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커스터마이징을 허하노라 | 제일기획 블로그
2019.08.05. 14:00

커스터마이즈(Customize)란 소비자 요구에 맞춰 제품 또는 기능을 제작·변경하는 것을 말한다. 최근 소비자들의 취향 미분화로 인해 제품과 서비스의 커스터마이징은 기업의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고, 특정 분야를 넘어 소비자 라이프스타일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매우 중요한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타인의 시선보다 자신이 세운 기준으로 살고자 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를 주축으로 ‘나(Me)’ 다워지고 있는 소비 시장 속 커스터마이징 트렌드를 살펴본다.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나만의 것

한국은 국민 1인당 연간 512잔의 커피를 소비하는 커피공화국이다. 최근 몇 년간 커피 소비량은 크게 변하지 않았지만, 커피를 찾는 고객의 니즈는 달라졌다. 검증된 프랜차이즈 커피 브랜드를 중심으로 매장을 방문했던 과거와 달리, 요즘은 개인이 선호하는 원두와 블렌딩이 반영된 커피의 ‘맛’을 찾아 다닌다. 나만의 커피를 찾으려는 고객 니즈에 맞춰 이디야 커피는 일부 매장에 한해 원두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시행했다. 전문 바리스타와의 상담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적합한 커피 원두의 배합까지 선택하는 맞춤형 블렌딩이 가능한 서비스다. 또한 업계 최초로 고객이 원하는 문구와 이미지가 인쇄된 라벨을 즉석에서 제작 및 부착해 자신만의 맞춤형 포장도 가능해졌다.
옷을 살 때도 거의 완벽하게 개인의 취향이 반영된다. 서울 동대문에 위치한 개인 맞춤형 의류 생산 시범 매장인 ‘위드인24’가 대표적인 예다. 디자인은 예쁜데 길이가 조금 애매하거나, 색상이 마음에 들지 않거나 뭔가 하나 바꿔만 주면 나만의 취향이 될 것 같은 옷들을 최신 ICT 기술과 결합해 24시간 내 만들어 준다. 고객이 키오스크를 통해 의상 디자인을 선택하고 취향에 맞게 색상, 소매 길이 등을 조절하면 24시간 내 제작해 주는 방식이다.

▲ 레고를 연상시키는 형태의 스톤브릭은 놀이처럼 색상을 골라 조합할 수 있다.
Ⓒ신세계그룹 공식 홈페이지(ssgblog.com)

뷰티 업계는 일찍부터 개인 피부 타입에 맞춘 맞춤형 제품과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최근에는 한 발짝 더 나아가 소비자에게 ‘재미있는 경험’까지 더해준다. 지난 2월 신세계그룹 이마트에서 선보인 플래그십스토어 ‘스톤브릭’은 색조 뷰티 브랜드로서 200여 개에 달하는 다양한 제품 색상 콘셉트와 디자인을 선보이며 소비자가 직접 자신이 원하는 색상을 골라 조합할 수 있게 만들어 준다.
다채로운 색감을 이리 저리 조합해 가며 제품 구성과 케이스까지 직접 구성하는 과정은 ‘브릭(brick)’이라는 이름처럼 어릴 적 갖고 놀던 레고를 연상시킨다. 물론 피부색에 따른 퍼스널 컬러 진단 서비스도 가능하다. 중요한 건 이런 경험이 소비자들에게 전혀 불편하거나 낯설지 않다는 점이다. 나의 현재 모습과 상황을 중시하는 소비자 가치에 맞춰 뷰티와 패션도 이젠 내게 더 맞는 뭔가를 찾아다니기 위한 일종의 즐거운 놀이가 됐다.

 

IT, 가전제품에 이어 주택까지

일찍부터 커스터마이징을 시도해 왔던 식음료 및 패션 분야를 넘어 최근 IT와 가전제품까지 산업 전반에 있어 소비자 개인의 취향과 개성을 반영한 커스터마이징 서비스가 출시되고 있다. 삼성전자에서 선보인 인테리어 맞춤형 냉장고 ‘비스포크’는 1도어에서 4도어까지 총 8개 타입의 모델을 자유롭게 조합할 수 있는 제품으로, 소비자의 가족 구성원 수나 주방 형태에 따른 라이프스타일을 적극 반영했다. 소비자가 원하는 공간과 이용 목적에 맞춰 다품종 소량 생산이 어려운 가전제품도 이젠 커스터마이징 영역으로 들어오고 있다.

▲ 취향과 공간에 따라 컬러와 소재를 마음대로 꾸밀 수 있는 비스포크 냉장고

사용자의 취향을 반영한 IT 서비스도 눈에 띈다. 패키지 여행과 자유 여행의 한계를 뛰어넘어 취향대로 골라 담는 여행 서비스 앱 ‘트래블메이커’는 여행자가 원하는 테마와 일정에 맞게 100% 커스터마이징된 여행을 제작 및 제공하는 서비스다. 지난 4월 베타 웹사이트 이후 정식 오픈도 되지 않았지만 입소문을 통해 이미 월 거래액 1천만 원을 돌파했다.

▲ 맞춤형 여행 서비스 앱 트래블메이커 Ⓒ홈페이지 캡처(travelmaker.co.kr)

최근 MBC 프로그램 <구해줘 홈즈>에 등장해 화제가 됐던 ‘퍼즐 주택’도 일종의 맞춤형 주거 공간이다. 퍼즐 주택이란, 설계 단계에서 세입자들의 의견을 듣고 제한된 공간을 퍼즐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만든 공동 주택을 뜻한다. 임대 주택이지만 세입자가 원하는 스타일로 집을 구성하고 꾸밀 수 있다는 점에서 공간의 다양성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확보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의 성향과 취향을 존중하는 밀레니얼과 Z세대 트렌드에 어울리는 주거 공간으로서 향후 서비스 확장을 지켜볼 만하다.

 

커스터마이징 속 소비자 니즈

개인에게 최적화된 소비 트렌드가 확산되면서 의식주 산업 전반에 걸쳐 다양한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다. 커스터마이징은 소비자 심리에 가장 민감하게 반응하기 때문에 흥할 수밖에 없는 마케팅 전략이다. 특히 나만의 개성과 취향을 점점 중요하게 생각하는 세대일수록 자신의 입맛대로 제품과 서비스를 선택하며 실패할 확률을 줄이고, 자기 취향을 규정하는 심리적 안정을 얻는다.
요즘 소비자에게 나만의 제품·서비스 탐색은 자신을 위한 투자나 마찬가지이다 보니, 이를 위해 쏟는 시간과 비용을 결코 아까워하지 않는다. 오히려 앞서 언급한 사례들처럼 이 탐색 과정을 하나의 새로운 놀이로써 즐길 수 있도록 재미까지 더해준다면, 그 만족은 충분히 몇 배 이상이 될 것이다. 물론 기업 입장에서 제품과 서비스를 개인 소비자에 맞춰 커스터마이징한다는 건 생산과 유통 관리 등 여러 측면에서 번거로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똑똑한 소비자들의 입맛을 사로잡기 위해서라면 최소한 취향에 맞게 고를 수 있는 여러 선택지가 필요하다. 그들이 원하는 순간, 원하는 방식으로, 원하는 만큼 제공해 주는 커스터마이징이 절실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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