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8. 3
글 편집실
요즘 소비자들은 자신이 진짜 원하는 것이 무엇이고, 다른 사람과 내가 어떻게 다른지에 대해 생각한다. 그리고 기죽지 않고 자신의 생각과 가치를 당당히 표현한다. 좋은 것도 싫은 것도, 그 모든 것을 그저 있는 그대로. 그렇게 사는 게 남는 장사다.
싫어, 원래 해야 하는 것은 없으니까!
미혼(未婚)이란 말은 결혼은 원래 해야 하는 것인데, 아직 하지 않았거나 하지 못했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결혼이 인생의 절대 법칙? 그렇지 않다는 뜻에서 등장한 말이 바로 ‘비혼(非婚)’이다. 비혼은 “당연하지!”에 “어째서?”라는 반기를 들고, 자신의 자발적 선택을 강조하는 개념이다. 요즘 결혼에 대한 생각이 전과 많이 달라졌다. 이러한 인식의 변화에 막대한 결혼 비용이 영향을 준 것도 사실이지만, 그게 주된 요인은 아니다. 혼자 살아도 대세에 지장 없고, 주체적으로 자신의 삶을 가꾸며 살고 싶은 욕구가 강해졌기 때문이다. “더 늦기 전에 결혼해라”와 “싫어요” 사이에는 어떤 생각들이 자리하고 있을까.
‘덕질’의 시대, 나 좋을 대로 산다
워라밸(Work & Life Balance). 아름다운 말이다. 사실은 당연한 말인데, 당연해야 할 것이 당연하지 못했던 삶을 살아온 탓에 이 말이 새삼 아름답게 다가온다. 일과 삶이 균형을 이룬다는 건 일상에 여백이 충분하다는 의미다. 최근 그 여백의 많은 부분이 취미 생활로 채워지고 있다. 생산력으로 자신을 증명하던 시대에는 좋아하는 일로 시간을 보내는 게 허락되지 않았다. “놀 시간이 어디 있어? 일해야지, 일!” 그러나 가치를 소비하고 그 소비를 통해 자신을 주장하는 시대에는 취향이 존재의 근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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