사회주의의 사상적 근간을 제공한 그가 을 쓸 수 있었던 건 러시아의 공장이 아니라 아이러니하게도 대영박물관의 도서 열람실 때문이었습니다.   여러 차례 구상했던 혁명이 실패한 후 영국으로 떠밀려 온 그는 모든 걸 내려놓고 도서관에서 수많은 자본주의 서적 속에서 시간을 보내며 자신을 돌아보고 사상적 기틀을 닦아 을 쓰게 됩니다. 만약 그때 그에게 그런 여유가 없었다면 현대의 사상과 역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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