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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저는 ‘설국열차’라고 합니다.  
영어 이름은 ‘스노우 피어서(Snow Piercer)’이고 원래는 만화로 태어났다가 영화가 제작돼 많은 분들이 
극장으로 저를 보러 와주셨습니다.
원래 저의 설정이 철학적이어서 그런지 저를 두고 인류의 역사, 계급 사회의 축소판이라는 등 여러 가지 철학적 해석이 많은데요. 
 
오늘은 제가 광고 크리에이터 분들을 태웠다고 생각하고 색다른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아직 저를 못 보신 분들을 위해 스포일러까진 아니니 걱정 마시고요. 저에 대해 이미 알려진 바는 이렇습니다. 
 
기상 이변으로 가혹한 빙하기를 맞은 지구, 생존자들을 태우고 얼어 죽지 않기 위해 17년째 쉼 없이 달리는 기차 한 대가 바로 접니다.  
 
그런데 저는 여러 칸으로 엄격히 나눠져 있습니다. 춥고 배고픈 사람들이 생활하는 할렘 같은 맨 뒤쪽의 꼬리 칸,  
그리고 선택된 사람들이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 곳이 앞쪽 칸이죠.  
 
그러던 어느 날 꼬리 칸의 젊은 지도자 커티스가 폭동을 일으켜 저의 맨 앞쪽에 있는 엔진을 장악해 꼬리 칸을 해방시키고자  
맨 앞쪽 엔진 칸을 향해 문을 하나하나 열어 가며 싸워나간다는 이야기입니다. 
 
저에게 엔진은 신격화될 만큼 생존에 필요한 절대 존재인데요. 아주 흥미로운 사실이 있습니다.  
몇 년 전 제일기획의 모토가 ‘아이디어 엔지니어링(Idea Engineering)’이었고 
현재는 ‘아이디어로 세상을 움직이다(Ideas that Move)’입니다.  
여기서 엔진은 아이디어라고 할 수 있죠. 저를 달리게 하는 생존과 미래가 달린 존재이니까요.  
꼬리 칸에서 앞 칸으로, 엔진을 차지하기 위해 어떤 고난도 감수하고 나아가는 일행이 바로 크리에이터들이라고 할 수 있겠죠. 
 
그리고 커티스는 CD, 뜻을 함께하는 사람들은 제작팀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제작팀의 구성도 참 다양해서 성실한 사람,  
행동이 앞서는 사람, 남을 위해 희생하는 사람, 영화 속 고아성처럼 신기(神氣)가 있는 사람이 있다는 점도 관전 포인트입니다.  
그리고 문을 열어 주는 송강호는 한마디로 매달 선정하는 아이디어 히어로라고 할 수 있겠죠. 새로운 장을 열어 주니까요. 
 
또 하나, 인터넷을 뜨겁게 달구고 있는 꼬리 칸 사람들의 배급 식량, ‘양갱’이라고 일컬어지는 단백질 블록은  
버려야 할 아이디어로 만들어진 관습이라고 대입해 보면 맞아떨어집니다. 어떤 이는 늘 하던 대로, 주어진 대로 살아가는 반면  
어떤 이는 이 블록을 집어 던지고 앞 칸으로 나아가고 싶어하죠.  
 
그렇다면 우리 제작팀은 저 ‘설국열차’에서 어느 칸에 타고 있을까요?  
글쎄요. 혹시 꼬리 칸에서 자포자기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아니면 앞 칸에 앉아서 안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앞문 너머 어떤 세상이 있는지 크리에이티브 열차 바깥의 환경은 어떻게 변해가고 있는지 생각해 볼 일입니다. 
 
자, 여기서 중요한 건 제 이름에 숨겨져 있는 의미인데요. 원래 ‘피어서(Piercer)’라는 제 이름은 열차가 아니라  
‘꿰뚫는 사람’, ‘송곳’이라는 뜻입니다. 말 그대로 열차가 송곳처럼 눈을 뚫고 나간다는 뜻이죠. 
 
경기가 꽁꽁 얼어붙었습니다. 크리에이티브는 쉼 없이 달려야 사는지도 모를 일입니다.  
‘고정관념을 뚫고서(Stereotype Piercer)’말이에요. 앞 칸으로! 앞 칸으로!  
 
sanghun.ahn@samsung.com "메일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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