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lobal Insight
난 내성적이다. 부끄러움을 굉장히 많이 타고, 혼자 있는 시간을 좋아하며, 모르는 사람들과 함께 있을 때는 종종 긴장한다. 그런데 난 크리에이티브 에이전시 바바리안의 CEO가 아닌가. 그래서 성격과 직업 사이에 묘한 긴장감이 형성되곤 한다. 오해는 하지 말기를…. 내가 집에만 콕 박혀 나오지 않는 코쿤족이라는 얘기는 아니다. CEO라면 응당 능숙하게 잘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들, 이를테면 네트워킹이나 연설, 대범한 성격이 요구되는 일들이 상대적으로 조금 더 어렵다는 뜻일 뿐이다. 그래서 나는 지난 몇 년 동안 CEO에게 필요한 조건을 충족시키면서도 나답게 살 수 있는 방법에 대해 고민했다. 준비하라 백만 달러짜리 미소와 함께 달변을 구사하며 네트워킹 행사에 참여하는 이들이 참 부럽다. 예전에는 이런 자리에 가면 길 잃은 양 같은 기분이었지만, 요즘에는 참가하는 행사를 엄선해 그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려고 한다. 참석자를 확인한 후 그중에서 이야기를 나누면 좋을 것 같은 사람 몇을 골라 주제를 3~5가지 정도 준비한다. 이번 방학에 아이들은 뭘 하느냐 같은 일반적 주제에서부터 최근 캠페인의 POV, 최근 수상에 대한 축하 인사까지 다양하게 준비한다. 또 정기적으로 뉴스를 읽어 대화에 끼어들 수 있도록 한다. 헤드라인? 준비 완료. 스포츠? 오케이. 내겐 준비와 목적이 중요하다. 자연스럽게 대화하라 연설은 위험하다. 뉴욕 양키스 경기장만 한 방에서 아주 중요한 연설을 해야 하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