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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슈 리포트 Ⅰ

‘이바지’, 좌식 노동자의 뱃살을 포용하다

모든 건 회사에서의 사소한 불편에서 시작됐다. 어느 날 점심을 먹고 자리에 앉았는데 그날따라 바지가 배를 조였다. 야근을 피할 수 없었던 또 다른 날, 저녁을 먹고 책상에 앉았더니 또다시 바지가 배를 조여오기 시작했다. 그날 처음으로 배가 숨 쉴 수 있게 바지의 단추를 살짝 풀어 봤다. 그리고 모든 게 그렇듯 단지 시작이 어려웠을 뿐, 그날 이후로 나는 종종 회사에서 바지가 배를 조여올 때마다 단추를 몰래 풀었다. 며칠 후,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다가 팀 사람들 모두 한 번쯤 비슷한 경험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하루 종일 컴퓨터를 마주하며 일하는 ‘좌식 노동자’인 우리에게 바지로 인한 배 ‘쪼임’ 현상은 피할 수 없는 숙명이라는 걸 모두가 공감하는 듯했다. 그래서 우리는 바지를 만들기로 했다. 바지의 허리 부분을 유연하게 조절할 수 있어 더 이상 배를 조이지 않는 바지를, 오장육부부터 마음까지 편안해서 회사 좌식 생활에 이바지할 수 있는 바지를 만들기로 했다.   ‘이바지’를 만들기 위해 가장 먼저 한 일은 제3기획을 만나는 것이었다. 이미 상품을 만들어 판매한 경험이 있는 제3기획과의 만남은 완성된 상품을 광고만 해 왔던 우리에게 앞으로 어떻게 진행하면 좋을지에 대한 훌륭한 청사진을 제시해 줬다. 이바지에 대한 콘셉트와 필요성에 대해 충분히 공유한 후에는 패션 디자이너와 미팅을 잡았다. 그때부터였다. 수정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