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heme Essay
사람들에게 이렇게 물어본다. “A와 B 두 개의 안이 있다. A안은 100%의 확률로 50만 원을 잃는다. B안은 25%의 확률로 200만 원을 잃고, 75%의 확률로 아무것도 잃지 않는다. 어떤 안을 선택하겠는가?” 이때 대부분의 사람들은 B안을 선택하겠다고 응답한다. 사람들은 확실한 손실을 감수하는 것이 싫기 때문에 자칫 잘못하면 더 큰 손실을 입을 수 있는 모험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다. 그냥 하는 소리가 아니다. 이건 노벨 경제학상을 받은 대니얼 카너먼(Daniel Kahneman)의 이론이다. 하지만 내가 상대방에게 원하는 것이 A를 선택하는 것이라면? 방법이 있다. 아까처럼 A안과 B안을 동시에 내놓지 않고 순서를 정해 하나씩 제시하면 된다. 예를 들어, 상대방에게 우선 B안의 상황을 먼저 설명한다. 그러고는 잠시 그 사람을 가만히 둔다. 생각할 시간을 주는 것이다. 그러면 상대방은 200만 원이라는 큰돈을 잃을 때의 상실감이 얼마나 클지에 대해 상상을 해 본다. 상상이라는 것은 참으로 재미있는 힘을 발휘한다. 우리는 어떤 싫은 것에 대해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짜증이 나거나 심지어 몸서리치곤 하기 때문이다. 아직 그 일이 벌어진 것도 아닌데 말이다. 200만 원을 잃는다는 상상을 일정 시간 해 보면 당연히 그 상황을 피하고 싶은 욕구도 커진다. 이때 A안을 대안의 형태로 제시한다. 그리고 이렇게 이야기해 준다. “A안을 선택하면 B안의 상황을 피할 수 있다.” 이제는 대다수의 사람들이 기꺼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