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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촉] 키덜트족의 진화

   ▲ 일러스트 조성흠   ‘아이 같은 어른’을 뜻하는 키덜트족의 소비가 기존 장난감,  식음료 영역에서 최근에는 패션, 아웃도어, 정보통신 등  다양한 분야로 확산되고 있다. 키덜트족이 시장의 큰손으로 떠오르면서 이들을 겨냥한 마케팅도  심화되고 있는 상황. 키덜트족을 둘러싼 새로운 풍속도를 살펴본다. 키덜트 시장의 성장 ** ** 키덜트란 아이(Kid)와 어른(Adult)의 합성어로 성인이 돼서도 여전히 아이들의 감성과 문화를 추구하는 성인을 일컫는 말이다. 그간 키덜트라는 단어는  주변 사람들 중 조금 독특한 취향을 가진 소수를 가리키는 것으로 통용됐다.  하지만 이제 다르다. 우리 주변에 있는 보통 어른들, 심지어 나 자신까지  이런 키덜트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그만큼 키덜트는 보편적으로 나타나는  하나의 감성으로 자리 잡고 있는 것이다. 키덜트 시장 규모 역시 날로 성장하고 있는데, 미국의 경우 14조 원에 달하고  이웃나라 일본만 해도 6조 원의 규모를 자랑한다. 우리나라는 7000억 원 정도로  추산되지만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어 곧 큰 시장으로 도약을 예고하고 있다. 노는 물이 다른 키덜트족 ** ** 키덜트족은 무엇이 다를까? 우선 노는 모습이 다르다. 특히 모형 인형인  피규어에 꽂힌 사람들이 증가한다. 경제 침체 속에서도 무선조종 용품·피규어 등  키덜트 제품의 매출은 꺾일 줄 모른다. 대표적인 키덜트 장난감인 건프라(건담 프라모델)나 레고 조립은 표면적으로는  어린이들을 겨냥해 출시된 제품들이지만, 실상은 어른들이 더 열광한다.  그동안 장난감 세계에서 배제됐던 여성키덜트족을 겨냥한 제품도 속속 출시되고 있다.  레고에서 여성들을 겨냥한 ‘레고 프렌즈’를 출시해, 어린 시절을 그리워하는 여성들에게 선택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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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촉] 메이커 운동, 3차 산업혁명의 여명을 밝히다

▲ 일러스트 조성흠  사람은 모두 창조자(Maker)다.  건물을 짓고, 요리를 하고, 자손을 만든다.  삶이란 주변 환경을 생존에 유리한 상태로 만드는 일의 반복,  다시 말해 창조의 연속이다. 우리 모두가 창조자라는 말은 결코 과장이 아니다.  메이커 운동(Maker Movement)은 우리가 창조자라는 사실을 일깨우는 주장이다. DIY, 창조적 본성을 자각시키다 18세기 중엽 발명된 증기기관은 공장제 기계 공업이라는 생산 양식을 낳았다.  20세기에는 단순 소비재 중심이었던 산업 구조가 중화학 공업 중심으로 재편돼  생산성을 한층 더 끌어올렸다. 그런데 공장이라는 생산 수단에 걸맞게 생산성을  극대화하려면 노동 과정을 잘게 쪼개야 했다. 이게 바로 헨리 포드가 주창한 ‘분업’이다.  분업화는 스스로 창조 과정을 즐기던 인류를 자기 노동의 결과물에서 멀어지게 만들었다. 산업화는 우리 모두가 창조자라는 자각을 잃게 만들었으며, 노동을 통해 자기를 발견하고  즐거움을 찾는 일은 소수만이 누릴 수 있는 꿈같은 이야기가 됐다. 다행히 이런 변화에 대항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는데, 1950년대 들어 등장한   ‘DIY(Do It Yourself)’가 바로 그것이다. 경제적인 이유로든 단지 재미를 위해서든  사람들은 그동안 시장에서 ‘효율적’으로 사고팔 수 있던 상품이나 서비스를 직접 만들기 시작했다.  그리고 상품 생산 과정을 처음부터 끝까지 스스로 통제하면서 사람들은 창조적 본성을 자각했다.  그래서 홈디포 같은 DIY 시장이 생겼고, 이케아 같은 기업은 DIY를 제품에 녹여 넣었다. 메이커 운동으로 거듭난 DIY 2000년대 들어 대두된 메이커 운동은 DIY 운동의 2.0 버전이다.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인류는 그 어느 때보다 높은 생산성을 영위하게 됐다.  생산성 발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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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촉] 공간의 변신, 공간을 다시 쓰다

  ▲ 일러스트 조성흠  창고가 패션쇼 무대가 되고, 옥상이 영화관이 되며, 지하 주차장이 갤러리로 바뀌는 등  공간에 새로운 콘텐츠를 담아내 핫플레이스로 변신시키는 경우가 늘고 있다.  기존 공간이 갖고 있던 한계를 넘어 새로운 활용 가능성을 이끌어낸 사례를 살펴본다. ** ** 창고가 매력적인 이유 ** ** 쌀, 소금, 시멘트, 밀가루, 얼음….  이것들의 공통점은 뭘까? 모두 생산 후 즉각 소비가 어려워 ‘저장’이 필요한 품목들이다.  이것들엔 ‘창고’가 필수품이다. 인류가 정주 생활을 시작한 이후부터 삶과 공존한  창고는 다양한 진화를 겪었다. 건설과 설비 기술의 발달로 창고는 급변하기 시작했는데,  조립식으로, 또 집 안으로 창고를 끌어들이면서 창고 본연의 모습이 급속도로 사라지고 있다.  또한 시대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수많은 창고는 해체돼 버렸다. 이런 과정 속에서 운 좋게  살아남은 창고들은 ‘레트로(Retro)’에 근거해 기지개를 활짝 켜고 있다. 물건을 보관하던  ‘창고(倉庫)’ 기능을 버리고, 새로운 것을 기획하고 창조하는 ‘창고(創庫)’로 변신하고 있는 것이다.   ▲ (좌)겉으로는 평범한 창고 건물이지만 전시회, 패션쇼 행사 등 다양한 용도로 사용되는 성수동 대림창고 ⓒ장상길 (우)청바지 워싱 공장을 디자인협동조합으로 변신시킨 보부상회 ⓒ장상길 창고가 어떤 이유로 의미를 다시 갖게 된 것일까?  아마도 첫 번째 이유는 기둥이 없고 천장고가 높은 공간적 특징 때문이 아닐까 싶다. 창고가 가진 고유 형태, 즉 메가-스트럭처(Mega-structure)의 공간 구조가  자유와 상상을 추구하는 현대인의 감각과 맞아떨어지기 때문일 것이다.  빈 창고는 뭐든지 채울 수 있다는 새로운 가능성을 시사한다. 그래서 창고는 사람들이 무에서 유를 창조하며 새로운 변화를 시도하게 하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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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촉] 패키지, 하나뿐인 지구를 염려하다

        ▲ 일러스트 조성흠 제품을 보호하는 역할뿐 아니라 소비자의 관심을 유도하고 제품만의 특성을 표현하는 패키지. 최근에는 친환경 트렌드에 발맞춰 지속가능성을 고민하는 다양한 패키지 디자인이 선보이고 있다. 패키지의 에코 트렌드에 대해 살펴본다.     지구를 생각하는 에코 패키지   패키지는 제품 보관과 유지를 통해 인간의 삶을 풍요롭고 편리하게 변화시키는 매개체지만, 최근에는 환경오염의 주범 가운데 하나로 지목받기 시작했다. 지구 환경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는 것은 모든 산업, 사회, 환경 분야에서의 관심과 대응이 부족했기 때문이지만 패키지가 지구 환경 오염에 일조한다는 사회적 지적에 대해 더 이상 외면할 수 없게 된 것도 사실이다. 따라서 패키지를 취급할 수밖에 없는 기업들은 지구 환경 보호에 대처하지 못하면 경쟁력 약화는 물론 국제 시장에서 퇴출될 수도 있다는 심각성이 커졌다.   지구 환경은 패키지와 관계성이 크다는 사실을 환경 전문가뿐 아니라 모든 사람들이 인식했기 때문이다. 패키지가 에너지 및 지구 환경과 관련성이 있다는 이슈가 생긴 상황에서 기업들은 이를 기회로 전환시킬 수 있다는 인식이 필요하다. 효과적인 마케팅 커뮤니케이션 도구로 활용할 기회가 크기 때문이다.  브랜드 경쟁력과 기업 이미지 향상에도 긍정적 효과를 발휘할 수 있기에 적극적 대처가 요구된다.   친환경, 지속가능 패키지란 패키지 감량(Reduce), 경량화(Light Weighting), 소규모화(Downsizing), 재사용과 재활용(Reuse&Recycle), 생분해(Biodegrade), 저독성(Low Toxicity) 등 많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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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촉] 라이프로그, 디지털 시대의 일기 쓰기

  스마트폰 카메라 성능이 좋아지고 클라우드 서비스가 보편화되면서 일상을 기록하고 저장하기가 쉬워졌다.  언제든지 보고 들은 것을 기록하고, 공유하고, 훗날 돌아볼 수 있게 됐다.  일상을 기록하는 ‘라이프로그(Lifelog)’ 또는 ‘라이프로깅(Lifelogging)’이 생활의 일부가 된 것이다. 이에 따라 일상을 기록하는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보고 듣고 말하는 모든 것을 기록하다   구글플러스(Google+)는 사진 등 각종 데이터를 자동 업로드해서 서버에 저장해 놓는 서비스다. 구글 사용자가 구글 앱이나 구글플러스 앱에 로그인한 상태에서 ‘자동 백업’을 활성화해 두면 폰으로 찍은 사진이나 동영상이 고스란히 구글플러스 포토 사이트에 올라간다. 위치를 공개하면 사진 찍은 위치까지 표시된다. 행아웃(카카오톡과 비슷한 구글 서비스)으로 주고받은 사진 동영상도 날짜별로 구글플러스 포토 사이트에 졍렬돼 편하게 둘러볼 수 있다.   일상을 기록하고 소중한 순간을 오래 간직하고 싶은 욕망은 동서고금을 망라해 큰 차이가 없을 것이다. 위인전이나 자서전도 일종의 라이프로그다. 이런 기록은 문자나 그림에서 출발해 지금은 사진과 동영상으로 진화했다. 지금 같은 형태의 라이프로그는 미국국방고등연구계획국(DARPA)이 국방용으로 연구하다가 사생활 침해 논란이 일자 2004년 중단했고, 이후 민간인들이 일상을 기록하는데 활용되고 있다.   진정한 의미의 라이프로그는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 서비스가 널리 보급된 2000년대 후반부터 본격화됐다. 여기에 위치 기반 서비스, 클라우드 스토리지 서비스 등이 더해지면서 일상을 기록하고 공유하기 훨씬 쉬워졌다.     라이프로그의 진화, 손쉽고 다양해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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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촉] 주말 공방에서 디지털 혁신까지

  ‘현대판 연금술사’라고 불리는 3D 프린팅 기술. 장난감은 물론 인공장기, 항공기, 우주선 부품까지 3D 프린터로 못 만드는 게 없는 세상이 됐다. 향후 시장성을 염두에 두고 각국의 기술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비트 뿐 아니라 아톰도 복제가 가능해진 후기 디지털 사회. 과연 3D 프린팅 기술이 우리에게 가져다 줄 미래는 무엇일까.       서서히 갖춰지는 대중화 라인업 ** ** 사람의 관심사가 2차원에서 3차원으로 넘어가는 것은 일종의 본능인 것 같기도 하다. 인간 스스로도 3차원으로 구성된 채 3차원의 풍경 속에 살고 있는 만큼 ‘실감 나는’ 가치 또한 3차원이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일까. 3D 프린터란 말이 처음 인구에 회자될 때 사람들은 종이접기처럼 종이를 입체적으로 어떻게 해준다는 것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3D 프린터에서 뽑혀 나오는 것은 훨씬 ‘실감 나는’ 느낌의 덩어리였다. 잉크젯 프린터가 치익치익 좌우를 오가며 잉크를 뿜어내는 반면, 3D 프린터는 플라스틱 수지를 케첩 짜듯이 쭉 짜면서 층이 쌓아가는 적층 조형 공작 기계였다. 출력물은 그림이 아닌 만질 수 있는 입체, 곧 사물이었다. 정말 3차원이 ‘출력’되어 있었던 것이다. 2013년 오바마 대통령의 연설에서 미국 제조업을 부활시킬 정책 방향의 하나로 3D 프린터의 활용이 언급된 적이 있다. 미국 경제가 목격한 소프트웨어의 혁신 사이클을 제조업에도 적용할 수 있으리라 믿었기에 나온 발언이었다. 미래 기술이 신천지를 열어준다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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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렌드 촉] 업사이클은 지구를 위한 Re-Creative

    트렌드 촉(觸)은 동시대의 변화를 감지하는 칼럼이다.  이번 호에서는 단순한 재활용이 아닌 가치를 향상시키는 재활용 문화를 뜻하는 업사이클에 대해 살펴본다.  ‘Up+Recycle’을 합성한 신조어 업사이클은 쓸모없고 버려진 물건에 창의적인 디자인과 아트워크를 반영해 새로운 물건으로 되살리는  ‘재활용 캠페인’이다. 업사이클을 통해 잠자고 있는 창의성을 깨워보자.        업사이클, 패션이 되다   가장 잘 알려진 업사이클 패션 브랜드는 멋 좀 안다는 이들이 매고 다니는 스위스의 프라이탁이다.  프라이탁은 트럭 덮개를 재활용해 유니크하면서도 빈티지한 가방을 전문적으로 생산한다.  이들의 손에서 덮개 문양은 새롭게 조합돼 멋진 비주얼 그래픽이 된다. 프라이탁은 업사이클 가방으로 연간 6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하고 있다. 프라이탁 정도는 아니지만, 미국의 에코이스트도 코카콜라, M&M 등과 협약을 맺고 사탕 봉지와 과자 봉지를  재활용한 가방으로 연간 1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창출한다. 이들이 디자인한 핸드백은 할리우드 배우들도 즐겨 착용하는데  재활용 소재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도무지 믿기지 않는다.    같은 미국 브랜드인 홀스티1는 버려진 비닐과 폐지 등을 모아 작은 지갑을 만든다.  놀라운 것은 이들이 폐지를 구해오는 방식이다.  홀스티는 인도에서 쓰레기를 수입해 온다.  쓰레기를 돈 주고 산다는 게 쉽게 이해가 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이 회사는 업사이클을 통한 환경보호는 물론 빈민 구제에도 지향점을 둔다.  그래서 이들은 쓰레기를 수집해 생계를 유지하는 인도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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