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4.03. 10:00

미국에서 여성들이 ‘한 표’를 행사할 수 있게 된 건 1920년이다. 영국에서는 1928년에야 남녀에게 동등한 투표권이 인정됐다. 기나긴 인류 역사에 비춰볼 때 여성 폄하 시각이 바뀐 지는 얼마 되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에는 사회 각 분야에서 여성의 활동이 크게 늘어났다. 사회 각 분야에서 고군분투하며 ‘금녀(禁女)’의 벽을 무너뜨려온 여성들은 기업에게는 효과적인 마케팅 매개체가 되기도 한다.

직업에 성별이 있나요?

지난 3월 8일은 ‘세계 여성의 날(International Women’s Day)’. 109년 전 미국의 여성 섬유노동자 1만 5000여 명이 뉴욕 러트거스 광장에 모여 “We want bread, but roses, too”를 외치며 생존권과 여성 참정권을 동시에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후 그 날이 되면 전 세계에서 ‘세계 여성의 날’ 행사가 열리게 됐으며, ‘세계 여성의 해’였던1975년, UN이 3월 8일을 공식적인 ‘세계 여성의 날’로 지정한다.

올해도 세계 각국에서 크고 작은 행사들이 열리는 가운데 한국에서도 한국여성단체연합이 한국여성대회를 개최해 ‘올해의 여성운동상’, ‘여성운동 특별상’, ‘성평등 디딤돌’ 등을 시상했다. 특히 미국, 영국, 호주 등에서는 ‘세계 여성의 날’이 있는 3월을 ‘Women’s History Month’로 지정해 더 적극적인 행사들을 개최하고 있으며, 기업들도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이에 동참하고 있다.

 

#StrengthHasNoGender

그중 미국의 페이퍼타월 브랜드 Brawney의 캠페인을 소개한다. 3월 ‘Women’s History Month’를 맞아 1974년부터 Brawney를 대표해온 Brawney Man이 깜짝 변신을 감행한다. 미국에선 로널드 맥도널드(Ronald McDonald), 졸리 그린 자이언트(Jolly Green Giant)만큼이나 유명한 남성적인 브랜드 아이콘 Brawney Man이 한 달 동안 Brawney Man과 같은 체크무늬 남방을 입은 여성의 모습으로 바뀌게 되었다.

▲ Brawney Man과 같은 체크무늬 남방을 입은 여성의 이미지로 바꾼 패키지

Brawney의 패키지 리디자인은 작년부터 시작한 #StrengthHasNoGender 캠페인의 일환으로서 이 캠페인은 전통적으로 남자가 지배해 왔던 군인, 의사, 엔지니어, 소방관, 과학자, 개발자 등의 직업에서 벽을 무너뜨린 이 시대의 여성들을 소개해 왔다.

▲ Dr. Anna Kornbrot 영상 ⒸBrawnyTowels

▲ Breaking Barriers 영상 ⒸBrawnyTowels

▲ Vernice Armour 영상 ⒸBrawnyTowels

바뀐 패키지를 본 소비자들은 SNS 댓글을 통해 “왜 한 달만 진행하느냐”, “왜 백인 여성 중심이냐”, “남자 아이콘은 이제 안 쓰냐” 등 많은 관심을 표현했다. 크리에이티브한 캠페인이라기보다는 적절한 타이밍을 캐치해 주요 타깃인 여성들에게 어필하는 전략적인 캠페인이라는 생각이 든다. 특히 TV 광고에 그치지 않고, 소비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인 패키지까지 바꾼 과감함이 돋보인다.

한국 사회에서도 여성의 역할과 지위는 엄청난 변화를 맞고 있는 중이다. 영화와 드라마 광고에서도 능동적이고 강인한 여성상이 이미 자리를 잡은 지 오래. 이제 어떤 분야에서도 남성이냐 여성이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어떤 사람이냐’가 중요한 시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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