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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ck Talk_김홍탁 프로] 투자 대비 이윤에서 '투자 대비 가치'의 패러다임으로

    지난 11월 8일 시행됐던 ‘2013 대한민국 광고대상’을 끝으로 올 한 해 국내 광고계를 돌아보는 행사가 막을 내렸다.  국제 광고제도 런던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을 마지막으로 의미 있는 국제 광고제 행사 또한 막을 내렸다.  제일기획 ‘생명의 다리’ 캠페인은 런던 인터내셔널 페스티벌에서도 금 3, 동 2의 성과를 올리며 마지막까지 선전했다.   올해 생명의 다리는 칸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 티타늄과 금상을 비롯해 클리오 그랑프리, 스파익스 아시아 그랑프리,  부산 국제광고제 그랑프리 등 단일 캠페인으로 국제 광고제에서 거둔 수상실적이 37건에 달하는 바,  올 한 해는 ‘생명의 다리’의 해였다. 제일기획의, 나아가 대한민국의 명예를 드높인 캠페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올 한 해 ‘생명의 다리’ 캠페인을 포함해 전 세계 광고계에서 크게 회자되고 벤치마킹의 대상이 됐던 캠페인으로 다음 사례를 꼽는 데는 이의가 없을 것이다. 메트로 트레인 멜버른(Metro Trains Melbourne)의 ‘멍청하게 죽는 법(Dumb ways to die)’, 브라질 도브(Dove) 의 ‘리얼 뷰티(Real Beauty)’, 필리핀 스마트 커뮤니케이션의 ‘텍스트북(Textbooks)’이 그것이다.   이들 프로젝트는 칸 크리에이티비티 페스티벌에서 그랑프리나 티타늄을 수상했던 작품이거니와  그 이외의 국제 광고제에서도 매번 관심의 중심에 있었던 캠페인이었다.  이들 캠페인의 특징은 해당 국가의 사회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실질적인 해결책을 제시했다는 것이며,  국민들에게 그들이 직면한 소셜 어젠다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게 만들고 무엇보다 함께 공유할 수 있는 가치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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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ck Talk_김홍탁 프로] 생존에서 공존의 생태계로

  “사업에 성공해서 아주 큰 돈을 번 사람이 있다.   그는 낙후한 도심을 사들인 뒤, 거리를 단장하고, 공원과 공연장, 학교, 그리고 예쁜 아이스크림 가게도 만든다.   그리고는 이곳으로 젊은 창업가들을 불러 모은다. 사업 밑천을 투자하고, 일하고 생활할 공간도 제공한다.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레스토랑과 바도 있다. 꿈꿔 온 혁신적 아이디어를 마음껏 펼쳐 보라고 말이다. 원주민들에게는 무이자로 돈을 빌려 줘 작은 가게를 차릴 수 있도록 한다. 새로 온 창업가들과 원주민들이 어울려 삶의 공동체를 만들 수 있도록.”    이 사람은 바로 세계 최대 온라인 신발 사이트 ‘자포스(Zappos)’의 창업자이자 CEO인 토니 셰이(39)이다. 현재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에서 이런 프로젝트를 착착 진행하고 있다. 프로젝트의 이름은 ‘다운타운 프로젝트(Downtown Project)’. 그는 “세상을 뒤집는 혁신은 사람들이 같은 생활 공간에서 마주치고, 부대끼고, 나누고, 협업하는 가운데 절로 나오는 것”이라 믿고 있다. 그래서 이 프로젝트의 모토도 ‘마주침(Collision), 협업(Collaboration), 공유(Sharing)’이다.    최근 읽은 기사 중 내 마음을 크게 흔들어 놓은 내용이다. ‘행복을 배달합니다(Delivering Happiness)’란 캐치프레이즈를 기업 철학으로 삼고 있는 토니 셰이(Tony Hsieh)는 2009년 회사를 아마존에 12억 달러(약 1조 3,500억 원)에 팔아 큰 돈을 벌었다. 그는 번 돈 가운데 3억 5,000만 달러(약 4,000억 원)의 사재를 털어 라스베이거스 다운타운의 프레몬트 거리를 사들이기 시작했다. 이곳은 남쪽 카지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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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ck Talk_김홍탁 프로] 마인드 셰어에서 라이프 셰어로

     2013년 제60회 칸 국제광고제에서 제일기획이 펼쳐 보인 세미나의 제목은 ‘Every company is a media company’였다.   그리고 그 주제의 핵심에는 ‘라이프 셰어(Life Share)’라는 키워드가 자리했다.    칸에 참석한 수많은 크리에이터와 마케터들은 제일기획이 집행했던 던킨 모닝스타트업, 이마트 플라잉 스토어,   그리고 삼성생명 생명의 다리 캠페인 등의 사례를 중심으로 라이프 셰어가 어떻게 커뮤니케이션 플랫폼에 적용되는지에 주목했다.   제일기획이 창안한 라이프 셰어라는 콘셉트를 아주 효과적으로 알리는 계기가 되었던 것이다.     광고의 고전적 이론인 포지셔닝 이론에 의하면 마케팅은 제품 간의 싸움이 아니라 인식의 싸움이다.   달리 표현한다면 다른 제품보다 먼저 우리 제품을 떠올리게 하고, 그래서 우리 제품에 손이 가도록 해야 한다는 것인데   그러기 위해서는 마인드 셰어(Mind Share)를 올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마인드 셰어가 높아지게 되면   시장 점유율을 뜻하는 마켓 셰어는 자연히 따라온다는 것이 지금까지 광고계에서 통용되는 정설이었다.    마인드 셰어를 높이는 것이 브랜드 인지도를 확고히 한다는 측면에서는 효과가 있다고 볼 수 있으나 거기에도 문제는 있다.   브랜드가 직면한 문제에 실질적이고 구체적인 해결책을 제시하는 데는 미흡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포지셔닝 이론에 근거한 마인드 셰어 올리기는 전통 매체를 통해 메시지를 각인시키는 방식이 주로 우선시된다.   하지만 이러한 방식은 소비자를 브랜드가 처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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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ckTalk_김홍탁 프로] 벤치마킹에서 벤처 마켓으로

        벤치마킹이란 단어가 화두일 때가 있었다. 남의 것을 연구하고 배워서 우리 것에 쓸모 있게 접목하자는 의미였다. 2000년대 초반부터 대한민국 기업들이 본격적인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모든 업무 프로세스가 글로벌 스탠다드를 지향해야 할 필요성이 대두됐고, 각 산업군별로 이른바 해외에서 잘나간다는 기업, 부서를 연구하기 바빴다. 광고계에서도 새로운 크리에이티브로 트렌드를 이끌던 CP+B, 위든 앤 케네디(Weiden & Kennedy), 오길비(Ogilvy), TBWA, BBDO 같은 글로벌 대행사의 시스템을 연구하기 시작했다. 360도 브랜드 스튜어드십(360 Degree Brand Stewardship)이니 디스럽션(Disruption)이니 하는 글로벌 대행사들의 철학이 암송해야 할 키워드로 부상했다. ‘어디서 무슨 광고를 만들었어!’라는 소문이 뜨거운 뉴스였고 실체 이상으로 그들의 작업이 대단한 것인 양 부풀려지기도 했다.    이와 함께 외국인들의 국내 취업도 늘기 시작했다. 그러나 엄격히 말해 함량 미달인 사람들이 꽤 됐다. 황인종이 아니고 영어를 잘 구사하며 글로벌 대행사의 경력이 좀 있는 사람이라면 그리 어렵지 않게 일자리를 구해 들어올 수 있었다. 단숨에 글로벌화가 이뤄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하는 수순이라는 말도 주변에 나돌곤 했다. 글로벌이란 수능 고득점 대비를 하듯 밑줄치고 외워야 하는 것처럼 생각되던 시절이었다. 그러한 양상은 우리가 세계 유수의 광고제에서 수상 실적도 미미했고 전략과 크리에이티브가 기준점을 밑돌 때의 패러다임이었다.   그러나 상황이 급변하기 시작했다. 불과 3, 4년 사이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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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ckTalk_김홍탁 프로] 우리 모두는 원본으로 태어났다

    이라는 다큐멘터리를 봤다. 왜 아시아 사람들이 공부에 목매고 명문 대학 입학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지에 대한 문화인류학적인 접근이었다. 경험보다는 책을 많이 읽고 많은 정보를 암기하는 것이 동양, 특히 극동에 위치한 한국, 중국, 일본의 특징이며, 이것을 ‘공부’라고 부른다.     이러한 공부의 개념을 널리 퍼트린 나라가 중국이었고, 과거시험이란 범국가적 행사를 통해 공부를 부추겼다.   그 DNA가 오늘날의 대학 입시로 고스란히 전수되고 있는 것이다. 참으로 오랜 기간 끈질기게 내려온 전통이다.   그 결과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전히 서울대, 베이징대, 도쿄대 등 최고의 대학에 들어가는 것을 가문의 명예라고 생각하고 자랑스러워한다.   이러한 배경에는 실력 좋은 선생님의 지도와 부모의 희생이라는 전제가 깔려 있다. 결국 동양적인 관점에서의 성공이란 부모의 희생 아래 잘 가르치는 선생님을 만나 열심히 읽고 암기하여 좋은 성적을 얻어서 명문 대학에 진학하는 것 그 자체이다.   도무지 명문 대학 진학 이후의 진로에 대해서는 뚜렷한 비전이나 꿈이 보이지 않는다. ‘뭐라도 되어 있겠지’ 정도의 심정이라고나 할까.   무엇보다 중요한 공부의 요체인 발로 뛰고 몸과 마음으로 체득하는 경험은 동양인들이 생각하는 공부가 아니다.     그 프로그램에서 중국 시골의 한 초등학교를 찾아가는 대목이 나온다. 진행자가 “대학 가고 싶은 사람?” 하며 손을 들어 보라 하니 모든 학생이 손을 들었다. 이어 “왜 대학에 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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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ckTalk_김홍탁 프로] '오만과 편견'의 커뮤니케이션 시대가 저물다

     제인 오스틴(Jane Austin)의 대표 소설 이 탄생 200주년을 맞이했다. 1813년 집필된 이 작품은 여성이 출세하는 길이라고는 돈 많고 기품있는 남자에게 시집가는 것이 전부였던 당시의 상황과는 맞지 않게 당당한 여성상을 드러내서 페미니즘 소설로도 널리 읽히고 있다.   이와 함께 그녀는 , 등의 소설을 발표하면서 당대를 대표하는 문인으로 자리 잡았다. 더 정확히 말하자면 문학사에 비중있게 언급되는 최초의 여성 작가라고 할 수 있다. 영국 BBC가 지난 2000년간 최고의 문인을 선정했을 때 셰익스피어와 제인 오스틴이 각각 1, 2윌르 차지함으로써 그녀의 무게감이 더욱 부각된 바 있다. 남자엔 셰익스피어, 여자엔 제인 오스틴이라는 구도가 형성됐던 것이다. 나는 다른 관점에서 그녀의 을 높게 평가한다. 그녀의 소설은 여성의 관점에서 당시의 사회상과 여성의 심리를 기술하고 묘사한 로맨스 소설의 원형이라는 점이다.   그녀의 이런 계보를 21세기에 잇는 것이 ‘섹스 앤 더 씨티(Sex and the City)’이다. ‘칙릿(Chick Lit)’이라는 장르로 불리는 ‘섹스 앤 더 씨티’는 현대판 이고, 은 19세기의 대표적 칙릿이라 할 수 있다.   결국 의 엘리자벳과 의 캐리는 200년의 시차를 두고 태어난 자매인 것이다. 두 작품의 제목 역시 ‘~and~’라는 유사한 형태를 지닌 것을 보면 ‘섹스 앤 더 씨티’의 작가는 의도적으로 또는 무의식적으로 ‘오만과 편견’, ‘센스 앤 센서빌리티’류의 제목을 떠올렸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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