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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사진 기술의 등장으로 회화는 현실을 그대로 재현하는 역할에서 해방돼
화가의 상상력과 독자적 시각을 담는 예술로 자리 잡았습니다.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감각과 경험의 폭을 넓히는 기술이 지속적으로 등장하며
현실과 상상의 영역을 연결시키고 있습니다. 이머시브 테크놀로지는 경험의 한계를 허물고
터닝 포인트를 제시하며 시장에 변화를 가져오기 시작했습니다.
 
 

단숨에 읽는 이머시브 테크놀로지의 역사

 
소비자가 접하는 경험의 차원을 넓히고, 인터넷과 SNS처럼 현실을 대체하기 시작한 가상현실을
다시금 일상과 연결시키는 테크놀로지가 등장했습니다.
미디어로 전달할 수 있는 감각의 종류가 늘어나고 가상현실 속 콘텐츠가 현실과 구분되지 않게 정교해집니다.
 
이머시브 테크놀로지는 몰입 경험을 통해 현실과 가상의 경계를 허무는 기술입니다.
3D 디스플레이나 홀로그램 장치 같은 최신 기기들을 먼저 떠올릴 수도 있지만,
사실 그 기원을 살펴보면 원통을 회전시켜 멈춰 있는 그림을 영상으로 변환시키는
1800년대의 활동요지경이 시초라 말할 수도 있습니다.
 
1948년 미국의 항공 회사가 디스플레이와 함께 실제 비행기 콕핏처럼
레버와 계기판을 조작할 수 있는 비행 시뮬레이터를 개발했습니다.
 
1956년에는 3차원 이미지, 입체음향, 냄새 등을 이용해 신경체계를 시뮬레이션했던
오락 장치 센소라마 시뮬레이터가 등장했고, 1968년에는 최초의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인 얼티밋 디스플레이가,
1980년에는 손가락 동작으로 컴퓨터 속 데이터를 조작하는 데이터 장갑이, 1991년에는 네 벽면과 바닥에
프로젝션 디스플레이를 설치해 몰입 경험을 주는 가상현실 시스템 CAVE가 개발됐습니다.
 
최근에는 구글 글래스, 콘텍트렌즈 형태의 증강현실 디스플레이 아이옵틱(iOptik), 
제스처 인식을 통해 데이터를 입력하는 암밴드 묘(Myo), 그리고 머리에 쓰는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HMD)형태의
오큘러스 리프트(Oculus Rift)등이 등장하며 이머시브 테크놀로지의 활용이 보편화되고 있습니다.
삼성은 최근 ‘기어VR’이라는 새로운 상표를 등록하고, 스마트폰과 연동해 동작하는 HMD기기를
오큘러스사와 함께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져 화제가 됐습니다.
 

▲ (좌)프로젝션 디스플레이로 몰입 경험을 제공하는 가상현실 시스템 CAVE
(우)가상현실 게임을 위해 헤드 마운트 디스플레이 장비 오큘러스 리프트 
 
이머시브 테크놀로지를 활용해 공감을 이끌기 위한 세 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시청각뿐 아니라 촉각, 후각 등 다채로운 감각을 만들어 내는 기술입니다.
두 번째는 새로운 감각을 마케팅이나 사회 문제 해결에 활용하도록 만드는 경험의 구성입니다.
세 번째는 제스처나 음성 등 신체 동작을 이용한 인터페이스를 통해 자연스럽고 직관적인 방식으로
몰입 체험을 할 수 있게 만드는 사용자 경험입니다.
 
 

기술이 오감을 재현하다

 
TV나 컴퓨터의 보급은 콘텐츠의 전파력을 강화시켰으나, 소비자에게 전달하는 간접 경험을
스크린 속 시각과 청각으로 제한시킨 것일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이머시브 테크놀로지의 발달은
향기를 저장하거나 촉감을 재현하며 마케터들이 전달할 수 있는 콘텐츠 경험의 폭을 넓히고 있습니다.
 
시각, 청각, 촉각은 물리 현상이 원인이 되는 감각이지만, 후각은 분자들의 화학 작용이 원인이 되는 감각입니다.
원하는 냄새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사람이 구분할 수 있는 1만 가지의 냄새 분자 중
필요한 화학 물질을 선별하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지난해 영국의 디자이너 에이미 래드플리프(Amy Radcliffe)는
사물의 냄새를 담아내는 카메라 매들린(Madelene)을 만들었습니다. 냄새가 나는 물건을
매들린의 본체와 튜브로 연결된 유리병 안에 넣고 장치를 동작시키면 냄새 입자가
펌프를 통해 본체 안의 합성수지에 저장됩니다. 사용자는 원할 때 저장된 향을 꺼내 맡아볼 수 있고,
마음에 드는 향을 병이나 봉투에 담아 다른 사람에게 선물할 수도 있습니다.
 

 ▲ 냄새를 담아내는 카메라 매들린
 

우리의 뇌는 피부가 사물에 닿았을 때 그 접촉면에 존재하는 미세한 요철의 압력을 감지해 촉감으로 인식합니다.
촉감을 만들어 내는 기술은 바로 이 메커니즘을 역이용한 것으로, 전기 신호를 통해 피부에 미세한 압력을 줘
뇌를 오인하게 만듭니다. 작년 디즈니 리서치에서 발표한, 촉감이 느껴지는 디스플레이가 바로
이 기술을 이용한 것입니다. 최근에는 아주 정교한 촉감을 재현할 수 있는 기술이 개발돼
물체의 촉감과 모양을 느낄 수 있는 의수나 외과 수술 시뮬레이션을 위한 촉감 장치도 등장했습니다.
올해 열린 MWC 2014에서 후지쯔는 초음파 진동을 통해 디스플레이 위에서 촉감을 전달하는
태블릿의 프로토타입을 공개하기도 했습니다.
 

▲ (좌)디즈니 리서피의 촉감 디스플레이
   (우)촉감을 전달하는 후지쯔의 태블릿 프로토타입 
 
 

경험의 구성으로 공감을 유도하다

 
이머시브 테크놀로지가 만들어 내는 감각과 몰입 경험은 가상현실을 이용한
새로운 체험 마케팅으로 활용되기도 하고, 심리 치료에 사용되는 등 사회 문제를 해결하는 솔루션이 되기도 합니다.
이런 몰입 경험을 통해 사람들의 참여와 공감을 이끌어 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상황에 어울리는 경험의 구성이 필요합니다.
 
몰입 경험을 통해 공감을 이끌기 위해서는 테크놀로지의 혁신성보다 사람들이 체험하는
상황과 감각을 잘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펩시 맥스의 언빌리버블 캠페인은 일상의 공간을
상상의 영역으로 변화시킨 특별한 버스 정류장을 만들었습니다. 버스 정류장에 증강현실 기술이 적용된
디스플레이를 설치하고, 카메라를 통해 실시간으로 촬영되는 현장의 풍경에 외계인이나 하수구 괴물 같은
상상의 존재들을 겹쳐 보여주며 즐거움을 준 것입니다. 버스를 기다리던 사람들은 현실과 상상의 영역이
하나가 되는 흥미로운 체험을 경험하고, 즐거움을 통해 펩시의 캠페인 메시지에 공감할 수 있었습니다.  
 


 

▲ 일상적인 버스 정류장을 상상의 영역으로 변화시킨 펩시 언빌리버블 버스 쉘터
 

만약 하루만 성별을 바꿔 살 수 있다면 여러분은 무엇을 가장 하고 싶으신가요?
올해 스페인의 연구소 비어나더랩(BeAnotherLab)에서는 가상현실 헤드셋인 오큘러스 리프트를 사용해
성별이 다른 사람의 시각을 체험하는 실험을 진행했습니다. 이 실험은 헤드셋에 카메라를 장착하고
성별이 다른 사람의 시선을 실시간으로 전달해 주는 시뮬레이션 체험 형식으로 진행됐으며,
성 정체성과 페미니즘 등 사회적 이슈에 대한 흥미로운 접근법과 새로운 공감 방식을 제시했습니다.
 
2014 칸 라이온즈 이노베이션 부분에는 오큘러스 리프트를 이용해 자동차 충돌 시뮬레이션 경험을 제공하며
교통사고에 대한 경각심을 일으킨 호주 보험사 NRMA의 자동차 충돌 쇼룸이 최종 후보로 선정됐습니다.
교육이나 공익 캠페인 등 다양한 사회 영역으로 확산된 이머시브 테크놀로지가 마켓에서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 그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들입니다.
 
 

일상이 기술의 접점이 되다

 
2014 칸 퓨처 라이온즈에서는 웨어러블 디바이스 콘셉트를 담고 있는 구글 제스처(Google Gesture)가
눈길을 끌었습니다. 구글 제스처는 근육의 움직임을 인식해, 제스처로 이뤄지는 수화를 음성 언어로 통역해 줍니다.
나 같은 영화 속 장면이 현실이 되고, 자연스러운 사용자의 행동으로 이뤄지는
인터페이스가 일상생활을 이머시브 테크놀로지의 접점으로 이끌어 냅니다.
 
가상현실 게임은 이머시브 테크놀로지가 가장 많이 활용되고 있는 영역 중 하나입니다.
보다 몰입감 있는 게임 체험을 위해 별도 컨트롤러를 두지 않고 자연스러운 몸동작을 활용한
플레이 방식들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2014E3에서 공개된 버툭스 옴니(Virtuix Omni)
오큘러스 리프트와 함께 연동해 사용하는 발판형 컨트롤러입니다. 이 장치는 사용자들의 걷는 방향,
달리는 동작, 신체 높낮이를 함께 인식해 발판 위에서 사용자가 자연스럽게 걷고 몸을 숙이는 동작을
게임 속에서 그대로 재현합니다. 현실의 걸음이 가장 세계 속에서도 연결됩니다.
 
독일의 가상현실 테크놀로지 기업인 메테이오(Meteio)는 체온의 흔적으로 가장 객체들을 조정하는
인터페이스 써멀 터치(Themal Touch)를 개발했습니다. 구글 글래스 같은 증강현실 디바이스를 통해
테이블 위에 가상의 체스판을 띄어 놓고 손끝으로 터치하면, 체스 말들이 체온 변화를 감지해
손이 가는 대로 움직입니다. 써멀 터치를 이용하면 영상이 투사된 주변 모든 사물이
터치스크린 인터페이스로 변환됩니다. 언제 어디서나 증강현실이 구현되고 손끝으로 몰입 경험을
체험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춰지고 있습니다.
 


 

▲ (좌)가상세계를 걸어다닐 수 있도록 만들어 주는 발판형 컨트롤러 버툭스 옴니
(우)영상이 투사된 사물에서 체온 변화를 감지해 동작하는 인터페이스 써멀 터치
 
 

시퀀스로 연결된 상상과 현실의 세계

 
가상 화폐 ‘비트코인’은 여러 국가에서 결제 수단으로 이용되고 있으며 영국, 독일 등에서는
화폐로서 가치를 인정받으며 가상의 통화가 실물 경제로 통합되는 현상을 보여 줍니다.
가상현실은 이제 현실에서 불가능한 경험을 제공하거나 프로그래밍 된 콘텐츠를 반복하는 차원을 넘어,
현실과 가상의 경계선을 넘나드는 일련의 경험을 만들어 내기 시작했습니다.
 
온오프라인 마켓의 통합으로 싱크되는 쇼핑 카트가 이제 놀랍지 않은 것처럼,
가상현실 체험과 현실 체험이 싱크되는 환경도 머지않을 것입니다.
촉감을 제공하는 가상현실 시뮬레이터를 통해 여행지에서도 집에 두고 온 애완동물을 쓰다듬거나 교감을 나눌 수 있고,
여가시간에 만들던 레고 블록을 가상 게임 안에서 완성시켜 그 실물을 집으로 가져올 수도 있겠지요.
 
시공간에 제약된 경험을 이머시브 테크놀로지를 이용해 넘어설 수 있는 미래가 다가오면
마케팅은 앞으로 어떻게 변화할까요. 고객의 경험을 확장시키고 마인드를 점유하고자 하는 목적이 동일한 이상,
마케팅과 이머시브 테크놀로지는 상호 보완하며 새로운 트렌드를 주도할 것입니다.
상상과 현실의 경계가 무너지는 세상. 마케터들이 펼쳐 낼 한계 없는 크리에이티브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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