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O Letter
“참으로 곧은 길은 굽어 보이는 법입니다” 처음엔 독자(讀者)로 만났습니다. 1994년으로 기억합니다. 제일기획 사보를 처음 만났을 때 받은 느낌은 어느 시골 과학도가 『네이처』 지(誌)를 처음 만났을 때의 그것과 같은 것이었습니다. 제가 그때까지 봐 왔던 사보는 사내 필진이 수집한 사내 소식과 외부 필진이 쓴 교훈적인 이야기를 적당히 버무린 평범한 것들 일색이었습니다. 그러나 제일기획 사보는 그렇지 않았습니다. 새로운 광고 이론을 정립해 주는 각종 특집에 해외 광고계 동향, 해외 광고인 인터뷰, 감동적인 크리에이티브 분석까지…. 그 당시에 이미 세계적인 광고 전문지라고 불러도 손색이 없을 만한 구성과 내용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두 번째는 필자(筆者)로 만났습니다. 1997년 8월호 특집은 ‘기업 PR이 변하고 있다’였습니다. 이 특집의 필진은 두 명의 교수님과 두 명의 사내 전문가였는데 영광스럽게도 제가 삼성전자 <또 하나의 가족> 캠페인 담당자로서 그중 한 명에 포함된 것입니다. 세 번째는 발행인(發行人)으로 만났습니다. 제일기획 창립 3년 차인 1975년에 창간된 사보는 전통적으로 제일기획의 대표이사가 발행인을 맡아 왔는데 2012년 제가 열 번째 발행인을 맡게 된 것입니다. “참으로 곧은 길은 굽어 보이는 법이다.” 『사기』를 쓴 사마천의 말입니다. 그동안 사보의 이름은 ‘사보 제일기획’에서 ‘사보 제일’, 그리고 지난해에는 ‘매거진 제일’로 바뀌었습니다. 그리고 저의 위치도 독자에서, 필자로, 발행인으로 바뀌었습니다. 하지만 제일기획 사보는 곧은 한 길로 왔습니다.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