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5. 10:00

이제 소비자들은 어느 한 곳에서만 쇼핑을 하지 않는다.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옮겨 다닌다. 옴니채널의 진화가 이뤄지고 있는 지금 소비자 편의성을 극대화하는 다양한 서비스를 알아본다. 더불어 소비자에게 새롭고 신선한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만족도를 높이고 있는 리테일숍의 변화를 짚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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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마드족이 만드는 옴니채널

온오프라인은 물론 모바일에 이르기까지 도무지 경계선이 존재하지 않는 시대다. 현상을 보자면 소비자가 적극적으로 소비 공간의 ‘경계’를 허물고 있는 양상이다. 대체 왜일까? 답은 간단하다. 현대인의 노마드(Nomad)적 속성이 소비 패턴에서도 발현되기 때문이다. ‘시간’과 ‘경험’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노마드족은 쇼핑 공간에서조차 울타리 넘기를 두려워하지 않는다.

소비자의 그런 성향을 반영한 것이 ‘모든 것’을 의미하는 옴니(Omni)와 채널(Channel)이 결합된 ‘옴니채널’이다. 옴니채널은 ‘수시로 울타리를 넘나드는 소비자들의 동선을 따라잡겠다’는 리테일 업계의 강한 의지다. 소비자가 백화점 온라인몰에서 구입한 상품을 자신이 지정한 오프라인 매장에서 찾을 수 있게 한 ‘스마트픽(Smart Pick)’ 같은 방식이 대표적이다. 리테일 업계는 기존 채널을 고집하는 대신 성격이 다른 채널들의 특성을 결합해 새로운 서비스를 창출하고 있다.

당연한 예상이겠지만, 이런 서비스는 테크놀로지와 결합돼 빠른 속도로 진화하고 있다. 스마트폰 위치 인식과 근거리 통신 기술이 결합된 비콘(Beacon)을 활용한 서비스를 일례로 들 수 있다. 스마트폰만 휴대하면, 소비자는 매장에 들어서는 즉시 할인 쿠폰이나 각종 이벤트 등 쇼핑에 필요한 각종 정보를 알람 메시지로 받을 수 있다. 그뿐인가. 번잡한 매장에서 지루하게 차례를 기다릴 필요도 없다.

 

리테일숍의 변신

옴니채널은 소비자의 상황에 따른 최적화된 쇼핑 방법을 제시하는 것은 물론이고, 온라인 쇼핑을 즐기는 고객이 오프라인에서도 쇼핑을 즐길 수 있도록 다양한 서비스를 강구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소비자의 ‘편의성’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 여기서 드는 의문 하나. 만약 이런 추세와 방식대로 편의성이 강조된 옴니채널이 무서운 기세로 강화된다면, 리테일숍은 어떻게 될 것인가 하는 점이다. 물론 옴니채널은 리테일숍을 긴장하게 만드는 요소이긴 하다. 하지만 작용이 있으면 반드시 반작용이 있는 법.

옴니채널이 노마드족의 시간이란 가치와 편의성을 겨냥한 서비스 변화라면, 리테일숍의 변신은 새로운 경험의 확장을 제공한다는 측면에서 또 다른 가능성이 점쳐진다. 그렇다면 리테일숍의 생존 전략은 어떤 방식으로 전개되고 있을까?

변신이 다급한 리테일숍들은 모바일 플랫폼을 적극 활용하면서 고객과의 유대감을 높이고 있다. 뉴욕 맨해튼 5번가에 있는 고급백화점 버그도프 굿맨(Bergdorf Goodman)은 몇 달 전 본사 1층 메인관을 대대적으로 손질했다. 여성 고객이 인스타그램에 공유하고 싶은 공간으로 연출한 것이다. 막대한 비용을 들여 거듭난 이 매장은 인스타그램에 사진을 올릴 때 방해가 될 수 있는 계산대조차 없애는 과감성을 보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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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스타그램 팔로워를 겨냥해 매장을 리노베이션한 버그도프 굿맨 백화점 ⒸBergdorf Goodman

한편 리테일숍의 뚜렷한 전략 중 하나는 고객 경험과 커뮤니케이션 채널로서 오프라인 매장의 역할을 교체하는 것이다. 이 같은 시도는 전 세계 곳곳의 다양한 매장에서 목격된다. 스타벅스의 명품 매장 ‘리저브 로스터리 앤 테이스팅룸(Reserve Roastery and Tasting Room)’이 그렇다. ‘스타벅스의 디즈니랜드’란 별칭을 얻은 이 매장은 소비자들이 다양한 고급원두를 직접 선택해 즐길 수 있는 건 기본이고, 커피를 생산하고 제조하는 과정을 직접 보고 즐길 수 있게 만든 프리미엄 ‘체험 공간’이다. 우리 제품이 좋으니 잔말 말고 사라는 식의 ‘일방적 강요’가 아니라, 자사 제품의 우월성을 현장에서 직관적으로 보여주는 ‘경험’을 제공해 소비자의 신뢰와 유대감을 끌어내고 있는 것이다.

▲ 스타벅스의 로스터리 매장 ⒸStarbucks Coffee

맥도날드도 얼마 전 ‘Just for You’라는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았다. 순차적으로 전 세계 매장에 확대 중인 이 모델은 고객이 메뉴를 조합해 직접 주문할 수 있는 대형 터치스크린 키오스크를 매장 내 설치했다. 결제는 애플페이와 안드로이드페이로 한다. 또한 고객들이 새로운 매장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구글 카드보드를 활용한 비디오를 만들어 사이트에 올렸는데, 이 VR 영상을 통해 가상으로 메뉴 주문 경험을 해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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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맥도날드 매장에 설치된 대형 키오스크 ⓒMcDonald’s

▲ 맥도날드의 VR 영상 ⓒMcDonald’s

 

경계 없는 새로운 쇼핑 경험

국내 리테일 업계의 매장들 역시 변신에 있어 발빠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신세계백화점은 백화점 업계 최초로 체험형 매장인 ‘자주(JAJU) 테이블’을 선보였다. 이탈리안 레스토랑인 이곳에서 사용하는 54종의 그릇과 와인잔, 테이블과 의자 등은 같은 층 매장에서 구입이 가능한 제품들이다. 즉 체험으로 촉발된 구매욕을 지체없이 구매 행위로 이어질 수 있게 하는 전략을 구사하고 있는 것이다.

그런가 하면 리테일숍들은 고객의 가려운 곳을 긁어주는 솔루션을 제공함으로써 활로를 찾고 있기도 하다. 롯데백화점은 스웨덴의 스타트업 ‘볼루멘탈(VOLUMENTAL)’이 개발한 3D 발사이즈 측정기를 도입해 차별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다. 소비자가 이 측정기에 발을 올리면 2초 안에 발 넓이와 안창 높이, 발등 높이 등 다양한 발 모양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바탕으로 매장에서 맞춤 수제화를 주문하는 방식이다. 롯데백화점은 이 서비스로 구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고객이 선호하는 신발을 추천해주는 온라인 연계 시스템도 개발할 예정이다. 이는 쇼핑 과정에서 소비자들이 느꼈을 불편함을 테크놀로지로 해소하는 새로운 솔루션이라고 볼 수 있다. 바로 이런 전략이 리테일숍이 추구하는 변신의 한 축인 셈이다.

▲ 미국 블루밍데일 백화점은 3D 체형 스캐너를 설치해 고객의 신체 지수를 부위별로 정확히 파악하고, 이에 맞는 옷을 추천해준다. 국내에서도 이 같은 서비스가 점차 도입되고 있다. ⒸMeAlityVideos

이밖에도 소비자의 경험을 우선시하는 리테일숍의 혁신은 다양한 방식과 전략으로 시도되고 있다. 새 옷을 입은 자신의 뒤태를 확인할 수 있는 360°도 디지털 거울을 설치한 패션 매장이나 자신이 선호하는 향수를 선택하면 브랜드와 무관하게 유사한 콘셉트의 향수를 뿌려주는 매장 등이 등장하고 있다. 물론 리테일숍의 다양한 변신 전략이 모두 성공할 수는 없다. 따라서 차별화된 사용자 경험을 끌어내기 위해서는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는 콘셉트 설계가 전제돼야 한다. 어떤 브랜드, 또는 매장이 자신의 니즈를 꿰뚫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을 때 소비자는 자신에게 ‘주목’한 매장과 브랜드에 강한 연대감을 가지게 될 것이다.

우리가 맞이하게 될 미래의 쇼핑 환경은 빠르게 진화하는 옴니채널과 체험 공간으로 변신하는 리테일숍의 적극적 모색 덕분에 ‘경계’가 있었다는 사실조차 잊힐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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