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렌드

책이 있는 풍경, 난 오늘 책방에 간다

  “긴 하루 끝에 좋은 책이 기다리고 있다는 생각만으로 그날은 더 행복해진다.” 미국의 시인 캐슬린 노리스의 말입니다. 퇴근길 서점에 들러 마음에 드는 책 한 권을 펼쳐 읽는 즐거움. 요즘 그 맛에 동네 작은 책방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습니다. 책방 주인의 취향이나 개성이 고스란히 담겨있어 ‘책이 있는 풍경’도 새롭기만 하죠.   동네 책방이 살아나다 연남동이나 해방촌 골목을 걷다 보면, 저마다의 특색 있는 책방들이 빼꼼히 얼굴을 내민 걸 볼 수 있습니다. “책을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만만한 책방’을 만들고 싶다.” 얼마 전 방송인 노홍철이 ‘철든책방’이라는 작은 서점을 내며 밝힌 소감입니다. 평소 좋아하는 책, 읽고 싶은 책, 지인이 추천한 책등을 모아 책방을 꾸몄다고 하는데요. 최근 개성 있는 책방들이 많은 관심을 받는 이유도 이 때문이죠. 책방 주인이 직접 고른 책부터 독립출판물까지 다양한 시선의 책들을 만날 수 있어 큐레이션 서점으로써도 기대할 수 있다는 것. 음악, 소설, 시집 등의 서적만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책방이 등장하기도 했으니까요. 독립출판물을 취급하는 서점의 수도 늘어나고 있습니다. 독립출판물의 경우 ISBN(국제표준도서번호) 등록을 하지 않기 때문에 이를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서점이 늘 수밖에 없는데요. 이 부분은 차치하고라도 일반 출판물과는 다른 매력을 느낄 수 있어 많은 관심을 받고 있죠. 단순히 책을 판매하는 공간의 개념을…

직접화법Ⅱ

50년 뒤에도 변하지 않을 사보의 역할

  사보 500호 발간을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를 것 같습니다. 정말 많은 분이 애쓰셨다고 생각합니다. 변화가 많은 세상이고, 그런 세상에 민감한 광고회사가 한 일이라 더욱 그렇죠. 새로운 일을 시작하는 것보다 한번 시작한 일을 중단 없이 이어 가는 뚝심을 발휘하기가 몇 배 더 어렵잖아요. 선배님들과 동료들, 그리고 후배들 모두에게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1984년에 입사하셨는데, 당시 신입사원 최인아에게 사보는 어떤 모습이었나요? 제일기획 사보는 이론을 나열하거나 편집하는 것이 아니라 현장에서 벌어진 과정과 경험이 공유되는 구조잖아요. 그러니 사보만큼 좋은 텍스트이자 정보 공유의 방식이 따로 없었죠. 특히 저처럼 광고를 전공하지 않은 사람에게 사보는 교과서였어요. 업무에 필요한 양질의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가장 훌륭한 소스였습니다.   사보에 얽힌 개인적 추억이 있다면? 제가 신입사원이던 시절에 팀을 소개하는 꼭지가 있었는데, 각 팀의 막내가 쓰게 돼 있었고, 각 팀마다 경쟁이 붙어서 어느 팀 원고가 재미 있었다는 평가가 뒤따랐죠. 제가 그 원고를 썼는데 20년 후 우리 팀의 모습을 상상해서 그렸죠. 미래의 제작 2팀에 대한 제 바람을 투영했던 건데, 이를테면 외출 기록부에 누구는 LA 촬영, 또 누구는 파리 촬영 등으로 기재했어요. 그런데 20년이 아니라 불과 몇 년 지나지 않아 해외 촬영이 일상이 됐고, 나중에 팀원들과 웃으며 그 얘기를 했던 기억이 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