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6. 8
Omar Al-Jabi Executive Creative Director
오마르 알자비(Omar Al-Jabi) ECD는 제일 UAE에 오기 전 희망과 꿈에 부푼 호기심 많고, 고집 센 남자였다. 제일 UAE 입사 전후 담당했던 주요 클라이언트에는 삼성전자, 캠핀스키 호텔 MENA, 코카콜라, 르노, 스타우드 호텔 & 리조트, 버진 모바일, 이케아, 바이어스트로프, 아부다비 미디어 컴퍼니 등이 있다. 제일 UAE에 몸담은 지 3년이 지난 지금도 호기심 많고 고집 센 남자임에는 변함이 없으나, 더 많은 희망과 꿈을 품게 됐다고 한다.
칼리마록(KalimaLock)이 주요 크리에이티브 어워드에서 많은 상을 받았는데 그 이유는 무엇인가?
칼리마록(‘Kalima’는 아랍어로 ‘단어’라는 뜻)이 인정을 받게 돼 기쁘면서도 숙연해진다. GCC(Gulf Cooperation Council) 가맹국에 사는 아랍 아이들이 아랍어로 읽고, 쓰고, 말하는 능력이 떨어지고 있다는 사실에 착안한 캠페인이다. 이러한 현상의 원인은 영어가 더 널리 쓰이고 있기 때문이다. GCC 전역의 학교, 가정, 그리고 일상 대화에서 영어가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아이들이 모국어 및 자국 문화에 친숙해질 수 있도록 삼성과 협력해 모바일 디바이스 또는 태블릿에 다운로드할 수 있는 칼리마록이란 앱을 개발했다.
칼리마록은 모바일 디바이스의 잠금 해제에서 영감을 받은 단순한 디자인 솔루션을 사용해, 아이들이 모바일 디바이스를 잠금 해제할 때마다 아랍어 단어를 배울 수 있다. 이번 프로젝트는 사용 편의성이 뛰어나고 지역 사회와의 연관성을 고려했기 때문에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낼 수 있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를 소개한다면?
‘삼성 쇼트 필름 콘테스트(Short Film Contest)’를 위한 홍보 영상을 제작했다. 삼성 쇼트 필름 콘테스트는 영화 제작을 꿈꾸는 지망생들이 두바이 국제영화제(DIFF)에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플랫폼을 제공한다. 우리는 홍보 영상을 통해 이야기도 좋아야 하지만, 관객 또한 중요하다는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했다. 영상에 등장하는 이야기꾼은 특이한 무대에서 장대한 이야기를 풀어내지만, 결국 들어주는 사람이 없다. 아름답고도 묘한 영상으로 영화제작가들에게 영감을 불어넣었으며, 이들이 삼성 쇼트 필름 콘테스트에 참여해 DIFF의 살아있는 관객에게 작품을 선보일 기회를 제공했다.
‘코크 스튜디오 인스타퓨전(Coke Studio InstaFusion)’ 또한 멋진 프로젝트였다. 코크 스튜디오는 아랍 및 서방의 뮤지션들을 한데 모아 음악과 문화를 융합시키는 TV 프로그램이다. 일 년에 두 달 동안만 방송하기 때문에 프로그램이 끝나면 팬들도 흩어진다. 따라서 소셜미디어 전략의 일환으로 계속해서 팬들과 대화를 이어나갈 필요가 있었다. 그래서 팬들이 가장 선호하는 소셜미디어인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들과 교류하고, 인스타그램을 전혀 새로운 방식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즉, 음악을 섞어서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내게 했다. 코크 스튜디오 인스타퓨전을 이용하면 서로 연결된 채널을 통해 64개의 독특한 음악을 만들어낼 수 있다. 모든 작업이 인스타그램에서 이뤄지기 때문에 음악 작곡을 제외하고는 예산이 하나도 들지 않는 매우 비용 효과적인 프로젝트였다.
에너자이저의 캠페인도 무척 재미있었다. 사우디아라비아 최대의 유튜브 스타를 기용해 원격 조정 자동차로 사막을 달려 에너자이저 건전지가 얼마나 오래가는지를 보여줬다. 해시태그를 걸면 에너자이저 건전지를 보내주는 이벤트로 소셜미디어에서 사용자들의 참여를 독려했다. 이 캠페인 덕분에 사우디아라비아에서의 판매가 크게 증가했으며, 브랜드 인식도 크게 제고돼 에너자이저는 오래 지속되는 배터리이자 재미있는 브랜드란 이미지를 심어줄 수 있었다.
개인적으로 특별히 좋았던 프로젝트가 있는가?
하나만 골라야 한다면 <#BeFearless> 캠페인이다. 이 캠페인은 세계 각지의 제일기획 법인과 많은 협력을 통해 진행했으며, 힘들었지만 결국엔 놀라운 결과를 거둘 수 있었다. 무엇보다도 기어 VR이 사용자들에게 자신감을 심어주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가상 세계에서 두려움을 극복하면 그 자신감을 현실 세계에 적용하기가 훨씬 쉽다. 결국 두려움도 일종의 환상이기 때문이다.
두바이 출신인 무함마드는 고소공포증을 갖고 있어 처음엔 48층에 있는 우리 사무실 창문 밖도 내다볼 수 없었다. 하지만 캠페인 후반에는 두바이 분수 위로 파이프라인을 세 번이나 타고 내려왔다. 참가자 모두에게 감격스러운 순간이었다. 나 또한 이러한 여정에 참여할 수 있어 기뻤다.
전 세계인이 중동의 독특한 크리에이티브에 대해 궁금해한다. 현지의 최신 크리에이티브 트렌드는 무엇인가?
중동은 도시마다 특색이 다르다. 전반적으로 봤을 때 매우 강렬한 시장이라고 할 수 있다. 현지 주민들은 표현력이 뛰어나고 정열적이다. 때문에 감정에 호소해 타깃에게 의미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캠페인을 만들어내야 한다. 우리는 고객에게 기억에 남는 감정을 전달해 긍정적인 영향을 주면서도 믿을 수 있는 브랜드 경험을 만들어 주고자 한다.
여타 지역과 마찬가지로 중동도 세계화의 영향을 받고 있지만, 현지 인사이트 및 문화 관련 이야기가 트렌드로 부상하고 있다. 가장 효과적이었다고 평가되는 현지 캠페인이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타깃의 문화적 뉘앙스를 이해하고 현지인들과 교감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이는 물론 건강한 추세로 시장이 진화하고 있으며 고객 또한 성숙해지고 있다는 징조다.
경쟁사와 차별화되는 제일 UAE만의 장점은 무엇인가?
두바이는 MENA(Middle East + North Africa) 지역의 허브로 전 세계 인재들을 끌어들인다. 세계 유수의 에이전시가 들어와 최고의 작품을 만들어내고 있다. 최고 중의 최고와 경쟁함으로써 두바이는 경쟁적이면서도 재미있는 근무 환경을 갖추게 됐다. 우리의 경쟁력은 ‘세상을 움직이는 아이디어’ 개발이라는 측면에서 제일기획 본사와 같다. 다시 말해, 사람들에게 의미 있고,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를 전달하고 혁신적인 방식으로 접근하는 것이다. 또한 잠재력을 실현시켜 줄 수 있도록 브랜드를 움직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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