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20일, 서울역 앞 고가도로(이하 ‘서울역 고가도로’)가 새로운 모습으로 시민들의 품에 돌아왔습니다. 1970년 완공된 이 도로는 45년간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함께하며, 서울의 중요한 교통의 축으로 자리 잡았는데요. 지난 2015년, 안정성 문제로 폐쇄되었다가 얼마 전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으로 다시 시민들에게 개방되었습니다.
서울로 7017은 과거의 낡고 오래된 고가도로의 모습을 탈피해 푸르른 공원으로 재탄생했는데요. 오늘 제일기획 블로그에서는 서울로 7017 방문 후기와 함께 도심 공원의 탄생 비화(秘話)를 전해드리려고 합니다.
철거 위기의 서울역 고가도로,
도시재생 일번지가 되다!
▲ 옛 서울역 고가도로의 모습(이미지출 처: 서울시 홈페이지)
도심 속 공중공원으로 재탄생한 서울역 고가도로. 사실 서울역 고가도로는 길(路) 그 이상의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1920년 옛 서울역(구 경성역)이 준공된 이후 서울시민들은 회현동과 중림동, 청파동 지역을 자유롭게 왕래하지 못했습니다. 서울역과 철도가 이 지역을 가로막고 있었기 때문인데요. 그래서 정부는 1970년 지역 간 자유로운 왕래를 도모하고, 대한민국 산업화를 알리는 상징물로서 서울역 고가도로를 짓기 시작했습니다.
이때부터 서울역 고가도로는 지역과 지역을 잇는 통로이자, 갓 서울로 상경한 사람들이 제일 먼저 만나는 서울 얼굴이 되었는데요. 서울역 고가도로는 그 자리 그대로 서울의 비약적인 성장을 지켜봤습니다. 그러나 지난 2006년 서울역 고가도로는 위기를 맞이합니다. 서울역 고가도로가 안정성 평가에서 D등급을 받으며 철거 대상이 된 것인데요. 서울시는 서울역 고가도로의 철거와 활용을 두고 고민하다 시민들의 의견과 세계 여러 도시의 사례 등을 검토해 서울역 고가도로를 보행길로 재개장하기로 결정했습니다.
▲ 뉴욕의 하이 라인 파크 전경
서울시가 서울역 고가도로의 활용을 결정할 수 있었던 건 해외 도시재생 사례의 힘이 컸습니다. 세계 주요 도시들은 최근 개발과 혁신, 발전 대신 사람 중심의 도시재생에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데요. 실제로 프랑스 니스와 미국 뉴욕, 일본 요코하마 등은 각각 도시의 노후 시설이 있던 자리에 프롬나드 파이용(Promenade du Paillon), 하이 라인 파크(High Line Park), 개항의 길 등을 만들어 시민들의 보행로로 이용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하이 라인 파크는 서울로 7017과 공통점이 참 많습니다. 지금은 뉴요커들의 휴식공간으로 잘 알려져 있지만, 하이 라인 파크는 과거에는 도심철도 고가도로로 사용되었는데요. 시민들이 주도적으로 꽃과 나무를 심어 공원이 된 것이죠. 뉴욕시에 따르면, 하이 라인 파크가 들어서면서 지역 경제도 활기를 띠었다고 하는데요. 하이 라인 파크가 뉴요커들의 휴식공간으로 자리 잡으면서 미술관과 주요 문화시설이 들어섰고, 침체되었던 지역 경기가 살아났다고 합니다.
서울시는 하이 라인 파크처럼 서울로 7017이 서울시민은 물론, 지역 경제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길 기대하고 있는데요. 아직 개장한지 1개월 밖에 되지 않았지만, 서울로 7017가 과거 서울역 고가도로가 그랬던 것처럼 서울의 새로운 얼굴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1970년 만들어져 2017년 다시 태어나다
‘서울로 7017’
서울로 7017이라는 이름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있습니다. 보편적으로 알려져 있는 것이 1970년 만들어져 2017년 다시 태어났다는 의미인데요. 이 외에도 서울역 7017은 1970년 차량 길에서 17개의 사람 길이 되었다는 의미와 1970년에 만들어진 17m의 고가라는 의미가 있습니다.
▲ 서울로 7017 출입구(이미지 출처: 서울시 홈페이지)
서울역 7017은 1년 365일 24시간 시민들에게 개방됩니다. 시민들은 서울로 7017에 곳곳에 있는 6개의 엘리베이터와 2개의 경사로, 5개의 계단, 1개의 에스컬레이터를 통해 이곳을 방문할 수 있는데요. 서울로 7017을 처음부터 끝까지 둘러보고 싶다면 회현역과 서울역 출입구를 이용하는 편이 좋습니다.
또한, 서울로 7017에는 다양한 편의시설도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을 위한 인형극이 열리는 달팽이 극장과 작은 구멍을 통해 서울의 모습을 보여주는 호기심 화분을 비롯하여 문화 공연이 진행되는 장미무대와 정원관리 도서관, 현대미술 전시관까지 서울로 7017에는 휴식을 취할 수 있는 다양한 시설이 있는데요. 보행로과 연결된 통로에서는 1970년대 먹거리를 즐길 수도 있답니다.
특히 서울로 7017에서만 맛볼 수 있는 수제 맥주와 비빔밥은 시민들뿐만 아니라, 외국인 관광객들에게도 인기를 끌고 있는데요. 제일기획 블로그팀이 방문한 날에도 수많은 외국인들이 이곳을 찾아주었답니다.
이 밖에도 서울로 7017을 중심으로 도보여행을 할 수도 있는데요. 서울시는 서울로 7017을 따라 △남산회현코스 △중림중청코스 △청파효창코스 △서울역통합코스 등의 도보여행을 해볼 것을 추천하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추천한 네 가지 코스는 모두 대한민국의 근현대사와 연관되어 있는 지역인데요. 천천히 걸으며 휴식도 취하고, 우리의 역사도 되돌아보고! 일석이조의 관광코스입니다.
서울로 7017에 대한 세 가지 궁금증
지금까지 서울로 7017의 탄생 비화와 방문 후기를 들려드렸는데요. 이번에는 서울로 7017에 관한 세 가지 궁금증을 알아보려고 합니다.
하나, 서울역 7017은 보행길로 사용해도 안전한가요?
서울역 고가도로와 함께 자란 이들은 도로가 철거되지 않는다는 것에 기쁨을 표했습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안전성 문제가 있어 서울역 고가도로가 보행길로 재개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걱정도 있었는데요. 다행히 서울시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하여 서울역 고가도로를 개보수하였고, 현재는 안전검사에서 B등급을 획득한 상태라고 합니다.
해당 안전등급에서는 서울역 고가도로는 적정 수용인원 5천 명의 10배인 5만 명의 무게까지 감당할 수 있다고 하는데요. 개보수 과정에서 내진설계까지 더해져 서울로 고가도로는 지진규모 6.5까지 견딜 수 있다고 합니다.
둘, 여름에 너무 덥지 않나요?
서울시는 무더운 여름에는 서울로 7017에 그늘막과 더위를 식힐 수 있는 안개 분무 시설을 설치해 시민들이 보다 쾌적하고 보행길을 이용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야외활동이 제한되는 폭염에는 되도록 이용을 자제하는 것이 좋겠죠? 무더운 여름철에는 해가 쨍쨍 비치는 낮보다는 더위가 한풀 꺾인 오후 시간에 서울로 7017을 이용하는 게 좋은데요. 저녁시간에 서울로 7017을 방문하면 아름다운 야경과 함께 다양한 문화행사를 즐길 수 있답니다.
셋,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진입할 수 있나요?
물론, 유모차나 휠체어 이용자도 서울로 7017을 이용할 수 있습니다. 서울로 7017은 본래 차량길로 사용되어 약간의 경사가 있는데요. 그래도 유모차와 휠체어로 이동하는데 크게 지장이 없을 정도입니다.
또한, 서울시는 휠체어 이용자를 위해 보다 편리하게 서울로 7017에 오는 방법을 안내하고 있는데요. 차량으로 올 경우에는 서울역 롯데마트 주차장과 서울 서부역 주차장, 서울스퀘어빌딩 주차장을 이용할 것을, 지하철로 올 경우에는 서울역 6, 7번 출구에 위치한 엘리베이터와 회현역 4, 5번 출구에 위치한 엘리베이터를 이용할 것을 권장하고 있습니다.
서울역 고가도로의 역사부터 서울로 7017이 탄생하게 된 이야기까지 쭉 살펴보았는데요. 어떠셨나요? 새로운 모습으로 우리 곁에 돌아온 서울역 고가도로는 앞으로 서울시민들의 쉼터로, 문화예술공간으로 이용될 예정인데요. 도심 속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고 싶다면 서울로 7017으로 떠나보세요! 1970년부터 그 자리를 지키고 있는 서울역 고가도로가 푸르른 나무와 꽃, 그리고 탁 트인 전경으로 여러분을 맞이할 것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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