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 무상(人生務想)
세련된 결합 방식 전 세계적 반향을 일으키고 있는 BTS는 대놓고 크로스오버를 시도하거나 시쳇말로 ‘국뽕’을 시전하지 않는다. 대신 BTS는 그들의 히트곡 뮤직비디오에서 보이듯 세련된 비주얼로 한국적 매력을 발산한다. 컬러풀한 장식 술로 치장한 북청사자를 등장시키거나 “지화자”, “얼쑤 좋다” 같은 국악의 추임새를 EDM의 리듬 속에 절묘하게 녹여 낸다. 또한 여느 아이돌들과 그 격이 다르다는 안무에서도 한국 춤의 요소를 과하지 않게 가미한다. ▲ BTS의 <IDOL> 뮤직비디오 BTS와 달리 아예 국악을 베이스로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큰 성과를 올리는 그룹도 있다. 정규 1집 앨범 <차연(差延)>으로 제10회 한국대중음악상 최우수 크로스오버상을 수상한 그룹 ‘잠비나이’가 그들이다. 피리, 태평소, 거문고, 해금에 드럼과 기타를 섞어 연주하는 이들의 독창적 음악 세계를 두고 해외에서는 ‘포스트메탈’, ‘포스트록’이라 명명하며 환호한다. ▲ 잠비나이 1집 <차연>에 실린 6번째 트랙 ‘소멸의 시간’ 예를 들어 잠비나이 1집에 실린 ‘구원의 손길(Hand of Redemption)’을 들어 보면, 그들의 음악을 ‘국악의 세계화’나 ‘국악 한류’ 같은 수식어로 가두는 일이 가당치 않음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 차라리 헤비메탈이나 하드코어라고 부른다면 모를까. 이 곡에 등장하는 해금이 펼치는 무아지경의 애드리브는 국악에 친숙하든 아니든 그야말로 신세계다. 그러니까 잠비나이의 음악은 국악기도 다룰 줄 아는 당대 젊은이들의 정서를 담은 것일 뿐이다. 바로 그런 보편성 때문에 잠비나이는 몇 년째 엄청난 횟수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