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01.15. 16:00

디지털 마케팅은 정형화·표준화하기 어렵다. 그래서 몇 개의 키워드로 2020년을 예측한다는 것은 너무나도 쉽지 않은 일이다. AI 기술, VR 경험, 음성 인식, AD tech 등 수많은 방법론도 중요하지만, 결국 디지털 마케팅의 목적은 브랜드가 소비자와 밀도 있는 관계를 형성하는 것이다. 그런 만큼 2020년은 초개인화 같은 ‘Digital First’적인 접근과 다시 기본으로 돌아가 소비자의 마음을 뺏는 ‘탈()디지털’적인 생각의 균형이 필요한 한 해라고 생각된다.

디지털 미디어가 제공하는 소비자 검색, 관심사, 구매 예측 등의 3rd party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개인화 마케팅은 타깃 소비자의 CDJ(Consumer decision journey)에서의 경험, 구매 데이터를 활용해서 초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하는 형태로 진일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디어를 포함한 2nd & 3rd party로 분류되는 데이터 부자들에게만 의존하는 기존의 개인화 광고는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우려 및 타깃팅된 개인화 광고에 대한 소비자의 피로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 보니 AI 기술을 기반으로 소비자의 감정, 연관어, 반응률 등의 데이터를 활용한 컨텍스추얼 타깃팅(Contextual Targeting)이 다시 급부상할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최근의 디지털 리딩 브랜드는 자사의 디지털/리테일 채널과 플랫폼을 통해 고객과 직접 관계를 맺는 이른바 D2C(Direct to Consumer) 마케팅의 비중을 늘리기 위한 시도로 스스로가 유의미한 데이터를 발굴하고 활용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일례로 나이키는 아마존에서의 제품 판매를 중단하고 온라인 멤버십 서비스인 나이키 플러스를 통해 전 세계 1억 명의 회원을 확보했고, 2023년까지 3억 명으로 늘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

물론 기존의 플랫폼을 통한 결제 데이터를 활용해 고객을 분석할 수 있지만, 비회원 대비 체류 시간이 3배나 긴 나이키 플러스 회원의 데이터는 나이키 고객의 쇼핑 습관과 제품 선호도를 보다 정확하고 풍부하게 분석함과 동시에 오프라인 매장의 진열대까지 일관된 경험을 제공할 수 있게 된다.


▲ 고객과 더욱 밀착하기 위해 나이키가 운영하고 있는 ‘나이키 플러스’.
nike.com

즉, 디지털에서 고객과 훌륭한 직접적 관계 맺기를 통해 더 나은 자사 소매점을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며, 이러한 초개인화된 경험 제공을 통해 브랜드는 실제 소비자의 구매 고려 단계 빌딩, 구매 전환율 증대 등에 더 투자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수많은 광고/콘텐츠의 제작 방식은 전통적인 ‘Creative & Production’이 아닌 AI 및 플랫폼 기반의 자동화 툴을 활용하는 것으로 대체될 수 있다고 예측된다.

 

디지털 네이티브인 Gen Z, 밀레니얼 세대에게는 디지털 플랫폼, 테크 기반의 광고 마케팅만이 그들을 움직이는 방법일까? 디지털로 모든 콘텐츠를 시청하고 상품을 구매하면서도 본인에게 필요한 정보와 콘텐츠만을 수용하기 위해 데이터/알림 끄기 등을 시도하는 ‘선택적 단절’이 시작됐는데, 이는 우리가 다시 기본에 충실할 수 있는 시사점이라고도 생각된다.

시도 때도 없이 따라오고 나를 너무나 꿰뚫은 것 같은 광고/마케팅의 정교함은 우리가 추구해야 하는 대상이 아니라, 소비자에게 다가가는 방법이자 도구일 뿐이다. 디지털 과의존에서 벗어나서 생각해 볼 때이기도 하다. 때로는 작은 마을에서 느낄 수 있는 친밀감과 배려 같은 아이디어, 때로는 피식하고 웃을 수 있는 위트감 넘치는 아이디어로 그들과 교감하며 유의미한 경험을 제공하고 그들의 피드백을 디지털로 경청해 보자.

삼성전자 갤럭시가 라면을 만들고, 삼성화재가 꽃병 소화기를 만들고, 귓가에 맴도는 참치송을 만드는 것뿐만 아니라 따뜻한 카피가 느껴지는 동영상, 인쇄와 같은 脫디지털적인 아이디어도 디지털/테크에 지쳐 있는 고객과 브랜드를 연결할 수 있는 훌륭한 연결고리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간과하지 말자.


▲ 갤럭시 S10의 스토리가 담겨 있는 ‘요괴라면’ 신사동 냉초면 에디션.
삼성전자

 


▲ 갤럭시 S10과 관련된 굿즈를 판매하는 ‘텐화점(10貨店)’.
삼성전자

 

제품을 팔기 위해 15초, 30초짜리 동영상을 얼마나 스킵하지 않고 시청했는지, 소셜에서 ‘좋아요’가 몇 개 달렸는지, 배너를 얼마나 클릭하고 도달됐는지를 측정하고 관리하는 것도 중요하다. 하지만 제품을 팔고 나서부터 고객과 진짜 관계를 맺는 구매 고객 관리도 2020년 디지털 마케팅의 중요한 축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의 주방 용품 브랜드 이퀄파츠(Equal Parts)는 제품을 판매한 이후부터 1:1 요리 코치를 연결하는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구매자가 제품과 함께 받은 문자 메시지의 번호로 연락하면 8주 동안 소비자가 궁금한 점을 요리 전문가가 답변해 준다.

즉, 구매한 고객에게 유용한 정보를 맞춤형으로 제공하면서 구매 고객을 가장 훌륭한 브랜드 홍보대사로 성장시키고 재구매로도 연결시킨다.


▲ 이퀄파츠는 경험이 풍부한 쉐프와 고객을 1:1로 연결해 주는 서비스를 제공한다.
ⓒ equalparts.com

앞서 이야기한 초개인화를 구매 고객을 위한 훌륭한 장치로 활용한다면, 구매 데이터를 기반으로 구매한 고객이 불편함은 없는지, 더 잘 사용하기 위한 팁 등을 브랜드 플랫폼 및 미디어를 연결해 제공하며 고객과 지속적인 관계를 형성해 나갈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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