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12.05. 10:00

가트너는 올해 심포지엄에서 2016년의 중심 주제였던 ‘디지털 메시(Digital Mesh)’를 한결 세밀하게 설명하는 키워드들을 내년도 10대 전략기술로 발표했다. 가트너 부회장 데이비드 설리에 의하면, 데이터 과학의 발전으로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가 긴밀하게 연결되며 지금보다 똑똑한 디지털 메시 환경이 구축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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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트너 선정 2017년 10대 전략기술 ⓒGartner

 

똑똑한( Intelligent): 머신러닝의 고도화, 많아지는 알파고

인공지능(AI)은 올해 상반기 가장 관심을 끌었던 IT 이슈다. 바둑기사 이세돌과 구글 알파고의 대국을 통해 AI의 발달 및 일상생활에의 적용 가능성을 점칠 수 있었다. 구글과 애플은 각각 개발자 컨퍼런스를 통해 챗봇 및 가상비서(Virtual Personal Assistant) 서비스를 선보였고, 이미 로봇이 컨시어지 서비스를 담당하고 있는 힐튼, 메리어트 같은 호텔 체인도 있다. 가트너는 이처럼 날로 ‘똑똑해지는’ 디바이스들에 대해 ❶머신러닝 및 알고리즘의 고도화에 따라 ❷각종 디바이스를 위한 인텔리전트 앱이 발달하고 ❸크기나 종류에 상관없이 고도의 인공지능을 탑재한 인텔리전트 사물도 더 많이 등장할 것이라고 설명한다.

 

주변에서 만날 수 있는 딥러닝 활용 서비스

머신러닝은 딥러닝, 신경망 기술, 자연어 처리 등 다양한 하위 기술을 포괄해 스스로 사고하고 결정을 내리는 ‘자율적 기계(Autonomous Machine)’를 만들어내는 기술이다. 이미 일정 수준의 딥러닝/머신러닝 알고리즘 기반 B2C 서비스들이 존재한다.

예컨대 스타트업 프로그램스가 제공하는 왓챠(Watcha)는 영화 DB와 유저 영화 감상 데이터를 연계해,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개인화 콘텐츠를 큐레이션한다. 옴니어스는 딥러닝 기반 이미지 인식 기술을 활용해 소셜채널 및 쇼핑몰 등 다양한 이미지 중 유저에게 적합한 패션 이미지를 추천하고 검색해주는 ‘스타일루프(Styleloop)’를 테스트 중이다. 마인드셋은 게임 이용 고객들의 불만을 실시간으로 이용하기 위한 챗봇 서비스 ‘마인드봇’을 론칭했다. 이 외 쇼핑스토어에서 소비자의 시선을 트래킹해 타깃 광고를 집행하는 솔루션, 스마트폰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프로파일링하고 구매 확률을 예측하는 솔루션도 또 다른 예가 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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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 맞춤형 큐레이션을 제공하는 프로그램스의 왓챠 ⓒwatcha.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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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를 통해 적합한 패션을 추천, 검색해주는 옴니어스의 스타일루프 ⓒstyloop.com

한편 인공지능이 적용된 인텔리전트 앱으로는 애플 시리, MS 코타나, 구글 나우 같은 가상비서 솔루션을 꼽을 수 있다. 앞으로 이런 솔루션들은 지금보다 더 섬세해지고 똑똑해질 것이며, 사용자의 개입 없이 더 많은 업무를 직접 효율적으로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메일 앱은 중요도에 따라 메시지를 중요도 순으로 정리할 수도 있고, 문서 앱은 특정 메시지를 담은 부분들을 골라낼 수도 있다. 인공지능이 지금보다 더 복잡한 상황에서도 사용자의 행위를 예측할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현재 B2B, B2C 영역 전반에 걸쳐 많은 모바일 앱들이 포진 중인데, 앞으로 이 앱들이 인공지능을 ‘장착(Power)’하게 되면 기업들과 일반 유저들 모두 보다 고도화된 형태로 인공지능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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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 구글, Sony 등 여러 IT 회사의 VPA(Virtual Personal Assistant) 솔루션 ⓒgsmarena.com

 

디지털: Independent and Corelated, 독립적이고 연결적인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에 대한 구분도 점차 흐려지고 있다. 삼성전자, SONY, 맥도날드와 HTC, IBM 등 다양한 기업들이 이벤트 현장에서 VR 기술을 시연하면서 소비자 경험을 제고하는 데 힘을 쏟는 중이다. AR과 MR 기술은 보다 매끄러운 방식으로 현실과 가상이 공존하도록 돕는다. 디지털 세계는 VR 콘텐츠 속 가상 공간처럼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동시에 각종 센서, 클라우드, 고속통신망 덕분에 또 다른 디지털 세계 및 현실 세계와 실시간으로 연결돼있다. 디지털과 현실을 넘나들며 사람과 사람,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이 소통할 수 있게 된 것이다.

특히 올해 다양한 컨퍼런스, 개발자 회의 등에서 선두를 점했던 키워드인 VR, AR, MR 등 디지털 세계를 ‘마치 현실 세계처럼’ 만드는 기술은 2021년까지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사람과 사람 간 커뮤니케이션 방식이 이런 기술로 인해 변화할 수 있다는 것은 이미 MS가 ‘홀로포테이션’ 데모 영상을 통해 보여준 바 있다. 이는 디지털 세계에 더 몰입할 수 있게 만들면서 두 세계의 경계를 무너뜨린다. 즉 디지털 세계의 HW, SW, 여러 디바이스들과 가상 공간들이 엮이면서 만들어지는 디지털 메시는 기존보다 더 완결적이고도 연결적인 형태의 시청각적 UX를 제공할 수 있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의 홀로포테이션 ⓒI3D Past Projects

 

메시: 유기적인 연결망이 가져오는 UX의 변화

그물망의 코 크기를 나타내는 단어인 ‘메시(Mesh)’는 가트너가 바라보는 디지털 세계를 집약적으로 설명하는 단어다. 디지털 메시란 다양한 디바이스가 촘촘하고 유기적으로 관계를 맺고 있는 IT연결망을 의미한다. 애플, 아마존 등이 IoT생태계를 구축하고자 하는 것도 디지털 메시와 맥락을 같이 한다. 애플은 가정의 여러 디바이스들을 모바일로 조절하는 ‘홈’ 버튼을 새 OS에 도입했고, 아마존은 ‘에코’ 중심의 논스톱IoT환경을 조성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메시는 사람과 사물을 불문하고 모든 존재가 시공간의 제약을 뛰어넘어 소통하는 환경을 지칭하는 것으로써, ‘대화하는 시스템(Conversational System)’적인 UI는 지금도 어느 정도 단순한 형태로 구현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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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화하는 시스템의 예, 대화형 메신저 기능 ⓒventurebeat.com

이처럼 여러 앱과 서비스를 포괄하는 유연한 네트워크, 즉 메시 아키텍처는 실시간으로 모바일, PC 및 기타 IoT 애플리케이션을 연결하기 때문에 유저는 언제 어디서든 네트워크와 동기화돼 동일한 UX에서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다. 유저가 각각의 디바이스에서 최적화된 솔루션을 언제든 누릴 수 있고, 디바이스를 바꾸는 경우에도 그 경험이 끊기지 않도록 지원하는 것이다. 2020년까지 전 세계적으로 약 280억 개 IoT 기기가 설치될 것으로 예측되는 가운데, 모든 사물이 서로 정보를 교환하는 만물정보(IoE, Information of Everything) 시대에 인터랙션의 양과 질이 모두 증대 및 제고될 것이며, 유저는 네트워크를 활용해 언제 어디서든 끊김없이 편재적 경험(Seamless and Omnipotent UX)을 누릴 것이 기대된다.

 

디지털 테크놀로지 플랫폼, 메시의 핵심 기술

디지털 테크놀로지 플랫폼은 바로 이런 메시 환경을 구현하는 핵심 기술로, 각 비즈니스를 연결시키며 산업과 산업, 디지털과 실제의 경계를 허무는 데 일조하는 동시에 기업들이 앞으로 디지털 비즈니스를 진행할 때 필요한 요소를 제공한다. 디지털 테크놀로지 플랫폼은 5개 요소로 구성돼있는데, 각각 독자적인 업무를 수행하면서도 서로 연결돼있다.

기업은 ❶이미 보유 및 구축한 자원을 현대화하는 데 전통적 IT시스템을 활용하며 ❷인텔리전스와 어낼리틱스를 활용해 의사결정을 내리거나 또는 알고리즘이 자율적으로 최적의 결정을 내리도록 할 수 있다. 이때 중요한 결정 기준은 ❸소비자경험(CX, UX)으로, 기업은 소비자와의 연결성을 늘 염두에 두고 지속적으로 소비자의 인게이지먼트를 제고할 수 있는 방향을 찾아야 한다. ❹IoT 환경을 활용해 기업은 물리적 또는 디지털 세계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조절하거나 또는 소비자와의 관계를 진작할 수 있으며, 이렇게 비즈니스를 구동하는 기업들이 비로소 ❺디지털 비즈니스 생태계의 일원으로서 소비자, 여타 기업, 인접 사업과 지속적으로 상호작용한다.

 

전략기술의 성숙도를 보여주는 하이퍼사이클

전략기술 동향과 더불어 매해 가트너가 발표하는 하이퍼사이클(Hypercycle for Emerging technologies)을 비교해보는 것도 의미가 있다. 하이퍼사이클은 기술의 성숙도를 표현하는 시각적 도구로, 기술의 첫 촉발부터 마지막으로 그 기술이 생산성을 인정받기까지 총 5단계로 이뤄져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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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기술 성숙도를 표현하는 가트너의 하이퍼사이클 ⓒ가트너 & 위키피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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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트너 하이퍼사이클의 5단계

가트너는 올해 8월 신기술 하이퍼사이클 보고서를 발표했는데, 현재 기술이 촉발되는 첫 단계에는 커넥티드 홈, 스마트 로봇, IoT 플랫폼이 자리 잡고 있으며 기대가 최정점에 이른 기술로는 머신러닝이 꼽히고 있다. 즉 올해의 하이퍼사이클을 살펴봄으로써 가트너가 예측하는 ‘똑똑한 디지털 메시’의 세상이 어느 정도 완숙한 상태인지 점쳐볼 수 있다. 아직은 VR, AR, IoT플랫폼, VPA 등이 하이퍼사이클의 초입에 자리하고 있음을 볼 때 실제로 일반 소비자들이 기술 변화를 체감하기까지는 다소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판단할 수도 있다. 그러나 또 한편으로, 당장 가까이의 모바일 디바이스가 제공하는 애플리케이션 수준이 얼마나 빠르게 상향화되고 있는지를 상기하면 전략기술이 당장 내년 CES, MWC, SXSW 등에서 어떻게 구현될 것인지 상상해볼 수도 있을 것이다.

 

연결성(Connectivity)에 대한 지속적 관심

지난 5년간 가트너가 선정한 키워드와 올해의 전략기술을 비교해보면, 공통적으로 ‘연결성’과 ‘사용자경험’에 대한 관심이 눈에 띈다. 연결망의 크기와 차원이 점점 더 증가함에 따라 사용자경험이 증폭되는 현상에 주목하는 것이다. 클라우드 서비스 등이 발전하고, 서로 다른 성격을 가진 시스템(Heterogenic System)이나 데이터일지라도 상호 호환되도록 하는 것이 전반적인 디지털 기술의 발달 추세다. 하나하나의 디바이스들, 예컨대 모바일, 웨어러블, 태블릿, 자동차 및 기타 IoT 기기들이 모두 인공지능을 갖게 되고, 똑똑해진 기기들은 백엔드에서 서로 연결돼 메시를 구성한다. 사용자경험은 이제 특정한 기기, 시간, 공간에 한정되지 않고 주변부(Ambience)로 퍼져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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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트너 전략기술 중 연결성과 UX를 강조하는 키워드

UX가 이전보다 몰입적이고 연속적으로 변화하는 기저에는 점점 더 고도화되는 머신러닝이, VR이나 MR처럼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무너뜨리는 콘텐츠 기술이, 각종 디바이스를 연결시키는 네트워크가 있다. 이 모든 것이 합쳐져 거대한 메시 에코시스템을 형성한다. 올해의 전략기술이 작년 또는 그 이전에 비해 훨씬 구체적이고, 그 뜻이 유추 가능한 단어로 이뤄진 점 또한 현재의 기술 발전 상황을 시사한다.

예컨대 2015년의 콘텍스트 리치시스템이나 보편화된 첨단 분석, 2016년의 디지털 메시와 진보한 기계학습 등 10대 전략기술로 선정된 단어 대부분이 모호한 느낌을 주었던 반면, 올해 가트너가 꼽은 전략기술은 AR, VR, 블록체인 등 이미 많은 미디어에서 다루고 있는 단어들로 구성돼있다. 즉 이러한 전략기술들이 일상생활에 이미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뜻이다.

한 조사에 의하면 2020년이 되면 배우자와 대화를 나누는 시간보다 챗봇과 대화를 나누는 시간이 더 길어진다고 한다. AI 및 ‘대화하는 인터페이스’의 성장에 따라, 여러 형태를 띤 인공지능과의 인터랙션은 분명히 증가할 것이다. 지금 스마트폰에 설치돼있는 앱들이 제공하는 서비스만 봐도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는 이미 상당히 견고하게 연결돼있다. 앞으로 스마트 자동차가 보편화되고 IoT 가전기구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 둘의 경계는 더욱 흐려질 것이다.

가트너 펠로우 겸 최고 애널리스트 다릴 플러머의 말처럼 “디지털 세상에서 인간으로 살아간다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 디지털 세계와 물리적 세계의 연결이 실질적으로 우리의 삶을 어떻게 변화시킬지, 가트너 10대 전망을 살펴보며 진지하게 생각해볼 시점인 듯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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