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 Magazine 2018. 6
김소예 프로(The SOUTH 3팀)
이 편지를 읽는 모든 분들께.
안녕하세요?
편지를 쓰는 데 정해진 형식이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보통 편지의 앞머리에는 안부나 날씨를 넣는 것이 자연스럽다 배웠던 것 같습니다. 요즘은 어떠세요? 잘 지내고 계신가요? 더웠다 추웠다 오락가락했던 날씨가 지나고 이른 아침의 차가운 공기가 새삼 그리워지는 계절, 여름의 문턱입니다.
지난 5월 8일, 전주 한옥마을 경기전 서문 근처에는 맥심 모카골드의 네 번째 브랜드 익스피리언스 <모카우체국>이 오픈했습니다. 사실 8일은 프리 오픈이었고, 일주일 동안 부족한 점은 없는지 시범 운영을 한 뒤 15일 스승의날에 정식으로 오픈했답니다.
동서식품 맥심 모카골드는 2015년 제주도에서 모카다방을, 2016년 서울 성수동에서 모카책방을, 그리고 작년에는 부산 청사포에서 모카사진관을 운영했습니다. 혹시 예전에 이곳들을 방문했던 적이 있으신가요? 행여나 방문했던 경험이 없는 분들을 위해 잠깐 소개를 드리고자 이 편지를 씁니다.
커피, 좋아하세요? 어떤 커피를 좋아하세요? 믹스 커피는 어떠세요? 젊은 분들과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종종 이렇게 표현을 하더군요. ‘믹스 커피=모카골드’는 ‘엄마가 먹는 커피’, ‘아저씨가 먹는 아재 커피’, 그리고 ‘탕비실에 있는 커피’라구요. 맥심 모카골드는 동서식품의 대표 커피이고, ‘mixed’ 커피라는 기가 막힌 발명품이지만, 어쩌면 시간이 갈수록 젊은 층에게는 조금씩 멀어지고 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우린 시간이 갈수록 더 좋아지고 있었어요. 사람들의 입맛은 느리지만 분명 바뀌고 있었거든요. 꾸준히 소비자 의견에 귀를 기울였고, 원두부터 로스팅, 용해도, 배합률, 크림과 설탕의 퀄리티까지. 최고의 품질로 개선하기 위해 끊임없이 리스테이지를 거듭하고 있었거든요. 그렇게 구축된 대표 라인업은 황금 비율의 모카골드 마일드, 덜 단맛의 모카골드 라이트, 설탕을 빼고 라떼크림을 넣어 고소한 모카골드 심플라떼 이렇게 세 가지가 됐습니다.
‘분명 한번 마셔 보면 정말 좋아할 텐데’ 그런 생각이 들었어요. 마트 말고, 탕비실 말고, 부엌 찬장 말고, 새로운 장소에서 신선한 방법으로 젊은 층을 만날 수 있는 방법은 없을까 많이 고민했습니다. 그 고민의 끝에는 카페 대신 다방이, 디지털 말고 헌 책들이, 폰카 말고 사진관이, 그리고 카톡 대신 편지가 있었습니다. 다방부터 우체국까지, 조금은 오래됐지만 참 좋은 것들이라는 공통점은 우리 모카골드와도 잘 어우러지는 약간의 아날로그적 감성이었습니다.
예전에는 편지를 참 많이 썼던 것 같아요. 친구에게, 부모님에게, 그리고 초등학교 시절 국군장병 분들에게 위문 편지를 썼던 일, 기억하시나요? 받는 사람을 생각하면서 한 글자 한 글자 눌러 쓰는 편지는 편지지를 곱게 접어 봉투에 넣고 우표를 붙여 우체통에 넣을 때까지 참 설레는 일이었습니다. 때로 말로는 차마 할 수 없는 고백이나 미안한 마음을 편지에 담아 보내기도 했었죠. 그뿐인가요, 편지를 받는 일은 또 보내는 것만큼이나 즐거운 일이었죠.
그런데 마지막으로 편지를 써본 적이, 그리고 받아본 적이 언제인가요? 카드 명세서 말고, 관리비 고지서 말고,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낸 적이, 사랑하는 사람이 보내는 편지를 받아 본 적이 언제인지 잘 기억이 나지 않는다면 우리 조금은 낯설지만, 그래도 한 번은 커피와 함께 편지를 쓰러 모카우체국으로 가 보는 거 어떨까요?
고즈넉한 한옥마을과 전동성당을 바라보면서 커피를 마십니다. 취향에 따라 모카골드 커피를 골라 주세요.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시원하게 아이스 커피로도 모카골드를 즐길 수 있습니다. 어? 모카골드가 이렇게 맛있었나요? 제 입맛에도 딱 맞아요! 아이스로도 먹을 수 있었네요?! 모카우체국 1~3층 커피바에는 하루에도 많은 분들이 우리 커피에 대한 소소하지만 즐거운 이야기를 들려주신답니다.
커피 한 잔 마실 동안 편지 한 장을 써 내려갑니다. (무슨 말을 써야 할지 막막하세요? 괜찮아요. 짧게 쓸 수 있는 엽서도 준비해 뒀어요.) 다 쓴 편지는 봉투에 넣어 주세요. 아, 주소랑 우편번호 쓰는 것도 잊지 마세요. 1층 우편 창구에 가져가면 친절한 우체국장이, 가져오신 편지 봉투에 모카골드 3종 스틱을 하나씩 넣어 주고 우표를 붙여줄 거예요.
이제 그 편지를 모카우체국 전 층에 비치된 노란 우체통에 넣어 주세요. 편지도 부쳤으니, 이제 2층에서 영상 편지도 한번 찍어 볼까요? 전문가가 멋지게 자막도 넣어서 편집도 해 드리거든요. 3층으로 가면 예전에 우리가 모았던 크리스마스 기념 씰처럼 ‘나만의 모카씰’도 즉석에서 만들 수 있어요. ‘인생 네 컷’이 스티커 형태의 씰이 되어 즉시 출력됩니다. 물론 진짜 우표는 아니지만요.
여러분께서 보낸 편지와 엽서를 받으시는 분들도 모카우체국을 알게 되겠죠? 그분들도 이곳에 방문하셔서 좋은 추억을 만들고 갔으면 좋겠네요. 여기 이곳엔 편지와 관련된 소품들이 가득해요. 그중에서도 노란 벽 위에 또 노란 미니 우체통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는 곳, 지난 캠페인을 정리한 노란 히스토리 부스, 그리고 한옥마을의 멋진 경치를 감상할 수 있는 루프탑은 벌써 인기 좋은 포토 스팟이 됐답니다.
최초 오픈 15일 동안 총 1만 5천여 명이 벌써 모카우체국을 다녀갔습니다. 친구, 연인, 가족과 함께, 그리고 혼자 오셔도 어색함이 없습니다. 우리가 예상했던 대로 부모님과 자녀 간에도, 점심시간 직장 상사들과의 단체 방문에도, 혼자 하는 전주 여행에도 커피향 솔솔 나는 따뜻한 소통이 이뤄지는 곳입니다.
그랜드 오픈과 동시에 전주역과 전주 시내에는 옥외 광고를 통해 홍보를 하고 있어요. 이미 온라인에서는 5월 초부터 오픈 안내 광고를 하고 있습니다. 아, 지난주엔 모카골드 심플라떼 모델 아이유 씨의 모카우체국 광고도 온에어했답니다. 광고를 보고 또 많은 분들께서 찾아 주시길 바라는 마음에서요. 사실 방문객분들이 각종 SNS에 #모카우체국 해시태그와 함께 후기와 사진을 많이 포스팅해 주시는 덕분에 그에 따른 홍보 효과도 톡톡히 보고 있어요.
이번 모카우체국을 오랫동안 준비하면서 작은 욕심이 생겼습니다. 9만여 명이 좋은 추억을 만들고 돌아갔던 모카사진관을 보면서요. 올해는 작년보다 조금 더 많은 분들이 우리 모카골드만의 감성을 느끼고 돌아가셨으면 좋겠다는 욕심 말입니다. 그래서 우리는 맛있는 커피, 가장 중요한 안전, 다채로운 콘텐츠, 그리고 밝은 미소를 준비했어요.
그럼 기다릴게요, 모카우체국에서~
*추신: 모카우체국은 7월 6일까지에요. 매일 오전 11시에 문을 열고 오후 8시에 닫습니다. 주소는 전주시 완산구 전동성당길 66입니다. 해가 뉘엿뉘엿 넘어가는 시간에는 그 어떤 조명도 필요 없을 만큼 모든 풍경이 아름다워요.
2018년 5월 23일 전주로 가는 KTX 안에서
사우스 3팀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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