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무상(人生務想)
아리아나 그란데, 에드 시런, 드레이크, 그리고 BTS의 공통점은 무엇일까? 이들은 지난해 전 세계 음악 산업을 견인한 주인공들이다. 국제음반산업협회(IFPI)가 올해 초 발표한 ‘Grobal Music Report 2019’에 의하면 2018년 세계 음악 산업의 총매출은 약 190억 달러이며, 그중 상당수가 이들에 의해 달성됐다. 전 세계 음악 산업을 이끌어가고 있는 주역 중 BTS가 당당히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그런데 이를 단지 K-Pop에 국한시켜 생각해서는 곤란하다. ‘BTS 현상’이라는 신조어까지 생겨났을 만큼 BTS는 하나의 사회적 현상이기 때문이다. 『BTS 예술혁명』을 쓴 세종대 이지영 교수는 BTS 현상의 근간에 시대정신이 있다고 통찰한다. 그 시대정신의 핵심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수평성’이다. 인종, 젠더, 종교 등 갖가지 차별을 넘어서는 수평성에 대한 사회적 갈망이 BTS의 음악적 메시지, 그리고 콘텐츠 소비와 재생산에 긴밀히 연관돼 있는 것이다. BTS는 그들의 팬클럽 아미(ARMY)와도 수평적 관계를 맺고 있다. 어찌 보면 시대정신은 지금 우리에게 부족한 것, 극복해야 되는 것, 해결해야 하는 것 등 ‘결핍’을 기반으로 잉태되는지도 모른다. 그렇게 탄생해 다양한 층위의 문화에 영향을 끼친 시대정신 중 하나가 바로 히피 문화다. 1960년대 미국을 중심으로 유럽까지 확산된 히피 문화는 반전(反戰)과 사랑, 평화의 메시지를 내세웠다. 히피 시위대가 군인들이 들고 있던 총구에 꽃을 꽂아준 행동은 그들의 메시지를 단적으로 드러낸다. 이른바 ‘플라워 무브먼트(Flower Movement)’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