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6. 2
글 이현지 프로 익스피리언스+ 비즈니스 3팀
온 세상이 새해를 맞이하는 기쁨에 휩싸여 있던 2016년 1월 6일. IT 업계의 시작을 알리는 CES(Consumer Electronics Show)의 막이 올랐다. 150여 국가에서 참여한 3600여 브랜드가 한자리에 모여 서로의 기술력을 자랑하던 장에서 Gear VR로 세계인의 이목을 한눈에 집중시킨 제일기획의 2016 CES Galaxy Studio 프로젝트를 소개한다.
▲ Gear VR 4D 극장 체험객
미래가 아닌 대세, Virtual Reality
▲ Galaxy Studio를 구경하는 CES 관람객들
2015년 하반기 프로젝트였던 ‘Gear S2 글로벌 스튜디오’의 마지막 출장지로 떠나기도 전, 클라이언트로부터 ‘프리미엄’하고 ‘쿨’한 스튜디오를 진행해 달라는 새로운 요청을 받았다. 요즘이 어떤 세상인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 한파가 불어 닥치고 있다. 게다가 일명 ‘대륙의 실수’라 불리는, 저렴한 가격과 튼튼한 내구성, 남부러울 것 없는 스펙을 모두 겸비한 중국 스마트폰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애플은 13년 만에 역성장하는 실적을 전망하고 있으며, 갤럭시 시리즈의 연승으로 스마트폰계의 왕좌를 지키고 있던 삼성전자 역시 비슷한 상황을 면치 못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신제품도 없이 휘황찬란한 기술력을 뽐내는 수많은 브랜드 사이에서 빛이 나야 한다니….
그러나 쥐구멍에도 볕 들 날 있다고 2015년 IT 시장의 키워드가 개인 맞춤형 3D 프린터 스캐너였다면, 2016년은 상상이 현실이 되는 VR(Virtual Reality)이다. 시장 조사 업체 슈퍼데이터에 의하면 가상현실 단말기 시장은 올해 2억 달러(2300억 원) 규모에서 2020년 1500억 달러(174조 원)로 약 750배 성장할 전망이라 한다. 슈퍼데이터는 내년까지 약 7000만 대 이상의 VR 단말기가 판매될 것으로 평가했다. 삼성전자 역시 2014년 이노베이터 버전 출시를 시작으로 VR 시장에서 모바일 디바이스 탑재용이라는 독자적인 분야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기존에는 모바일 디바이스의 주변 기기나 ‘액세서리’로만 치부되던 웨어러블 기기의 역습이 시작된 것이다.
▲ 2016 CES Galaxy Studio 전경
이에 발맞춰 갤럭시 스튜디오 팀은 이번 CES 갤럭시 스튜디오를 VR 체험의 장으로 탈바꿈하는 아이디어를 쏟아내기 시작했다. 새로운 VR 기기와 콘텐츠들이 쏟아져 나오는 상황에서 어떻게 하면 삼성전자의 Gear VR로 좀 더 특별한 체험을 제공할 수 있을까? 우리는 VR 체험을 극대화시킬 수 있는 시뮬레이터에 초점을 맞췄다. 버들리(Birdly), 스카이림(Skyrim) 등 다양한 유명 시뮬레이터들을 수소문해 봤지만 전부 개개인의 체험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을 뿐, 스튜디오 앞을 지나다닐 나머지 17만여 명까지 현혹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프로젝트의 단초, VR 콘텐츠와 4D 체험 극장
▲ Gear VR Theater 운행 전 준비 사인을 보내는 관람객들
실마리는 그리 멀리 있지 않았다. 버들리나 스카이림보다도 널리 알려진 시뮬레이터가 우리 삶 속에 있었다. 바로 4D 체어였다. 흔히 4D 극장, 혹은 동대문에만 가도 저렴한 가격에 체험해볼 수 있는 4D 체어를 Gear VR의 역동적인 콘텐츠와 결합한다면 정말 엄청난 소비자 체험 프로그램이 탄생할 것 같았다. 단순 체험을 하는 사람들뿐 아니라, 그 모습을 바라보는 사람들에게도 제품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볼거리를 제공할 수 있을 것 같았다. 갤럭시 스튜디오 팀은 곧바로 4D 체어 전문 생산 업체 탐색을 시작으로 프로젝트 진행에 박차를 가했다. 여러 통의 전화와 이메일로 결국 적합한 곳을 발견했고, 불가능할 것 같던 프로그램 개발이 날개가 달린 듯 술술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 Wooden Coaster 체험을 하며 환호하는 관람객들
시뮬레이터와 연동돼 상영될 VR 콘텐츠도 에버랜드의 인기 놀이 기구 ‘T Express’와 ‘호러 메이즈’로 다양하게 구성해, 가상현실 콘텐츠를 ‘기어 VR 4D 영화관 체험존’에서 생생하게 즐길 수 있도록 마련했다. 그 외 ‘VR Club존’을 추가 구성했는데, 클럽 무드 영상을 자체 제작해 심신이 지쳐 있을 출장자들에게 잠시 업무는 잊고 신나게 놀 수 있는 공간을 마련했다.
CES 출장지로 떠나기 전까지도 극장 배치, 콘텐츠 구성, Gear VR 4D 극장 운영 등 여러 가지 이슈가 있었지만, CES 팀에게는 확신이 있었다. 오픈 전 시범 운행을 할 때에도 스튜디오 앞을 지나가던 타 브랜드의 전시객들이 앞다퉈 오픈 일정을 문의했으며, 별도 가이드가 없었음에도 개인 SNS에 우리 스튜디오를 올려 PR을 대행해줬다. 하루하루 다르게 단장이 되는 스튜디오를 바라보며 어서 오픈 날이 오기만을 기다렸다.
#갤럭시스튜디오 #대기1시간반 #성공적
▲ Gear VR Theater 체험을 위해 줄을 서 있는 관람객들
2016년 1월 6일, 비가 오던 전날과 달리 쾌청했던 라스베이거스 날씨처럼 결과 역시 대성공 그 자체였다. CES 방문객 총 17만 명 중 1/3에 해당하는 5만 3000여 명이 갤럭시 스튜디오를 방문했으며, 폐막일까지 그 행렬은 계속됐다. VR Theater를 체험하기 위해 CES 방문객들은 맛집 앞에 줄을 서듯 장사진을 이뤘고, 프로그램 체험의 최장 대기 시간은 1시간을 훌쩍 넘겼다.
▲ Gear VR Theater를 탑승한 CES 관람객들
총 4일간의 운영일 내내 28석의 VR Theater는 전회 만석으로 운영됐으며, 그 옆에 마련된 VR Club존 역시 일 평균 2500여 명이 흥겨운 댄스파티를 벌이며 기나긴 대기 행렬을 이뤘다. 갤럭시 스튜디오가 CES에서 가장 흥미로운 체험관으로 급부상한 것이다. 지나가는 수만 명의 사람들이 발길을 멈추고, 소리 지르고 박수 치는 Gear VR 체험객들을 사진에 담았다. 타사 프로모터들이 우리의 VR 극장을 체험하고 싶어 멀찍이 바라보는 모습은 우리 스태프들을 더욱 뿌듯하게 만들었다.
▲ Gear VR Theater 4D 체험존
“Gear VR을 체험한 5분 남짓한 시간이 꿈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황홀한 경험이었다”, “Gear VR 4D 체험존은 CES에서 가장 인상에 남는 경험 중 하나이다”. “놀이 기구를 타는 가상현실 경험 중 비명을 지를 정도로 강력한 경험이었다”, “아직 메인 전시장은 가보지도 못했지만 그 시간이 전혀 아깝지 않다”, “클럽에 가본 지 오래됐는데, 젊은이들 사이에서 오랜만에 신나게 놀 수 있었다” 등과 같이 관람객들은 갤럭시 스튜디오의 메인 프로그램에 대한 호평을 아끼지 않았다.
다음을 위한 준비
비슷한 수준의 경쟁력을 갖춘 제품이 여러 곳에서 출시되는 요즘, 기존과 같이 단순하게 제품을 진열하고 일방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체험존은 더 이상 소비자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VR Theater처럼 단순해 보일 수 있는 트리거(Trigger)를 통해 색다른 경험을 제공하고, 그 경험을 바탕으로 제품에 대한 인식을 바꿀 수 있는 프로그램 제공이 우리가 나아가야 하는 방향이다. 누구나 먼저 나서서 참여하고 싶은 마음이 들게끔 구성하면 자연스러운 정보 흡수가 가능할 것이다.
이번 2016 CES 갤럭시 스튜디오의 성공을 바탕으로, 곧 다가오는 MWC(Mobile World Congress), 글로벌 스튜디오, 그리고 리오 올림픽에서도 세계인이 색다른 Gear VR 체험을 경험할 수 있도록 현재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업그레이드할 예정이다. 현재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에도 수많은 지법인에서 4D 시뮬레이터와 CES의 성공 사례 공유에 대한 러브콜을 받고 있다.
클라이언트의 요청 사항이었던, 삼성만이 제공할 수 있는 프리미엄하며 쿨한 체험관을 CES 현장에서 실현시키는 데 어려움도 많았지만, 우리의 작은 아이디어가 2016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의 대표 체험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한 데 자부심을 느끼며, 앞으로도 클라이언트의 다양한 고민에 최적의 솔루션을 제공할 수 있도록 우리의 고민은 계속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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