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긴 하루 끝에 좋은 책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그날은 더 행복해진다.” 미국의 시인 캐슬린 노리스의 말입니다. 퇴근길 서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펼쳐 읽는 즐거움. 요즘 그 맛에 동네 작은 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책방 주인의 취향이나 개성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책이 있는 풍경’도 새롭기만 하죠.
동네 책방이 살아나다
연남동이나 해방촌 골목을 걷다 보면, 저마다의 특색 있는 책방들이 빼꼼히 얼굴을 내민 걸 볼 수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만만한 책방’을 만들고 싶다.” 얼마 전 방송인 노홍철이 ‘철든책방’이라는 작은 서점을 내며 밝힌 소감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책, 읽고 싶은 책, 지인이 추천한 책등을 모아 책방을 꾸몄다고 하는데요. 최근 개성 있는 책방들이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책방 주인이 직접 고른 책부터 독립출판물까지 다양한 시선의 책들을 만날 수 있어 큐레이션 서점으로써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음악, 소설, 시집 등의 서적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책방이 등장하기도 했으니까요.
독립출판물을 취급하는 서점의 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독립출판물의 경우 ISBN(국제표준도서번호) 등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서점이 늘 수밖에 없는데요. 이 부분은 차치하고라도 일반 출판물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죠.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문화공간으로까지 역할을 하고 있는 책방. 매력 있는 책방 몇 곳을 소개해드립니다.
사이에
▲ 여행에 관한 낭만과 모험, 정보를 나누고 공유하는 공간, 사이에 (이미지 제공: 사이에)
“여행을 하고는 싶은데 못 가는 분들을 위해 책과 작가와의 만남을 통해 대리만족을 느끼게 해주고 싶었어요.” 여행을 좋아하고, 여행을 하고 싶고, 여행에 관한 다양한 이야기를 만나고 싶다면 여행 책방 ‘사이에’를 들러보는 건 어떨까 합니다. 이곳 주인장의 바람처럼 마치 여행을 한듯한 기분을 느낄 수 있거든요. 여기에 트렌디한 정보서는 물론 에세이, 소설, 시집 등 영감을 얻을 수 있는 도서까지. 책방 주인장의 취향으로 고른 다양한 책들도 볼 수 있답니다.
최인아 책방
▲ 책뿐 아니라 강연, 모임, 콘서트 등이 활발하게 이뤄지는 복합문화공간, 최인아 책방 (이미지 제공: 최인아 책방)
선릉역 인근에 책방 하나가 들어섰습니다. “책을 통해, 책방을 통해 ‘생각의 힘’을 북돋겠다”라는 게 최인아 책방의 생각. “오랜 시간 생각하는 사람으로 살아오면서 느낀 경험과 역량을 의미 있는 일에 쓰고 싶다”라는 마음을 담았죠. 책 외에도 강의, 토론, 콘서트 등의 다양한 기획을 통해 ‘생각’에 관한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는데요. 넓고, 깊은 생각의 원천을 이곳에서 찾아보세요.
고요서사
▲ 소설, 시, 에세 중심의 책들을 볼 수 있는 고요서사 (이미지 제공: 고요서사)
해방촌에 자리한 문학 중심 서점 ‘고요서사’. 이곳에선 책방 운영자의 관점에서 고른 소설, 시, 에세이들을 볼 수 있는데요. 쉽고 재미있으면서도 잘 쓴 작품들, 문학과 함께 읽으면 좋을 인문, 사회, 예술 책도 함께 다루죠. 참, 고요서사라는 이름은 박인환 시인이 운영했던 서점 ‘마리서사’에서 ‘서사’를 따왔고, 독서를 통해 느낄 수 있는 ‘내면의 고요’를 떠올리며 붙였다고 하네요.
책방무사
▲ ‘오늘도 무사히 넘기자’라는 뜻을 담은 책방무사 (이미지 제공: 책방무사)
북촌의 오래된 골목길, 아기자기한 서점 하나가 눈에 띄는데요. 가수 요조가 운영하는 독립 서점 ‘책방무사’입니다. 그녀가 좋아하는 책과 음반, 추천하고 싶은 책들을 모아놓은 공간으로 독립출판물, 일반 서적, 헌책들을 소개하고 있죠. 책도 보고, 정감 있는 그곳의 풍경도 느껴보세요.
다양한 동네 책방들이 책과 함께 마음과 생각, 문화를 함께 공유하는 공간으로 사랑 받고 있습니다. 퇴근길 혹은 한적한 오후 아늑한 책방에서 독서의 즐거움을 만끽해보는 건 어떨까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