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제작의 밤_안상헌 프로] 오늘도 끌로 파고 계세요?

      안녕하세요? 저는 ‘끌’이라고 합니다. 왠 끌 소개냐는 분도 계실텐데 저는 ‘끌로 판다’고 할 때의 그 끌입니다. 어때요? 제 이름, 하루에도 몇 번씩 부르시죠? 광고하는 사람이라면 말이에요.   요즘 세대들은 묻습니다. “선배님, 제작할 때 끌로 판다고 하는데 끌이 뭐예요?” 제 소개, 정확히 할게요. 저는 원래 망치로 한쪽 끝을 때려서 나무에 구멍을 뚫거나 겉면을 깎고 다듬는 데 쓰는 연장입니다.   언제부터인지 모르겠지만 광고 제작에서 제 이름은 흔히 쓰는 관용 어구가 됐습니다. 옛날 전동 공구가 없던 시절, 목공을 할 때 일일이 손에 끌을 쥐고 오랜 시간 일을 해야했죠. 그래서인지 아이디어를 낼 때나 제작물을 만들 때, 엄청난 노력을 더해 완성도나 디테일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는 걸 말할 때 보통 ‘끌로 판다’고 하죠.   그런데 이 말에는 네거티브한 뜻이 분명 있습니다. “너무 끌로 파는 거 아니야?”라고 하면 ‘뭐 그렇게 쓸데없는 데 노력을 하는거야?’ 하는 뜻이죠. 그도 그럴 것이 실제 저 ‘끌’을 많이 애용해 주시는 목수들 사이에선 이 말이 실제 관용 어구로 쓰이기도 한답니다. 비효율적인 방법으로 일하는 탓에 남보다 시간이 많이 걸리는 목수’에게 핀잔을 줄 때 말입니다.   따지고 보면 저 ‘끌’은 무언가를 다듬어서 만들 때,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연장입니다. 끌로 파는 게…

총 0건의 기사가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