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nside Cheil
▲2016 칸 국제광고제 오프닝 갈라 파티 사이니지. 정신 차리게 해줘서 고마워 알파고는 욕심쟁이였다. 바둑에서 이기는 것도 모자라 칸 그랑프리까지 가져가다니…. 구글 딥마인드의 알파고는 “기술의 미래를 제시했다”, “인간의 지성을 이긴 획기적 사건이다”라는 평을 받으며 이노베이션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차지했다. 2013년 신설된 이노베이션 부문은 아예 지난해부터 전시·세미나 공간을 따로 만드는 라이온즈 이노베이션 행사를 출범했다. 알찬 프로그램을 구성해 IT 업계에 러브콜을 보내며 세상 어떤 혁신적 크리에이티브라도 다 접수하겠다는 칸 라이온즈의 의지가 읽힌다. 이노베이션 부문에선 그밖에 AI(Artificial Intelligence)가 시간과 분위기, 사용할 악기, 음악 장르를 고르면 거기에 맞는 음악을 뚝딱 만들어주는 작곡 프로그램 ‘Jukedeck’과 한국 스타트업 최초로 수상의 영예를 안은 ‘닷(DOT)’의 점자 스마트워치가 눈에 띄었다. 이런 기세로 가다가는 내년쯤엔 AI로 쓴 카피가 상을 받을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하지만 ING가 혁신의 기업임을 알리기 위해 제작된 <The Next Rembrandt> 캠페인을 보니, 역시 기술은 사람을 뛰어넘기 위해 있는 것이 아니라 사람의 한계를 넓혀주는 또 하나의 수단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크리에이티브 데이터 부문과 사이버 부문에서 모두 그랑프리를 차지한 이 캠페인은 그림 한 폭 한 폭에 담긴 방대한 데이터와 안면 인식 기술을 통한 데이터가 결합해 렘브란트의 작품을 새롭게 만들어냈다는 점에서 진정 크리에이티브하게 데이터를 이용했다는 평을 받았다. 데이터 분석가, 소프트웨어 개발자, 미술가, 마이크로소프트까지 합심해 장장 18개월이 걸렸다는 이 작품은 데이터로 무엇을 어떻게 만들어내느냐의 중심에 크리에이티비티가 굳건하게 서있기에 가능한 캠페인이 아니었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