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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일세미나를 사랑해주시는 여러분, 안녕하세요? 제일기획 홍영기 프로입니다. 몇 달 전 성황리에 개최됐던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개·폐회식 태스크포스(TF) 업무를 맡으며 경험한 내용을 브랜드 체험(Brand Experience, 이하 BE)이라는 토대로 엮어 여러분께 소개하고자 준비했는데요. 여러분께 유익한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Brand Experience란 무엇인가?

광고 대행사에선 80~90년대 업무분장이 주로 ATL, BTL로 나뉘었습니다. 4대 매체를 이용해 광고를 집행하는 사례를  ATL(Avobe The Line), 미디어가 아닌 기타 매체(이를테면 판촉행사, 프로모션 등)를 통해 대면 커뮤니케이션하는 사례를 BTL(Below The Line)이라 불렀죠.

20세기 말부터 고착화된 마케팅에 특이한 변화가 감지됩니다. 매스미디어를 활용한 광고 없이도 브랜드 인지도가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한 거죠. 대표적인 사례가 ‘스타벅스’인데요. 혹시 스타벅스 광고를 보신 분 계시나요? 아마 많지 않을 겁니다. 스타벅스는 이미 브랜드 자체가 광고이기 때문이죠. 흔히 ‘스벅세권’이란 말을 주변에서 들을 수 있는데요. 역세권이란 말처럼 매장의 존재만으로도 특정 이슈를 만들어낼 수 있거든요.

이는 스타벅스가 단순히 커피를 마시는 장소가 아닌 소비자가 서비스를 제공받고, 분위기를 향유하며 공부와 휴식을 취하는 제3의 공간화를 이뤘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제3의 공간’이란 무엇일까요? 휴식을 취하는 집과 업무를 보는 직장의 이분법적인 요소를 넘어 나를 위한 베네핏(Benefit)을 제공하는 공간의 필요성이 대두된 현상에서 비롯됐는데요. 체험 경제(Experience Economy)가 접목돼 공간에서 고객이 체험을 하고, 이 체험 자체가 상품화되는 곳으로 발전합니다.

체험 마케팅이 대세가 된 데는 다양한 이유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미디어의 확장 사례를 들 수 있는데요. 신문, 라디오, 방송 시대에서 인터넷이 발달함에 따라 UCC, SNS 등이 등장해 쌍방향·즉각적 피드백을 경험할 수 있게 됐습니다.

브랜드 홍수 시대, 브랜드 자체로 소비자가 그 특징을 인지하기 점차 어려워지게 됐고, 소비자는 무감각해지고 재미를 추구하는 현상을 보이는데요. 복합 엔터테인먼트 쇼핑몰이 인기를 끄는 현상도 이에 접목시켜 생각해 볼 수 있는 문제죠.

더불어 비이성적인 결정도 체험 마케팅으로 소비자를 이끄는 동인이 됐습니다. 사람들은 대체로 논리적으로 제품을 구매한다고 생각하는데요. 다양한 연구 결과를 보면 감성에 의해 제품을 구매하고 논리는 이를 합리화하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이 밖에 세계화 등의 요인도 참고할 만한 요소죠.

위의 설명한 현상들을 토대로 체험 경제가 발달되고, 체험 마케팅이 최근의 마케팅을 관통하는 주류로 올라서게 됩니다. 기존 전통적 마케팅이 브랜드를 알리는 데 국한됐다면, 최근의 체험 마케팅은 브랜드는 체험 제공자로 고객 접촉 사례를 만들어 고객이 이를 체험하고 긍정적 이미지를 가지게 만드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습니다.

즉, 브랜드 체험이란 이해보다 체험이 소비자 구매로 이어진다는 생각으로 시작된 개념이라 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상품이나 서비스를 제공받는 게 아니라 상품 고유의 특성에서 가치를 느끼고 행동으로 옮겨가게 되는 거죠.

이에 맞춰 제일기획도 체험의 요소가 중요해짐에 따라 소비자 접점에서 브랜드에 대한 총체적 경험과 정보 제공을 통해 소비자의 마음을 움직이고 행동을 직접적으로 유발하는 통합 마케팅 솔루션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제 업무도 ‘Experience Designer’라고 얘기하곤 하는데요. BE를 기획, 설계하고 제공하는 일종의 ‘Customer Journey’를 설계하는 역할을 한다 얘기할 수 있죠.

 

Brand Experience의 다양한 사례

BE의 다양한 사례를 함께 볼까요? 삼성전자는 미국과 유럽에서 각각 갤럭시 론칭 행사(Unpacked)를 진행하며 이를 브랜드 체험의 접점으로 활용하고 있는데요. 한 해 가전 트렌드와 다음 해 발전을 미리 보는 세계 최대의 전자제품 전시회인 CES와 IFA, 모바일 한정 세계적인 전시회로 인정받는 MWC 등 주요 전시회를 통해 제품을 공개하고, 소비자가 제품과 브랜드를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 외 삼성 딜라이트(Samsung D’light), 삼성 이노베이션 뮤지엄(Samsung Innovation Museum, SIM) 사례를 말씀드리고 싶은데요. 삼성이란 브랜드의 아이덴티티, 정보통신(ICT)의 역사, 브랜드의 발전 방향 등을 고객이 체험하며 사회 공헌의 의미를 함께 담아 많은 호응을 얻고 있죠. 또한, 엑스포·올림픽 사례에서도 체험 마케팅을 접목시킨 걸 확인할 수 있죠.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속 Brand Experience

자, 그럼 올림픽 개·폐회식에 대해 본격적으로 얘기해볼까요? 올림픽은 한마디로 말하자면 국가 브랜드 마케팅입니다. 개최국이 많은 돈을 들여서 이벤트를 진행하는 이유는 역사, 문화, 가치관을 이야기할 수 있고 국가가 지향하는 비전을 녹여낼 수 있는 자리거든요. 전 세계 30억 인구에게 이를 보여줄 수 있는 기회는 흔치 않죠. 유일무이한 국가 마케팅의 장이라 할 수 있습니다.

올림픽 개·폐회식에도 트렌드가 있다는 사실! 1990년대의 트렌드는 ‘물량공세’라 표현하고 싶은데요. 대규모 인력을 동원해 세계 평화, 화합에 대한 메시지를 주로 내보냈죠. 2000년대엔 밀레니엄 시대에 맞춰 초현대적 첨단 기술과 물량주의, 자국 문화의 우월성과 국력을 과시하는 용도로 활용했는데 2008 베이징 하계올림픽이 대표적인 사례입니다. 2010년 이후엔 특정 주제를 전달하는 스토리텔링 형식이 트렌드로 자리 잡았는데요. 2000년대와 달리 세련된 언어와 표현법으로 국가 브랜드, 미래 지향의 이미지를 창조하는 마케팅의 장으로 활용하게 됩니다.

올림픽은 하얀 코끼리(White Elephant)라 불릴 정도로 겉보기엔 훌륭하지만 실제론 막대한 유지 비용이 드는데요. 개최 지역 주민들의 반대도 만만찮고 올림픽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도 생기게 됩니다. 이는 2016년 베이징 올림픽의 10분의 1 수준인 600억 원으로 ‘환경’에 대한 메시지를 효과적으로 전달한 브라질의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큰 전환점이 됐습니다. 브라질이 ‘아마존’이란 매개를 통해 성공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었던 만큼, 평창 조직위도 이런 방향성에 맞춰 고민을 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대한민국이란 국가 브랜드를 알릴 수 있는 키워드로 조직위는 ‘평화’를 선택하고 적극 활용했습니다. 세계 유일의 분단국가에서 평화의 메시지가 울려 퍼진다면 강렬한 인상을 심어줄 수 있지 않을까요?

개·폐회식 속엔 ‘평화’를 알리기 위한 다양한 장치가 담겨있습니다. 첫 번째 문화공연 주제였던 ‘평화의 땅’은 선사시대부터 고요했던 한국의 이미지와 평화를 추구하는 공간이란 사실을 알리는 데 주안점을 뒀습니다.

참가 가수들이 함께 부른 노래로 ‘이매진(Imagine)’을 선곡한 데도 이유가 있습니다. 노래가 반전(反戰)을 상징했기 때문인데요.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를 고려한 선택이었으며, 함께 촛불을 활용한 평화의 비둘기에 많은 노력을 쏟았습니다.

드론을 활용한 오륜기도 세계인의 이목을 집중시킨 요소였는데요. ICT 기술력을 자랑하는 한국의 브랜드 이미지를 접목해 큰 호응을 얻었습니다(실제론 방송 사고를 고려해 사전 녹화한 장면이 방송됐다는 사실).

인면조는 사실 ‘빵’ 터질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던 요소인데요. 대중들의 높은 관심을 받으며 받으며 대회기간 내내 메달 수여식 행사에도 참가(?) 할 정도로 높은 인기를 끌었습니다. ‘가장 한국적인 것이 글로벌한 것’이라 생각해 고구려 고분 벽화에 있던 인면조를 활용한 거죠. 어쩌면 올림픽 마스코트만큼이나 인면조가 바빴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지금까지 평창 동계올림픽 개·폐회식 사례로 BE를 얘기해봤는데요. 어떠셨나요? 제가 입사한 게 93년이니 BE 업무를 담당한 지 20년이 넘어가는데요. 다양한 전시회 프로모션, 해외 주재원 경험으로 브랜드 체험을 직접 경험할 수 있어 너무나 좋았던 시간이었습니다. 더욱이 여러분께 이런 사례를 소개할 수 있게 돼 더더욱 기쁘고요.

평창 동계올림픽으로 담고자 했던 메시지가 세계적으로 잘 전달된 것 같아 뿌듯한 마음이 드는데요. 여러분도 브랜드 체험에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새로운 인사이트와 크리에이티브를 발견할 수 있는 역량을 키워보면 어떨까요? 지금까지 홍영기 프로의 4월 제일세미나 후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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