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reative Technology in Marketing은 마케팅과 테크놀로지의 관계를 다양하게 조명해 보기 위한 칼럼입니다.
그 첫 번째 주제는 ‘같이함’을 가치 있게 만드는 활동의 일환인 ‘공유(Sharing)’입니다. 따뜻한 나눔의 연말을 뒤로하고 새로운 한 해가
찾아왔습니다. 이 시기가 훈훈한 이유는 같이 사는 세상이라는 사실을 상기하고, 나눔을 실천하는 계기가 되기 때문일 겁니다. 같이
사는 사회를 위한 실천은 특정 장소나 시기뿐 아니라 우리 주변에서 늘상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이제 그 이야기를 들려드릴까 합니다.
소유에서 공유로
공유를 실천하기 위한 여러 소재와 방법 중 테크놀로지가 우리 삶에 가져온 큰 변화로 ‘공유 경제’ 모델이 있습니다. 공유 경제는
소비자가 새로운 자원을 소유하기 위해 대가를 지불하는 대신 기존 자원을 공유함으로써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게 만드는 경제 활동을
말합니다. 단순히 이익을 창출하는 사업 모델의 개념을 넘어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공유 경제라는 새로운 경제 활동이 확산될 수 있었던 이유는 기술을 기반으로 위치 정보가 주는 즉시성, 데이터를 이용한 적확성,
SNS 같은 커뮤니케이션 채널의 활용이 가능해졌기 때문입니다. 모바일이나 소셜 네트워크 같은 테크놀로지의 활용은 실시간으로
개인의 자원과 정보를 공유하고 개인 간 신뢰성을 구축함으로써 우리 시대에 소유 개념의 변화를 촉진시키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들은 집이나 차와 같은 유휴 자원을 공유하는 차원에서 나아가 여행 루트와 같은 개인의 경험, 때로는 식사 자리를 공유하며
소비자 간 교감을 확장시키기 시작했습니다. 기업은 공유 플랫폼을 새로운 방식의 성장 모멘텀으로 삼기도 합니다. 광고의 역사는 소비의
역사와 기민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공유 경제와 같은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의 등장을 통해 우리는 사람들의 소비 형태가 단지 개인의
소유 형태가 아니라 사회 구성원들 간 공유의 형태로 확장되고 있음을 눈여겨볼 수 있습니다.
유휴 자원의 공유 사례들
개인 화장실을 공유하는 CLOO(2011)
기술의 발전은 공유할 수 있는 자원의 종류를 확장시키고 있습니다. ‘클루’라는 서비스는 화장실이 급한 사람들에게 저렴한 비용으로
자기 집 화장실을 이용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애플리케이션입니다. 용변이 급한 사람은 누구나 앱을 실행하여 ‘클루’에 등록된 인근
화장실에 실시간으로 사용 신청을 한 뒤, 모바일을 통해 소액의 비용을 결제하여 사용할 수 있었습니다.
현재는 서비스가 되고 있지 않지만, 스마트폰의 위치 정보 서비스와 즉시성이 아주 개인적인 공간까지 공유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는
인사이트를 제공한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공유를 통한 새로운 교통 시스템 MO(2011)
‘모(MO)’는 디자인 회사와 환경 단체, 그리고 대학교가 함께 만든 공유중심의 도시 교통 시스템으로, 이동 수단의 패러다임을 바꾸어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한 프로젝트입니다. ‘모’라는 이름은 ‘Mobility for Tomorrow’의 줄임말로, 한 장의 카드만 있으면 자전거,
카트, 자동차를 대여할 수 있고 버스나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까지 연계되어 있어 도시 안에서 어디든지 이동 수단을 공유할 수 있습니다.
마일리지 시스템까지 갖추고 있어서 사용자가 모 카드를 더 많이 이용할수록 비용이 저렴해진다고 합니다.
공유 활동을 통한 교감의 확장 사례들
식사 자리의 공유를 통한 특별한 교감 Meal Sharing(2012)
공유는 단순히 자원을 공유하는 것을 넘어 개인 간의 교감을 확장시키는 기능을 하기도 합니다. ‘밀 쉐어링(Meal Sharing)’은 식사 자리가 주는 특별한 교감에 주목하여 여행지의 현지인들과 홈메이드 식사 자리를 공유하도록 만든 서비스입니다. 사용자들은 웹사이트에서 간단한 신청 과정을 통해 자신이 여행할 장소에서 추억과 인간적인 교감을 공유하는 특별한 식사 자리를 가질 수 있습니다. 이외에도 홈 파티 형식으로 식사 자리를 공유하도록 만드는 ‘피스틀리(Feastly)’나 우리나라의 ‘집밥’과 같은 사례가 식사를 통해 인간적인 교감을 확산시키고 있는 공유 경제 사례들입니다.
여행 경험 공유를 통한 교감의 확장 Voyajo(2012)
여행 경로를 짜는 개인의 계획을 공유할 수 있는 ‘보야조(Voyajo)’는 누구나 타인이 만들어 놓은 여행 루트를 검색할 수 있고, 본인이
직접 루트를 만들 수도 있는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정교한 위치 정보와 함께 ‘셜록 홈스의 흔적을 찾는 여행’, ‘중국에서 가장 맛있는
음식점 여행’등 각자의 관심사에 따른 개인화된 여행 루트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소셜 기능 통해 개인 간 신뢰성을 구축하는 DogVacay(2012)
소셜의 기능을 활용하여 믿을 만한 애완동물 보호자를 구할 수 있는 공유 경제 서비스도 등장했습니다. ‘도그배케이(DogVacay)’는 반려견
주인을 돌보미들과 연결시켜주는 서비스로, 애완견 호텔에 비해 훨씬 저렴할 뿐 아니라 돌보미들이 블로그에 애완동물의 상태를
업로드하는 시스템을 구축하여 신뢰성을 쌓고 있습니다. 소셜 서비스의 기능을 신뢰성 구축이라는 문제의 해결 도구로 활용하여 보다
많은 사람들이 새로운 관계를 맺을 수 있도록 도와준 사례입니다.
소셜 활동 분석으로 개인의 신뢰성을 평가해 주는 서비스 Trustcloud(2012)
공유 활동이 가지는 가장 큰 문제점은 공유하는 상대방을 신뢰하기 어렵다는 것. 그런데 최근에는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트러스트클라우드(Trustcloud)’라는 서비스가 등장했습니다. 페이스북, 트위터 같은 다양한 소셜 활동과 온라인 구매 내역 등의
정보를 활용하여 ‘트러스트스코어(Trustscore)’라는 점수로 환산하고 카드를 발급해 주는 이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들은 개인의
신뢰성을 높일 수 있고 공유 서비스들은 이것을 바탕으로 안정성을 보장받을 수 있습니다.
공유 플랫폼을 활용하는 지속적인 가치의 창출
자동차 제조사에서 지원하는 공유 경제 활용 플랫폼 Onstar(2013)
공유 경제 모델이 아닌 기존 기업 중에서도 공유 활동을 이용하는 플랫폼을 제공하여 새로운 수익 모델을 창출하고 있는 사례가 있습니다.
GM은 개인들의 차량을 공유하는 서비스인 릴레이라이드에 자신들이 개발한 온스타(Onstar) 커뮤니케이션 서비스를 제공하여 지속적인
공유 경제 모델을 구축하고 있습니다. 릴레이라이드는 스마트폰으로 자동차를 조종할 수 있게 만드는 텔레매틱스 서비스인 온스타를 통해
이용자들의 정확한 차량 사용 내역을 트래킹할 수 있게 되었고, GM은 온스타 가입자들이 릴레이라이드를 통해 부가이익을 얻게 만들어서
자사의 플랫폼 가입자 수를 늘릴 수 있었습니다.
공유 플랫폼으로 전화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얻은 Netflix(1997~)
DVD 렌탈 서비스의 선두주자인 넷플릭스는 기존의 성공에 안주하지 않고 스트리밍 서비스에 투자하여 비용을 지불한 가입자들에게
자신들이 보유한 영상 콘텐츠를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비즈니스 플랫폼을 구축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넷플릭스는 TV에서 IPTV로
이동하는 소비자들의 콘텐츠 이용 행동에 주목하여 케이블TV의 단말기에 기본적으로 자신들의 플랫폼을 탑재하도록 케이블 사업자들과
제휴하고 이용자 수를 증가시켜 플랫폼의 공유를 통한 지속적인 이윤을 만들어 내고 있습니다.
같이의 가치
기술의 발전과 함께 확산된 공유 활동의 증가는 소유가 아닌 공유를 소비하는 새로운 라이프스타일을 창출합니다. 우리 마케터들은 공유의
시대에 등장하는 다양한 소비 형태의 변화 속에서 소비자를 움직일 수 있는 새로운 가치와 기회를 살펴야 합니다.
미래학자인 존 타카라(John Thackara)는 인류의 역사 속에서 개인 소유라는 개념이 등장한 것은 오래되지 않은 일이고, 오히려 공유
경제는 새로운 것이 아니라 오래된 문화라고 얘기했습니다. 어쩌면 우리가 살펴본 공유 활동의 사례에서 가장 중요한 포인트는 새로운
기술이 사람들 간의 거리를 좁히고, 잃어버린 줄 알았던 ‘같이의 가치’를 우리 사회에 다시 대두시키고 있다는 사실일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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