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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여름, 얼음물을 뒤집어쓰는 ‘아이스 버킷 챌린지’가 세계적인 화제였습니다
다양한 이슈와 논란을 낳기도 했지만, ALS 재단은 이 캠페인을 통해 작년보다
26배나 많은 기부금을 모았고 대중들에게 루게릭병을 알릴 수 있었습니다.
 
바야흐로 ‘즐거운 기부’가 사람들의 뜨거운 관심을 받으며 사회적 화두로 떠올랐습니다.
새로운 기부 방식에 대한 고민이 필요한 시점입니다.
 
 

달라지는 기부 환경

 
주위를 살펴보면, 누구나 착한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있지만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아는 사람은 적습니다. 
기부와 관련된 조사에 의하면 아직도 많은 사람이 기부 방법을 모르거나,
어디에 기부하는지 몰라서, 혹은 기부 단체에 대한 신뢰가 없어서 기부를 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기부에 대한 관심을 행동으로 이끌기 위해서는 이러한 문제가 해결돼야 합니다.
기부의 형태는 계속 변화하고 있으며, 어쩌다 한 번에 그치는 기부가 아니라 일상 속에서
꾸준히 관심을 갖고 지속할 수 있는 기부 환경이 점차 마련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새로운 기부 방식을 고민한 다양한 사례가 속속 등장하고 있습니다.
이런 사례들은 문제를 더 잘 알리고 기부에 동참하고 싶은 마음을 이끌어 내거나,
착한 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이 쉽게 참여할 수 있게 만들고, 꾸준히 좋은 일을 할 수 있도록
지속 가능한 플랫폼을 만들기도 합니다. 테크놀로지는 우리 생활의 여러 접점에 작용해

사람들을 착한 일로 이끄는 촉매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멀고 어렵게 느껴졌던 기부가 일상의 일부가 돼,
자연스럽게 우리 마음속에 자리매김하기 시작했습니다.
 
 

아직 기부를 해본 적이 없으시다고요?

 
내 주변 사람이 어려움을 겪는다면 누구나 기꺼이 도울 것입니다.
공감과 관심을 통해 남의 일처럼 느껴지던 문제를 내 일처럼 느끼게 만드는 것은
기부를 유도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최근의 사례들은 마치 마케팅이 그렇게 변화했듯, 
기업의 사회 활동을 소비자들의 것으로 만들거나 일상 속에서 문제에 대한 공감을 유도하며
기부에 대한 관심이 생기도록 이끌고 있습니다. 
 
탄산음료를 파는 회사가 세상에 도움이 될 수 있을까요? 
다른 기업들이 앞다퉈 슈퍼볼 광고에 매진하던 때, 펩시는 슈퍼볼 광고 집행을 중단하고 
그 광고비를 사회공헌에 사용하는 리프레시 프로젝트를 진행했습니다. 
 
그런데 사회공헌을 제안하고 실행한 것은 펩시가 아니라 지역사회의 문제점을 잘 알고 있던 
소비자들이었습니다. 웹사이트를 통해 소비자들의 아이디어를 공모 받은 펩시는 소셜 투표를 통해 
선별된 프로젝트에 후원금을 지원했습니다. 총 18만 개가 넘는 아이디어가 모였고, 1,000건의
프로젝트가 선별돼 2,000만 달러가 지역 사회를 위해 사용됐습니다.
 

▲ 기업의 사회 활동을 소비자들의 것으로 만든 펩시 리프레쉬 프로젝트  
 
이로써 추위에 떨던 아이들이 코트를 입게 됐으며, 낙후된 학교에 새로운 화학 실험실이 생겨났습니다.
펩시는 그들이 하고자 하는 좋은 일을 소비자들에게 위임하고, 소비자들로 하여금
돈이 아니라 아이디어와 노력을 기부하게끔 만들었습니다.

사회 문제가 아름 아닌 곧 소비자들 자신의 문제라는 관심과 공감을 이끌어 낸 
이 프로젝트는 막 퍼져나가기 시작했던 소셜 네트워크 플랫폼을 선구적으로 활용해 
기업 활동과 소비자 사이에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냈습니다. 
 
카스피 해 연안에 위치한 아제르바이잔은 유전병인 탈라세미아 병을 갖고 태어나는 아이들이 
가장 많은 국가입니다. 아제르바이잔의 이동통신사인 나르 모바일(Nar Mobile)은 
수혈 받지 않으면 사망할 위기에 처하게 되는 이 유전병의 문제를 실감할 수 있도록 
스마트폰의 배터리를 서로 나눌 수 있는 팔찌 형태의 케이블을 만들어 배포했습니다. 
 
케이블을 차고 다니던 사람들은 꺼져가는 스마트폰에 전력을 나눠 수명을 연장시키는
자연스러운 경험을 통해 헌혈의 중요성을 깨닫게 됩니다. 
이 캠페인을 통해 아제르바이잔의 헌혈자 수는 300%나 증가했다고 합니다. 
생활에 필요한 제품을 접점으로 활용해 사회 문제를 알리고, 사람들의 기부 참여를 이끈 사례입니다. 
 

▲ 스마트폰 배터리를 나누는 행위를 통해 헌혈의 중요성을 상기시켜 주는 도너 케이블 
 
 
기부 어떻게 하냐고요? 
 
남을 돕고 싶은 마음이 있다 해도 기부를 하기 위해 어딘가를 찾아가는 일은 쉽지 않고, 
거리에서 서명을 하거나 통장 자동이체의 출금 동의서를 작성하는 일이 내키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기부 단체들은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부 방법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기도 하고,
혹은 일상 속에서 자연스럽게 기부가 이뤄지는 방식을 고민하기도 합니다.
 
취미나 일상 생활이 기부로 이어지는 퍼네이션(Funation, Fun + Donation)같은 트렌드도
그런 노력의 일환으로 생겨났습니다. 모든 것을 연결하고 상호작용을 만들어 내는 테크놀로지의 발단은
어렵지 않고 재미있는, 혹은 투명하게 기부 내역을 보여주는 새로운 형태의 기부 방식을 만들어 냅니다. 
보다 많은 사람이 기부에 동참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는 거지요.
 
제3 세계의 빈곤과 사회적 불평등 문제를 위해 일해 온 독일의 미제레오르(MISEREOR)는
1958년 설립된 유서 깊은 자선단체입니다. 최근에는 테크놀로지를 결합해 사람들을 쉽게
기부에 동참할 수 있게 만드는 캠페인을 꾸준히 펼치고 있기도 합니다.
 
올해 미제레오르는 거리에서 간단하게 기부에 참여할 수 있는 소셜 스와이프라는 이름의 옥외광고를
선보였습니다. 유럽의 공항에 설치된 이 옥외광고는 나란히 배치된 두 개의 디스플레이 사이에
신용 카드를 결제할 수 있는 장치가 탑재된 형태로 이뤄져 있습니다. 분리된 두 개의 디스플레이 틈새로
신용카드를 긁으면, 한 덩어리였던 빵 이미지에서 작은 조각이 잘려나가는 장면으로 바뀌고
신용카드에서는 2유로의 기부금이 결제됩니다. 
 
소셜 스와이프는 바쁜 일상 속에서 간편하게 기부를 할 수 있으면서도 동시에 기부금이 
어떤 일에 쓰이게 될지 보여줘 많은 사람으로부터 즉각적인 관심과 참여를 이끌어 낼 수 있었습니다.
 

▲ 거리의 광고판에서 카드를 긁어 쉽게 기부를 할 수 있게 한 소셜 스와이프
 
사람들의 일상적인 행위를 통해 기부 참여를 유도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요즘에는 어떤 식당에 들어가도 음식이 나오자마자 스마트폰을 꺼내 사진에 담는
사람들의 모습을 쉽게 볼 수 있습니다. 남아프리카 결식아동들에게 점심을 제공하는
활동을 펼치고 있는 런치박스 펀드(The LunchBox Fund)는 음식 사진을 찍는 사람들의
행위를 기부 활동으로 연결해 주는 앱 피디(Feedie)를 만들었습니다.
 
피디 앱을 설치한 사람이 등록된 식당에서 음식을 주문하고 사진을 찍으면 해당 식당이 
손님의 이름으로 아프리카 아동에게 한 끼의 점심 식사를 전달해 주게 됩니다.
스마트폰과 소셜 미디어가 낳은 트렌드를 실제 음식을 나누는 기부로 자연스럽게 연결시킨 사례입니다. 
 

 ▲ 모바일 폰으로 찍은 음식 사진을 공유하면서 결식아동을 도울 수 있는 피디 앱 
 

한 번으로 끝내시려고요? 
 
지속적인 기부를 위한 장치도 변모하고 있습니다. 인터넷과 모바일 플랫폼으로 발전하고 있는
기부 플랫폼은 사회적 책임을 실행하는 하나의 문화로 정착해, 반드시 돈이 아니라 해도
다양한 형태의 기부를 우리 일상 속에 자리 잡도록 만들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온라인 기부 플랫폼으로는 해피빈이 있습니다.
해피빈은 단순하게 네이버가 제공하는 하나의 서비스가 아니라, 카페, 블로그, 메일 등
다른 네이버 서비스와 연계돼 사용자들의 온라인 활동을 기부로 연결시키는 플랫폼입니다.
해피빈은 여러 기업으로부터 후원을 받아 가상 화폐인 콩을 만들어 내고,
사람들이 네이버 서비스를 이용하면 각자의 온라인 저금통에 콩을 적립해 줍니다. 
 
콩을 받은 사람들은 이것을 해피빈과 파트너십을 맺은 다양한 단체에 기부할 수 있습니다. 
온라인 플랫폼으로 시작된 해피빈은 거리에서 모금 활동을 펼치거나 후원자들에게
실제 콩을 싹 틔울 수 있는 키트를 보내주는 등 그 활동 영역을 오프라인으로 확장시키기도 합니다. 
해피빈은 3,700만 명의 국내 가입자를 갖고 있는 네이버를 이용해 우리나라에 지속적인 
온라인 기부 문화의 토양을 다졌습니다. 2005년 해피빈이 처음 생겨난 이래 현재까지 
1,100만 명이 넘는 사람들이 430억이 넘는 금액을 기부했다고 합니다. 
 

▲ (좌)포털의 모든 활동을 기부로 연결시켜 대중이 쉽게 참여할 수 있는 기부 문화를 만든 해피빈 

(우)인터넷에서 검색과 쇼핑을 하는 것만으로도 기부과 되는 굿서치, 굿샵 플랫폼
 
해피빈이 생긴 2005년, 미국에서는 굿서치(Goodsearch)라는 검색 엔진이 론칭했습니다. 
사람들이 굿서치로 검색을 한 번 할 때마다 광고 수익에서 1센트의 기부금이 사용자가 
원하는 비영리단체에 보내집니다. 10여 년간 굿서치를 통해 11억 개가 넘는 자선단체의 모금 활동이 
지원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2007년에는 굿서치 회사의 브랜드 네임 아래 굿샵(Goodshop)이라는 
쇼핑 포털이 오픈해 3,000개가 넘는 온라인 커머스 브랜드들과 파드너십을 구축했습니다. 
 
굿샵을 통해 파트너 브랜드인 아마존, 익스피디아, 애플 등의 구매 사이트로 들어가 상품을 구매하면 
일정 금액이 비영리단체에 기부됩니다. 굿서치에서는 2013년 사이트에 들어가서 게임만 해도
광고 수익과 후원금에서 일정 금액이 기부되는 굿게임(Goodgames)을 오픈하고,
신용카드 결제만 해도 기부과 되는 굿스와이프(Goodswipe) 서비스를 추가하는 등 
기부 플랫폼으로서 진화를 계속해 나가고 있습니다. 
 
 
기술이 향하는 따뜻한 미래 
 
개인의 소망에 머물러 있던 좋은 마음이 더 넓은 세상을 향하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언제 어디에 있건 어려운 이들을 도울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는 것이지요. 
좋은 일을 하고 싶다는 마음은 전과 다르지 않지만, 테크놀로지는 그것이 보다 다양한 형태로
실현될 수 있도록 합니다. 사람들을 움직인다는 점에서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 활동이 됐든
어려운 이들을 돕는 기부과 됐든 관심을 모으는 즐거운 이벤트가 됐든, 결국 모든 일이 연결되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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