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클리오 광고제(Clio Awards)를 다녀왔습니다. 이제 갓 나온 따끈따끈한 세계의 크리에이티브들을 제일 먼저 만나볼 수 있다는 설렘에 비행기에서부터 가슴이 콩닥거렸어요. 막상 심사가 시작되자 정말 눈이 빠지는 줄 알았습니다. 무려 1000개에 가까운 케이스 비디오 필름을 보는데만 꼬박 닷새가 걸리는 대장정이었으니까요. 하지만 분명 의미 있는 여정이었어요. 눈이 휘둥그레지는 테크닉, 입이 벌어지는 스케일의 작품도 많았지만 제 심사의 기준은 ‘질투의 불길로 저를 활활 타오르게 하는가’였거든요. 지금 소개해 드릴 두 작품이 바로 그런 제 기준을 통과한, 질투 나는 프로모션 작품들입니다. 미트 팩(Meat Pack)은 쇼핑몰 안에 자리 잡은 스포츠 슈즈 편집 매장입니다. ‘Hijack’이라는 제목에서 짐작되듯 경쟁 매장으로 들어가는 고객을 문 앞에서 납치해 우리 매장으로 끌고 오는, 이제껏 본 것 중 가장 적극적인 프로모션입니다. 어떻게 가능하냐고요? 쇼핑몰 앱을 가지고 있는 고객들이 경쟁 브랜드 매장의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스마트폰 위에 100초의 카운트다운 팝업이 뜹니다. 우리 매장으로 지금 달려오면, 도착한 초수만큼 디스카운트 해주겠다는 메시지를 본 순간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달리기 시작합니다. 거대한 쇼핑몰을 가로질러 우사인 볼트의 속도로 달리는 진풍경에 어리둥절한 사람들 사이를 뚫고 미트 팩 입구에 들어서는 순간, 시계는 멈추고 남은 초수만큼 사람들은 할인을 받게 되는 거죠. 최고 기록이 13초! 즉, 87% 할인받게 되는 셈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