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6. 7
유기림 프로 BE 솔루션 5팀
지난 5월 29일부터 6월 1일까지 4일간 경기도 고양시 킨텍스 전시장에서 전 세계 160여 개국이 참가한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가 진행됐다.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국무총리, 라닐 위크레미싱게(Ranil Wickremesingne) 스리랑카 총리를 비롯, 세계 각국의 로터리 클럽에서 총 5만여 명이 참가해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자체 기록을 경신한, 우리나라 컨벤션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를 소개한다.
로터리와 한국의 첫 만남
“국제로터리 세계대회가 한국에 온다.”
이는 2015년 업계를 뜨겁게 달군 소식이었다. 국제로터리는 1905년 미국에서 세워져 전 세계 200여 개국 120만 명의 회원을 둔 세계 최초, 세계 최대의 민간 자원봉사 단체이다.
고유한 아름다움과 멋, 과거와 현재의 조화로운 공존, IT 선진국 등 로터리가 생각하는 한국은 새로운 형식의 컨벤션을 개최하기에 충분히 신비롭고 아름다운 나라였다. 2015년 10월 발표된 스테이지 및 시스템 공고에 제일기획은 세 번째 지원자로 참여했으며, 화합과 단결, 초아(超我)의 봉사라는 로터리 정신을 한국의 정서로 완벽하게 재해석해 제안, 당당히 응찰에 합격했다.
프레젠테이션 당시 로터리의 화합 정신을 한국의 아름다움에 접목해 재해석한 ‘보따리’ 콘셉트와 여기에서 영감을 얻은 곡선형의 무대 디자인은 클라이언트로부터 “모든 것을 조화롭게 품는 한국의 아름다움을 세련된 감각을 통해 현대적으로 재해석했다”는 극찬을 받았다.
무엇보다 괄목할 만한 성과는 기존 응찰 내용에 포함돼 있지 않았던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개막식을 선제안해 동시 수주 달성을 기록한 것이었다. 이는 결과적으로 ‘신규 클라이언트 발굴 및 선제안 성공’이라는 쾌거를 남겼다. 이렇게 로터리와 한국의 인상 깊은 첫 만남이 시작됐다.
전 세계 로터리안을 품에 안다
로터리클럽은 세계 각국, 각 지역에서 지역 사회를 위해 봉사하는 이들이 모인 단체이다. 지난 몇 년간 로터리는 세계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We Are This Close to Ending Polio> 캠페인을 진행, 어려운 나라 어린이들을 돕는 데 앞장섰다. 다년간의 행보에서 볼 수 있듯 로터리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더불어 사는 세상을 만드는 봉사 정신이다.
세상을 품고 돕고자 하는 로터리 정신을 우리는 한국의 ‘품’과 ‘상생’이라는 전통 정신으로 재해석했다. 또한 무대를 6개의 로터리 심벌 컬러를 활용한 보자기 디자인으로 제작, 로터리와 한국의 조화를 시각적으로 드러냄과 동시에 그 의미를 표현했다.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사상 역대 최대 규모인 만큼 가로 35m, 세로 200m 사이즈의 초대형 무대 윙은 킨텍스 홀을 1/3 이상 품는 거대한 팔과 같았고, 이는 전 세계 160여 개국에서 모인 로터리안(Rotarian)을 환영하는 한국의 마음을 대변한 따뜻한 디자인이었다.
▲킨텍스에서 열린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행사장 모습.
Connect with Korea
컨벤션의 시작을 알리는 영상이 상영되고, 전 세계에서 모인 로터리안들이 킨텍스 4개 홀 안에 준비된 총 2만 7000석의 좌석을 빠짐없이 채웠다. 무대 중앙에 거대한 북이 등장하고, 웅장한 북소리에 맞춰 스크린에는 수묵화가 펼쳐지며 디지털과 한국 전통의 아름다움이 절묘하게 어우러진 행사의 서막이 올랐다.
▲행사의 서막을 알린 대북 퍼포먼스.
화려한 퍼포먼스로 흥이 고조될 즈음 등장한 태권무는 한국의 흥과 멋을 한껏 느끼기에 충분했다. 특히 태권무와 K-pop이 접목된 퍼포먼스에서는 로터리안의 기립 박수를 받았다. ‘강남 스타일’ 춤과 함께 국제로터리 회장 라빈드란(Ravindran)이 등장했고, 국제로터리 세계대회 최초로 3D 홀로그램 시스템을 도입해 1905년 당시 회장을 2016년 컨벤션으로 초대했다. 로터리클럽의 창시자인 폴 해리스는 3D 홀로그램을 통해 복원돼 100년 역사의 로터리 정신과 이념을 상기시키며 뜻 깊은 대화를 나눴다.
▲한국의 멋과 흥을 느낄 수 있었던 태권무.
이 감동적인 순간을 위해 시카고에서 온 대역 연기자에게 3D 센서를 부착한 뒤 움직임을 기록했고, 창립자의 사진을 복원해 이에 입혔다. 한국의 기술력으로만 재현할 수 있는 이 기술로 살아 숨 쉬는 사람이 눈앞에 있는 듯한 생생함을 관중들에게 전달했다.
▲3D 홀로그램을 통해 복원된 로터리클럽의 창시자 폴 해리스.
화합을 이루다
세계대회의 전통 중 하나는 깃발 행사(Flag Ceremony)인데, 수십 년간 한결같이 본 행사 시작 전 로터리클럽에 가입돼 있는 국가의 국기를 무대 양옆에 나열하고 행사 기간 내내 이를 전시한다.
깃발 행사는 1년간 세계 각국에서 저마다의 방식으로 봉사하고 활동한 로터리안이 한 장소에 모임을 기념함과 동시에 화합의 이념을 표현하기 위함이다. 이번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에서는 여느 때와는 다르게 깃발 행사가 객석 중앙에 위치한 아일랜드 무대에서 시작했는데, 142개의 국기가 착석해 있는 로터리안 옆을 지나 무대로 오르는 장관이 펼쳐졌다. 착석해 있던 참가자들은 자기 나라의 국기가 등장하면 벌떡 일어나 환호를 지르며 기뻐했다. 이는 수많은 로터리안이 행사 이후에도 “수십 번의 행사를 참석했지만 이렇게 멋진 세레모니는 처음이었다”며 극찬을 아끼지 않은 부분이었다.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의 전통 중 하나인 깃발 행사.
이번 행사의 하이라이트는 전 세계 로터리안의 화합된 마음을 한국의 정서로 완벽하게 해석한 가배놀이 퍼포먼스였다. 가배놀이는 무녀들이 전통 가락과 함께 여러 개의 리본을 잡고 춤을 추며 매듭을 만들어가는 한국의 전통 놀이이다. 이를 위해 특별히 행사장 중앙에 마련된 육각형의 아일랜드 무대에서는 로터리의 6개 심볼 컬러로 이루어진 리본이 형형색색 춤을 췄다. 리본은 음악에 맞춰 부드럽게 움직이며 서서히 매듭을 만들어갔고, 전혀 조화를 이루지 못할 것 같았던 강렬한 컬러들이 마침내 하나의 매듭을 조화롭게 만들어냈다. 이는 세계 각국에서 모인 로터리안이 컨벤션을 통해 하나 됨을 의미하는 상징적이고도 감동적인 퍼포먼스였다.
▲전 세계 로터리안의 하나 됨을 상징하는 가배놀이 퍼포먼스.
세계 속의 한국
이제 더 이상 K-pop, K-drama는 한국만의 문화가 아니다. 이미 세계화된 한국의 위상에 걸맞게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에는 수많은 한국인이 자리를 빛내줬다. 개막식에서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황교안 국무총리 등 저명인사의 환영사가 이어졌다. 이날 반기문 사무총장은 기조연설을 통해 소아마비 퇴치를 위해 힘쓰는 로터리에 대한 감사의 말을 전하며,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의 개최를 축하했다. 개막식의 마지막은 가수 박정현의 청명한 목소리로 아름답게 마무리됐다. 폐막식에는 월드스타이자 3대째 로터리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싸이가 등장해 한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80세가 넘는 참가자도 이 순간만큼은 벌떡 일어나 강남 스타일을 열창했으니, K-pop의 위력이 얼마나 대단한지 알 수 있었다.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의 개최를 축하하는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
▲폐막식에는 3대째 로터리 활동을 하고 있는 가수 싸이가 등장했다.
불가능을 가능으로
2016 국제로터리 세계대회는 결과적으로는 성황리에 마친 행사이지만, 모든 행사의 준비 과정이 그렇듯 진행 과정에서 다양한 순간마다 어려움이 있었다. 큰 규모의 행사인 만큼 탄탄하게 사전 준비를 했음에도 불구하고, 미국으로부터 행사 최종 스크립트를 당일 새벽에 받게 돼 리허설과 행사 준비에 어려움을 겪었고, 미리 준비해둔 행사 콘텐츠를 클라이언트의 요청으로 행사 시작 후 변경하는 등 예측할 수 없는 문제들로 4일간 밤낮 없는 강행군을 겪어야 했다.
신기하게도 모든 순간에 불가능을 가능으로 바꿀 수 있었던 원동력은 국제로터리 세계대회의 슬로건처럼 화합과 상생이었다. 결정적인 순간 하나 된 마음으로 똘똘 뭉친 화합의 결과, 다행히도 별다른 사고 없이 행사를 마무리할 수 있었다. 크고 작은 모든 불가능의 순간을 가능으로 만든 결과 세계대회 역대 최대 규모이자 한국 컨벤션 사상 최대 규모의 행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하는 쾌거를 이뤄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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