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heil’s Up Ⅰ l 삼성전자는 어떻게 스위스 시계 산업의 문을 두드렸을까? | 제일기획 블로그
2016.11.04. 10:00

한 시장에 진입을 원하는 챌린저 브랜드(Challenger Brand)는 보통 두 가지 방식을 취한다. 업계의 정통성을 따르거나 아니면 게임의 룰을 바꾸거나. 일곱 번째 웨어러블, 세 번째 기어 S 시리즈의 론칭을 앞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는 기어 S3를 진짜 ‘시계’의 포지션으로 ‘시계 시장’에 진입시키고자 했다. 거대 전자회사의 스위스 시장 도전을 위해 우리는 챌린저 브랜드의 정공(正攻)과 변칙(變則) 모두를 취하기로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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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계의 애티튜드

먼저 시계 업계가 ‘어떻게’ 하고 있는지 이해할 필요가 있었다. 시계 산업 전반과 마케팅 활동에 대한 벤치마크 스터디를 진행하고, 우리에게 유효한 것들을 뽑아내는 데 집중해 기획 작업을 시작했다. 그들의 마케팅은 ‘테스티모니얼 광고(Testimonial Ads)’로 요약해볼 수 있다. 이 방식은 시계 산업 초기엔 제품의 기술을 ‘증명’하는 수단으로 활용됐고, 시장이 성숙한 현재엔 제품 소유자들의 ‘발언’을 통해 제품의 매력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사용되고 있다. 기술, 시간, 소유자의 ‘증언(Testimony)’으로 제품의 힘을 높이는 것이 바로 시계 산업이 선택해온 방식이었다.

 

그들의 입을 빌리다

그래서 우리는 기어 S3에 대한 가장 강력한 ‘증언’을 위해 스위스 시계 산업 종사자들을 무대로 불러 모았다. 영향력 있는 시계 저널리스트인 아리엘 애덤스, ‘위블로(Hublot)’의 디자이너 이반 아르파, 세계 3대 산업디자이너 중 한 사람인 아릭 레비의 입을 통해 기어 S3를 선보이는 방식이었다. 시계 산업의 언어를 가장 능란하게 구사할 수 있는 아리엘 애덤스를 MC로 내세워, 시계 업계의 종사자들이 삼성전자의 프레젠터들과 함께 제품에 대한 ‘증언’을 하는 토크쇼 형태의 프레젠테이션을 최초로 시도해본 것이다. 이는 형식 면에서 새로웠다는 점 외에도 시계 산업의 방식대로 전자 제품의 진정성을 드러냈다는 차원에서 더 큰 의미가 있는 시도였다.

▲ 기어 S3 론칭 이벤트에서 관객의 눈길을 사로잡은 시계 산업 셀럽들의 토크쇼

 

변주의 기술

전자회사만의 아이덴티티를 드러내기 위한 기술적 솔루션도 필요했다. 프레젠테이션에 새로운 형태의 몰입감을 주기 위해 우리는 통상 사용되는 사각 플랫 스크린을 벗어나보기로 했다. 실마리는 제품에서 찾았다. 원형 베젤이란 고유한 특징을 가진 기어 시리즈에 대한 오마주로, 우리는 원형 스크린을 활용해보기로 했다. 이를 위해 지름 10.2m, 높이 9.5m의 실린더가 제작됐다. 홀로그램 콘텐츠를 투명하게 반사해낼 수 있는 홀로거즈(Holo-gauze) 재질의 원통 형태였다. 그 재질과 형태 덕분에 실린더 안에서 프레젠터들이 제품 발표를 하는 동안 실린더는 그 자체가 스크린이 돼 이미지를 투사할 수 있었다. 프레젠터의 말에 따라 공중에 띄워지는 거대한 이미지들은 환상적 무드를 조성했고, 후방 스크린과 싱크를 맞춰 공간 전체를 장악하는 모습은 놀라운 몰입감을 제공했다. 기술적 솔루션을 통해 클라이언트의 존재감이 드러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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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통상적인 사각 스크린에서 벗어난 실린더 스크린

 

프리미엄과 테크놀로지의 연금술, 제품 체험존

피날레로 펼쳐진 제품 체험존은 론칭 이벤트의 모든 비전이 담긴 ‘꿈’의 공간이었다. 화이트 톤의 스페이스는 실린더 무대를 기준으로 브랜드의 철학을 형상화한 중앙 내부 공간과 제품 서비스를 제공하는 좌우 공간으로 이뤄져 있었다. 중앙 내부는 각각 기어 S3의 유려한 와치페이스, 무선사업부의 웨어러블 헤리티지, 그리고 아릭 레비와의 컬래버레이션에 헌정하는 벽으로 꾸며져 브랜드의 비전을 표현했다.

좌우 두 개의 공간에 배치된 거대한 반원 테이블은 클래식과 프론티어 두 개의 서로 다른 라인업으로 출시된 기어 S3를 상징한 디자인이었다. 그곳에선 70명의 프로모터들이 화이트 글로브 서비스를 제공하며 제품의 프리미엄한 가치를 전달했다. 더불어 인터랙티브 테이블과 디지털 폰드, 기어 S3가 연동된 피트니스존과 같은 최신 테크놀로지 모듈로 삼성전자의 기술적 혁신성을 체험 가능한 형태로 만들었다. 시계 업계의 프리미엄과 하이엔드 테크놀로지가 결합한 공간과 경험을 통해 기어 S3가 목표하는 바를 직관적으로 보여준 것이다.

▲ 제품 체험존

 

담대한 진입, 그리고 …

기어 S3 론칭 이벤트는 제품이 가진 큰 비전을 실현해줄 것을 브리프로 받고, 그것을 구체화해나가는 프로젝트였다. 세일즈 이상의 것까지 목표로 했기 때문에 제일기획의 모든 인력에게 쉽지 않은 형태의 이벤트이기도 했다. 생경한 방식의 프레젠테이션과 콘텐츠, 스페이스와 익스피리언스 디자인은 이 론칭 이벤트의 도전적 성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 생각한다. 기어 S3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시계 시장으로의 진입을 선언했다. 차기 마케팅의 행보에 따라 성패가 갈리겠지만, 이 론칭 이벤트가 중대한 시금석이 되리라는 사실을 의심하지 않는다.

▲ 기어 S3 론칭 이벤트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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