퍼포먼스

[월간 매거진] 달라지고 있는 세대 차이의 의미와 라이프스타일의 변화, 제일매거진 9월호

변화가 빠른 현대 사회에서는 세대를 구분하는 기간이 종전에 비해 점점 더 짧아지고 있습니다. 세대에 대한 고정관념도 달라지고 있는데요, 젊은 세대의 전유물처럼 여겨지던 문화를 중장년층이 향유하기도 하고, 기성 세대의 추억 속에 자리 잡고 있던 레트로 문화가 젊은 세대의 일상에 스며들기도 합니다. 코로나19 팬데믹이 시니어 세대를 디지털 문화로 편입시켜 SNS에 능숙한 ‘오팔 세대’를 탄생시켰고, ‘장수 트렌드’로 자리잡은 레트로가 MZ 세대의 취향을 80년대, 70년대로 멀리 거슬러 올라가게 하고 있습니다. 빠른 사회 변화 속에서 서로 교차하는 세대 간 문화와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를 제일매거진 9월호에 담았습니다. 한 시대를 같이 사는 사람들이 나이에 따라 어떤 문화나 가치관의 차이를 보이는 것을 ‘세대 차이’라고 합니다. 나이를 떠나 세대 간 라이프스타일을 공유하거나 신세대와 구세대 간 문화가 서로 역행하고 혼융되는 현상은 ‘세대 접변’ 현상이라고 하는데요, 사회학자의 시선을 통해 최근의 ‘세대 접변’ 현상을 <Theme Essay>에서 만나봅니다.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가치를 추구하는 ‘에이지리스(Ageless)’는 소비 트렌드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40∼60대의 중장년층은 노트북, 드론 등 IT 기기 제품군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난 반면, 10∼30대 젊은 층은 오히려 뉴트로의 영향으로 복고풍 상품군을 선호하는 추세인데요. 연령대별 소비의 경계가 허물어지고 있는 에이지리스 소비 트렌드에 대해 <마케팅 레시피>에서 만나봅니다.

Theme Essay

‘세대 접변’의 시대에 살다

학생을 태우고 점심을 먹으러 가던 중이었다. “와, 교수님 완전 최신곡만 들으시네요? 화사 노래도 들으세요?” 나는 최대한 표정을 관리하며 말했다. “아니, 뭐, 이 정도 갖고….” 질문이 이어졌다. “근데 교수님, 혹시 탑백(Top100)은 아니죠?” 이번엔 진짜로 표정을 관리해야 했다. “아니! 내가 설마….” 설마가 사람 잡는다 했던가? 연구실에 와서 당장 플레이리스트를 가수별로 짰다. 방탄소년단과 블랙핑크는 기본. 여기에 있지(ITZY), 오마이걸도 살포시 포갰다. 마크툽으로 애잔한 ‘갬성’도 녹여내면 퍼펙트! 그러면서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정신 차리자, 감각에서 밀리면 끝이다!   이날도 학생들과 점심을 먹었다. 대화의 주제가 온라인 게임으로 흘러갔다. “너희들 게임 좋아하니?” “저는 씨 뿌리고 밭 갈고 농장 경영하면서 150시간쯤 보냈죠.” “와, 대단하다! 근데 게임 이름이 뭐니?” “스타&#$@” “응? 스타뷰 벨리?” “스타듀 밸리입니다! 교수님도 게임하시나요?” “음…. 서든어택?” “……” 연구실에 돌아와 생각해 봤다. 역시 내가 분위기를 썰렁하게 만든 게 맞았다. 오버워치 좀 한다고 할 걸 그랬나? 사이버펑크 2077 출시일을 기다린다고 했다면? 젊은 척하는 건 정말 힘든 일이었다!   ‘그랜플루언서’는 그랜드파더·마더와 인플루언서가 결합된 용어다. 박막례 할머니가 여기에 해당될 듯하다. 일각에서는 젊은 취향의 뉴시니어를 ‘Especially Lively Senior’라는 말을 줄여 ‘시니블리(Senively)’로 부른단다. 이들은 게이트볼이나 탁구보다 드론과 전동 킥보드를 갖고 노는 걸 더 좋아한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의 <2019 한국 1인 가구 보고서>에 의하면 ‘현재의 중장년층도…

마케팅 레시피

‘나이답게’ 말고 ‘나답게’ 하는 소비

에이지리스 소비를 주도하는 소비자 집단 중 하나는 ‘오팔 세대’다. 오팔 세대의 등장은 대한민국의 나이 기준이 바뀌고 있다는 접을 시사한다. 이제까지 중년기는 생애 과업으로 주어진 자녀 양육과 부모 부양을 끝내고 나면 은퇴로 접어드는 것이 통념이었다. 60대 이후의 삶은 자녀의 부양을 받으면서 남은 생을 정리하는 조용한 시기로 생각됐다. 그러나 기대 수명이 연장되면서 퇴직 이후에도 건강하게 사회 활동을 지속하는 사람들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중년이라 부르기엔 이미 오랫동안 중년을 겪었고, 할아버지나 할머니라 하기엔 아저씨나 아주머니가 더 잘 어울리는 ‘신중년층’이 나타난 것이다. 이전까지 자신을 정의하던 사회적·직업적 역할에서 벗어나 흥미와 취향을 바탕으로 자아 실현을 적극적으로 실천하는 5060세대를 『트렌드 코리아 2020』에서는 ‘오팔 세대’ 라 명명한 바 있다. 오팔 세대의 ‘오팔’은 중의적 의미를 담고 있다. 먼저 ‘OPAL’은 ‘Old People with Active Lives’의 약자로 2002년 일본에서 처음 소개됐으며, 고령화 사회의 주축으로 떠오른 액티브 시니어를 지칭한다. 또한 오팔은 베이비부머를 대표하는 ‘58년생 개띠’의 ‘58’과 발음이 같다. 무엇보다 보석의 한 종류인 오팔은 보는 방향에 따라 다른 색을 보여주는 독특한 성질을 지니고 있어 예로부터 귀한 보석으로 대접받았다. 한마디로 오팔 세대는 다채로운 자신의 빛깔을 뽐내는 베이비붐 세대의 새로운 이름이다. ▲ 취미 생활을 즐기고 있는 액티브 시니어   이 세대는 새로운 기술이나 트렌드를 도전하고 배우는 데…

그러니까 소셜

내 나이가 어때서? SNS하기 딱 좋은 나인데!

“할미 때는 말이야… 방탄소년단이…” 트위터에서 방탄소년단 팬덤인 아미들 간 ‘아미밤’을 든 검정고무신 할머니 짤이 돌고 있다. 본인이 BTS 덕질을 하기에 나이가 많다고 여기는 MZ세대는 이 짤을 통해 자신을 표현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어 할머니가 될 때까지 아미로 남겠다는 의미도 내포돼 있어, 영원한 팬심도 느낄 수 있다. 아미들 사이에서 유행하고 있는 검정고무신 할머니 짤이 아이돌 팬덤을 넘어 SNS에서 많이 활용되면서,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만의 가치를 추구하는 ‘에이지리스(Ageless)’한 트렌드를 단적으로 보여준다. 1960년대 서울을 배경으로 한 애니메이션 <검정고무신>에서 등장인물 중 나이가 가장 많은 할머니 캐릭터가 시대를 초월해 현재 1990~2000년대생의 밈 문화와 만나 나이와 상관없이 자신이 원하는 가치나 문화를 향유하는 것으로 재해석됐기 때문이다. ▲ 만화 <검정고무신>의 할머니 이미지에 BTS를 상징하는 보라색과 아미밤을 합성한 짤. ⓒ 트위터 캡처   구글은 사용자의 검색어, 위치, 사용한 웹사이트나 앱, 시청 동영상, 광고, 연령대, 성별, 관심 주제 등을 통해 어떤 광고를 노출시킬지 파악한 뒤, 맞춤 광고를 설정한다. 구글 광고의 개인 최적화 설정은 다양한 항목들 중에서 ‘나이’가 한 개인을 알 수 있는 항목 중 하나일 뿐 나이만으로 개인을 정의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준다. ▲ 나도 모르는 나에 대한 TMI를 알 수 있는 구글의 광고 개인 최적화 ⓒ https://adssettings.google.com/authenticated 캡처 누구나 쉽게 디지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