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6. 11
글 양승은 프로 데이터크리에이티브팀
국내 온라인 쇼핑몰에서 거래되는 금액은 얼마나 될까? 대표적인 약 1000개의 쇼핑몰만 합치더라도 지난해 3/4분기에만 11조 3790억 원이 넘는다. 여기에 모바일 쇼핑 거래액까지 합치면 무려 150조에 이른다. 국내 소비자들이 스마트폰에 설치하는 쇼핑 앱의 개수만 해도 평균 4~5개가 넘는다고 한다. 온라인 쇼핑몰의 양적 성장이 독보적이다 보니 각 쇼핑몰 간 경쟁이 치열해지고, 매우 세분화된 소비자 니즈를 공략하는 생존 전략을 추구하게 됐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은 과연 쇼핑몰들이 내세우는 각각의 콘셉트를 잘 활용해 그 때 그 때 목적에 맞게 쇼핑몰을 선택하고 있을까?
넘치는 쇼핑몰, 필요에 따라 골라 찾는 재미?
소비자들의 온라인 쇼핑 라이프를 좀 더 자세히 들여다보기 위해 6775명의 제일기획 패널들이 온라인 쇼핑몰에서 검색했던 265만 6669건의 쇼핑 키워드 기록을 바탕으로 온라인 쇼핑 행동을 분석해봤다. 또한 200만 건 이상의 쇼핑 키워드 검색이 이뤄진 쇼핑몰 카테고리를 기준으로, 각각의 쇼핑몰이 가지는 특성과 검색된 쇼핑 키워드와의 연관성을 탐색해봤다.
쇼핑몰 카테고리는 거래 형태에 따라서 오픈마켓, 종합쇼핑몰, 소셜커머스 총 3개의 카테고리를 선정했으며, 소비자들이 각 쇼핑몰에서 어떤 제품을 어떻게 검색하는지 살펴보기 위해 기존의 ‘장바구니 분석’을 활용했다. 그 결과 ❶각 쇼핑몰마다 검색이 집중되는 메인 상품이 각기 다르며 ❷특정 상품들을 검색하는 조합에 따라 메인 상품에 대한 관심도가 달라지는 것을 알 수 있었다. 다시 말해 장바구니 조합에 따라 끌려오는 위성 상품이 달라질 수 있는데, 그중에서도 각 쇼핑몰의 메인 상품을 끌려오게 하는 장바구니의 조합을 찾아봤다.
아래 표를 보면, 쇼핑몰별로 메인 상품이 매우 상이하게 나타나는 것을 알 수 있다. 오픈마켓의 경우 매우 다양한 상품을 취급하고 있는데 그중에서도 디지털, 전자 제품이 상위 리스트에 포진해있다. 종합쇼핑몰은 품질이 중요한 의류나 식품이 주요 관심 품목이었다. 가성비가 중요한 소셜커머스의 경우 여행 관련 품목들이 매우 높은 비중을 보임과 동시에 유아동이나 잡화 등 매우 소소하고도 다양한 품목들이 검색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에 의하면 소비자들이 쇼핑몰의 특성을 잘 이해하며, 그 때 그 때 목적에 따라 적합한 쇼핑몰을 활용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좀 더 구체적으로 이들의 검색 리스트를 살펴보자. 각 쇼핑몰별 경쟁 우위를 가지는 메인 상품 검색에 연관성이 높은 제품들을 살펴보기 위해 쇼핑 키워드 간 연관관계(associations) 분석을 진행했다. 그 결과 쇼핑몰에 따라 주로 검색되는 품목군이 매우 다르게 나타나듯이, 이들과 연관돼 검색되는 제품들의 종류 또한 쇼핑몰별로 매우 다르게 나타났다.
오픈마켓에서는 가장 검색량이 많고 다양한 품목과 연관관계를 가지고 있는 메인 상품이 ‘디지털 액세서리’로, 예를 들어 저장 매체, 스피커 등이 해당되며 이는 전자제품군이 강세를 보이는 오픈마켓의 특성이 확연히 드러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여기서 메인 상품으로의 검색을 이끌어내는 품목군을 살펴보면, 전자제품이 강한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소비자들이 관심 있어 하는 품목들이 다양한 품목에 퍼져있다기보다 전자제품 내에서 세분화되고 있는 것이다.
종합쇼핑몰의 경우 전자제품보다는 주로 리빙 관련(생필품 66%, 주방용품 57%) 제품들과 화장품(42%) 또는 의류 잡화(40%)가 메인 상품으로의 검색을 유발한다. 대부분 백화점 브랜드 제품이나 품목이 강세를 보이는 것을 알 수 있다.
소셜커머스에서는 소소한 품목들을 매우 다양하게 검색하는 특성이 보였다. 다양한 제품들에 대한 검색이 이뤄지는 만큼 다른 쇼핑몰들이 메인 상품을 유발하는 연관제품들과의 영향력이 매우 높았던 것에 비해 메인 상품으로의 검색 유발 영향력 또한 분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연관 검색 비중이 높았던 유아동 제품들 중에서 장난감(52%) 혹은 물티슈(51%)를 검색한 사람들이 메인 상품에 대한 검색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았으며, 바지(51%)나 신발(59%) 같은 잡화류의 검색이 비교적 높은 영향을 나타내는 것을 알 수 있다.
Result
❶오픈마켓은 전자제품 위주의 검색이 이뤄지고 있으며, 다양한 제품에 대한 검색보다는 한 제품군에 대한 검색 집중도가 높다.
❷종합쇼핑몰은 의류나 리빙 관련 제품에 대한 검색이 주를 이루며, 이들 내에서 연관관계가 높다.
❸소셜커머스는 몇몇 제품이 구매를 주도한다기보다 소소한 제품들 안에서 다양한 연관 검색이 이뤄지고 있다.
결국 각 쇼핑몰마다 타 쇼핑몰과 차별되는 뚜렷한 성격을 가지고 있으며, 이 때문에 각 쇼핑몰이 확연히 다른 메인 상품과 그것의 검색을 유발하는 차별적인 위성 상품으로 구성된 장바구니를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 이러한 결과에 비춰보면 소비자들은 그들이 사려는 물품에 따라 그 품목에 강한 쇼핑몰을 찾아 옮겨 다니는 것이라 생각할 수도 있다. 정말 그럴까?
온라인에서 더욱, 원스톱 쇼핑
쇼핑몰 카테고리에 따라서 주로 검색되는 품목들이 서로 상이하게 나타나는 이유가 정말로 소비자들이 사고 싶은 물건이 생길 때마다 그 품목에 강점이 있는 쇼핑몰을 찾아 다니기 때문일까? 오픈마켓에서 디지털 제품을 구매한 사람이 식품을 사기 위해서 기꺼이 종합쇼핑몰에 가서 검색을 할까?
이를 밝히기 위해 실제 쇼핑몰에서 검색을 했던 패널들의 기록을 살펴보면, 1개의 쇼핑몰을 이용하는 비율이 59%로 2개 이상의 쇼핑몰을 방문하는 비율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 게다가 2개 이상의 쇼핑몰을 이용하는 경우에도 주 이용 사이트 1개의 방문율이 60% 이상으로 나타났다. 절반 이상의 소비자들이 목적에 따라 다양한 쇼핑몰을 활용하기보다는 한 곳의 쇼핑몰을 주로 활용한다는 얘기다.
제일기획의 소비자 패널 분석시스템인 제일어낼리틱스의 평균 쇼핑앱 체류 시간을 살펴보더라도 전체 쇼핑앱의 체류 시간에 비해서 상위 10개의 쇼핑앱 체류 시간이 3배 이상 높다. 이는 소비자들이 설령 여러 쇼핑앱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주로 이용하는 쇼핑몰은 정해져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지표라 할 수 있다. 소비자들은 원하는 핵심 제품에 따라서 쇼핑몰을 골라 가는 것이 아니라, 메인 상품을 검색하면서 그곳에서 다른 것도 검색해 함께 구매하고 바로 배송받고 싶어하는지도 모른다.
실제 패널들의 검색 기록을 살펴봐도 이러한 니즈를 가늠해볼 수 있다. 오픈마켓의 메인 상품인 디지털 제품을 검색한 620명이 식품을 검색한 쇼핑몰을 살펴보면, 동일한 마켓인 오픈마켓에서 검색한 경우가 65%에 달한다. 오프라인과 달리 온라인에서는 다른 쇼핑몰을 방문하는 데 몇 번의 페이지 이동이면 될 정도로 용이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온라인 쇼핑을 할 때 소비자들은 여러 쇼핑몰에서 각각의 제품들을 찾아보기보다 단골 쇼핑몰에서 손쉬운 원스톱 쇼핑을 원하는 것은 아닐까?
원스톱 쇼핑의 열쇠, 위성 상품에 주목하라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온라인으로 물건을 산다는 것에 불안감을 가진 사람이 많았고, 특히나 고가의 제품들은 온라인 구매를 꺼릴 정도로 온라인 쇼핑은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았다. 하지만 이제는 향후 이 시장이 더 발전하고 확대될 것이라는 데 의심의 여지가 없다. 이번 분석만 봐도, 온라인 쇼핑을 할 때도 오프라인에서처럼 단골 매장이 존재하며, 실제 몸을 움직이는 수고로움이 없는데도 소비자들은 한 곳에서 원스톱 쇼핑을 원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향후 시장이 더 안정기에 접어드는 시기에 경쟁력을 갖기 위해서는 소비자들이 원했던 메인 상품, 그 다음에는 무엇에 관심을 가질지에 대해 집중해야 할 것이다. 매출 증대는 지속적인 구매와 다양한 제품의 구매 확대가 관건이다. 이런 관점에서 볼 때 핵심 제품을 통해 확장되는 구매 의사 발생 경로를 살펴보는 것이 매우 의미 있는 작업이 될 것이다.
쇼핑몰별 메인 상품이 있다 하더라도 소비자들은 원스톱 쇼핑을 원한다. 이 때문에 메인 상품 주변의 위성 상품이 얼마나 잘 갖춰져 있는지가 중요하며, 이것이 쇼핑몰의 성패를 가르는 중요한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다. 실제 로그 데이터상의 검색 기록을 통해서 소비자들의 검색 확장 가능성을 살펴보기 위해 메인 상품에서 유발되는 쇼핑 키워드들을 살펴봤다.
그 결과 오픈마켓에서는 여전히 비슷한 전자제품 내에서 일부 구매 의사 확장이 일어났으나, 가방(9%), 운동화(9%), 시계(10%) 등의 소형 잡화류에도 다소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종합쇼핑몰의 경우도 리빙 제품류에서 출발한 검색이 패션으로 확장되는 것을 발견했다. 소셜커머스에서는 식품(48%), 잡화(33%), 의류(39%), 리빙(23%) 등 다양한 카테고리로 구매 의사 확장이 이미 일어나고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오픈 마켓에 방문하는 디지털에 관심이 많은 소비자는 식품은 필요가 없으며, 종합 쇼핑몰에 가는 백화점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는 디지털에는 관심이 없다는 것일까? 그렇지 않을 것이다. 오픈 마켓은 쇼핑몰의 특성 상, 디지털 혹은 전자 제품 류에 집중도가 높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식품이나 브랜드 의류에 대한 대안이 부족하기 때문에, 막상 소비자가 디지털 제품을 사면서 한번에 식품도 구매하여 배송 받고 싶다 하더라도 쇼핑몰 자체에 그럴만한 여건이 갖춰져 있지 않았을 것이라 예상해 볼 수 있다. 소비자들은 자신이 주로 사용하는 쇼핑몰에서 원하는 핵심 제품을 검색하고 나서 그 다음으로 원하는 제품이 그곳에 없을 경우, 다른 쇼핑몰에 가서 사는 것이 아니라 우선은 그 안에서 제품을 찾고자 하는 노력을 들인다. 메인 상품을 구매하러 쇼핑몰에 방문한 소비자의 눈에 위성상품이 잘 띄도록 적재적소에 배치한다면 소비자는 그 쇼핑몰 내에서 만족스러운 원 스톱 쇼핑을 마칠 수 있다. 따라서 앞으로는 쇼핑몰이 위성 상품을 얼마나 잘 갖추어져 놨는지가 소비자의 더 큰 구매를 이끌어내는 핵심 경쟁력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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