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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비즈니스2편_도비라

 

*이 콘텐츠는 제일기획 자회사 펑타이의 최원준 코리아 지사장이 작성했습니다.

 

자전거 공유 서비스로 환경보호부터 교통 체증까지 한 방에 해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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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 공유 O2O 서비스 오포(ofo) (이미지 출처: 오포 사이트)

중국의 IT 산업은 많은 분야에서 한국을 크게 앞서 있습니다. 알리페이나 위챗페이의 핀테크, 세계 1위 드론업체 DJI가 이끄는 드론, O2O(Online to Offline) 서비스 등이 그 예죠. 이미 배달 O2O 서비스는 꽤 보편화 돼 있고요. 공유 콘셉트의 O2O 서비스도 무럭무럭 성장하고 있죠.

대표적으로 차량공유 서비스를 들 수 있는데요. 텐센트의 ‘디디다쳐’와 알리바바의 ‘콰이디다쳐’가 ‘디디추싱’으로 전격 합병하면서 택시 예약 서비스 사업을 확장하고 있고, 지난해 8월에는 천하의 우버마저 대륙의 기세에 무릎을 꿇고 디디추싱의 품으로 들어갔습니다. 디디추싱은 올해 춘절 대이동 전후로 카풀 서비스를 선보이기로 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요. 기차표는 구하기 어렵고, 황금 시즌 비행기 티켓 가격은 부담인 중국인에게 또 하나의 해결책이 된 셈이죠. 이 밖에도 대리운전, 버스 공유 등 다양한 차량 서비스를 내놓으며 차량운행 감소, 이산화탄소 배출 감소 등에 기여해 포춘이 선정한 혁신기업에 뽑히기도 했습니다.

이번 칼럼의 주제가 자동차 서비스는 아닙니다. 우리에게는 조금 생소한 ‘자전거 공유 서비스’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하는데요. 유사 서비스가 세계 주요 도시에 있지만, 가성비·편의성·디자인·디지털 플랫폼 완성도 측면에서 중국 서비스가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한국·영국·중국 3개국의 자전거를 직접 경험한 필자로서는 말이죠. 중국의 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최근 몇 년 중국에서 접해본 서비스 중 사회 기여도가 크고 완성도 또한 높았던 ‘최고 중의 최고’라는 생각이 듭니다.

 

중국 자전거 공유 서비스의 차별점은 아무데나 세워 두면 된다는 것

사실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시행하는 도시가 많지는 않을 텐데요. IT가 발달하고, 비교적 예산이 넉넉한 서울이나 뉴욕, 런던 등에서는 종종 볼 수 있죠. 하지만 시(市)가 주체가 되고 기업의 지원을 받아 운영을 하고는 있지만 모바이크(mobike)나 오포(ofo)와 같은 중국 자전거 공유 서비스에는 조금 못 미친다는 생각입니다.

그럼 베이징, 상하이, 광저우, 심천과 같은 중국의 주요 도시에서 만날 수 있는 자전거 공유 서비스의 차별점은 무엇일까요? 첫 번째로 비교불가한 ‘픽업과 주차 편의성’을 꼽고 싶습니다. 이 서비스가 대중화될 수밖에 없는 이유도 여기에 있죠.

교통수단으로서 자전거는 택시나 버스보다 이용 가격이 저렴하고, 큰길이나 정류장으로 가야 하는 번거로움이 적습니다. 특히 택시나 버스를 이용하자니 가깝고, 걷자니 먼 경우엔 더욱 유용하죠. 예를 들어, 지하철역에서 걷기 어려운 거리에 회사나 집이 있을 때, 공장, 회사, 아파트, 캠퍼스 안에서 이동할 때는 자전거가 딱 맞죠. 물론 자가용 이용 시 걱정해야 하는 주차 문제도 전혀 없고요.

이러한 관점으로 보면, 자전거 공유 서비스의 핵심은 가까운 거리에 자전거가 많이 있어야 하는 것과 원하는 곳에 세워 놓을 수 있는 것 아닐까 합니다. 빨리 쉽게 탈 수 있고, 자전거 거치대를 찾아 헤매는 일이 없어야 한다는 거죠. 중국의 서비스가 그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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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용방법은 간단하다. ①가까운 곳에 자전거가 있는지 앱으로 확인한다>②탈 자전거를 확인하면 자전거 본체에 부착된 QR코드를 읽어 바퀴의 락을 해제한다>③혹은 자전거 본체에 쓰여진 고유 번호를 입력해 바퀴의 락을 해제한다(이미지 출처: 모바이크 앱 화면 캡처)

자전거 공유 앱을 다운로드 받으면 주변에 있는 자전거를 찾을 수 있고, 앱으로 바퀴 잠금 장치까지 풀 수 있죠. 목적지에 도착하면 원하는 장소에 락을 채우면 끝입니다. 주차 금지 지역을 제외한 곳은 어디든 세워 놓기만 하면 누군가 타고 가는데, 그건 우리 집 밖도 마찬가지입니다. (최근 보행을 방해하는 불법 주차 등의 민감한 이슈가 있어서 심천 등에선 자전거 공유 서비스 관련법이 나오기도 했습니다.)

반면 서울과 런던의 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주요 사거리나 사람이 많이 다니는 곳에 설치된 공용 거치대에서 픽업을 하고, 주차 또한 도착 지점 부근의 거치대로 이동해 세워 놓아야 합니다. 거치대가 접근이 편한 곳에 모두 설치되기엔 물리적인 한계가 있는 만큼 서비스 활성화에 큰 장애물로 작용하는 셈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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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광저우 도로변에 세워진 모바이크 자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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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이징 도로변에 세워진 오포 자전거

오포(ofo)는 학생을 주된 타깃으로 삼고 대학 캠퍼스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모바이크(mobike)는 학교 외에 교통 요지나 상가, 아파트 등 고객층을 넓게 잡고 사업을 확장 중입니다. 두 회사 외에 싱저(行者), 헤이니아오(黑鸟) 등도 가세하면서 연내 중국 주요 도시에 총 800만대까지 공유 자전거 서비스가 확대될 전망인데요. 이미 대도시에는 곳곳에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습니다. 모바이크의 경우 눈앞에 자전거가 안 보이면 앱을 열고 가까운 어디에 자전거가 있는지 곧바로 찾을 수 있고, 필요할 경우 예약까지 가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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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자전거를 이용한 후엔 아무 곳에나 세워 놓고 락을 채우면 된다. 락을 채워야 더 이상 돈이 빠져나가지 않는다(이미지 출처: 모바이크 사이트)

반면 서울의 따릉이는 올해 예산을 다소 늘려 지난해 5,000대 수준에서 올해는 2만대까지 확대될 예정이지만 800만대와 2만대의 차이는 서비스 활성화에 결정적인 제약일 수밖에 없습니다. 런던에도 1만5,000여대가 보급된 것으로 알려졌죠.

 

한국, 영국, 중국 3개국 중 가성비 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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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뉴욕에 시티은행의 ‘시티바이크’가 있다면, 런던에는 샌탠더(Santander) 바이크가 있다

두 번째로는 ‘가성비’를 꼽을 수 있습니다. 주변 지인들에게 중국의 자전거 공유 서비스를 설명하면 “가지고 도망가면 어떻게 하냐?”는 질문이 가장 많았는데요. 필자 역시 그 점이 무척 궁금했습니다. 멀쩡해 보이는 자전거를 들고 튀면 사업이 지속될 수 있을까 하는 의문이 들더라고요. 직접 타보니 그럴 확률은 별로 없어 보였습니다. 서비스를 시작하기 전에 보증금을 거는데, 오포는 99위안(약 1만7,000원)을, 모바이크는 299위안(5만1,000원)을 걸어야 합니다. 그리고 신분을 확인합니다. 외국인인 필자의 경우엔 여권 사진을 찍어서 보내고 30분 정도 지나니 사용 승인이 나왔습니다. 이용 가격도 저렴합니다. 모바이크의 경우 구형 체인 자전거는 30분당 0.5위안(85원)에서 체인 없는 공기 압축식 신형의 경우 1위안(170원)인데요. 보증금을 지급한 상태에서 그 정도 금액이면 그냥 돈 내고 타지, 들고 튈 생각은 안 할 확률이 훨씬 높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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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의 자전거 서비스 따릉이

반면 서울 따릉이는 1일권 1시간에 1,000원, 1시간 이후는 30분당 1,000원이 추가됩니다. 정기권도 구비돼 있어 1주일 3,000원에서 1년 3만원까지 다양한 요금제가 있습니다. 장기 이용시에는 따릉이도 매력적인 가격대죠. 런던의 경우엔 일단 빌리면 2파운드(1,450원), 초과 30분당 다시 2파운드가 들어갑니다. 물론 런던의 다른 교통 요금에 비하면 저렴한 편이기는 하지만 30분만 넘게 타도 거의 3,000원이 들어가는 셈인데요. 대신 30분 이내 내려서 주차하고, 다시 다른 자전거로 바꿔 탈 경우엔 추가 요금이 없습니다. 물가를 고려한다고 해도 3개국의 가성비만 따지면 중국 서비스의 경쟁력이 가장 높다고 해도 무리가 없어 보입니다.

 

모바이크는 튼튼하면서도 산뜻한 디자인이 매력 포인트
오포는 노란색 디자인에 학생 타깃에 적합한 캐주얼한 디자인

셋 번째는 ‘매력적인 디자인’입니다. 필자가 중국에서 경험한 자전거는 모바이크 서비스였습니다. 일단 보기에도 아주 튼튼해 보입니다. 세련미도 있고 스포티한 디자인의 자전거가 시내 중심에 수십 대씩 놓여 있는 모습에 끌려서 관심을 갖게 됐죠. 오포 디자인은 노란 톤의 산뜻한 느낌이라 특히 여학생들에게 매력적으로 보일 것 같은데요. 서울과 런던의 자전거는 디자인 측면에선 ‘글쎄올시다’라는 게 솔직한 마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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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트렌디하고, 튼튼한 디자인이 돋보디는 모바이크 자전거(이미지 출처: 모바이크 사이트)

마지막으로 ‘지속적이고 빠른 업그레이드’라는 장점입니다. 런던의 경우 초기에는 바클레이가, 2015년부터는 샌탠더(Santander)라는 금융회사의 지원을 전면에 내세워 시(市)에서 운영 중이며 따릉이 역시 운영 주체는 서울시입니다.

반면 중국의 경우엔 기업간 무한 경쟁 속에서 진화를 거듭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본격적인 자금 조달기에 들어섰죠. 텐센트, 샤오미를 비롯해 정보기술(IT) 기업과 대형 투자회사의 자본 투입이 잇따르고 있습니다. 이런 추세에 발맞춰 서비스도 계속 업그레이드되고 있는데요. 1차적으로는 시장 장악, 궁극적으로는 이익 극대화를 위해 지속적인 서비스 질적 향상에 몰두할 수밖에 없습니다. 모바이크만 해도 3종류의 자전거가 있습니다. 체인 없이 공기 유압으로 굴러가는 자전거가 보급됐으며 가벼워지는 몸체, 유려한 디자인 등 외관 업그레이드 역시 이어지고 있습니다. 가격 역시 자전거 기종별로 차등화하면서 고객층을 다양화하고 있고, 현재 베이징 거리에서는 모바이크의 3종류를 모두 만나볼 수 있습니다.

중국에는 약 4억대의 자전거가 있습니다. 이동 수단으로서의 자전거죠. 중국 친구가 필자에게 한국의 자전거 이용 행태가 이상하다며 얘기를 꺼낸 적이 있습니다. 한국은 자전거를 이동할 때는 별로 안 쓰고, 운동할 때만 주로 쓰는 게 이해가 안 된다고 했습니다. 듣고 보니 맞는말이었습니다. 중국의 대다수 도시에서, 그리고 런던에서도 자전거는 이동 수단의 성격이 강합니다. 그런데 한국은 유독 자전거를 주로 운동용으로 애용하는 편이죠. 자전거 전용길이 제대로 구축되지 않은 이유만은 아닐 것입니다.

자전거는 그냥 편하게, 그리고 환경오염 없이 아주 저렴하게 이동할 수 있는 최고의 이동 수단입니다. 더구나 건강에도 좋으니 일석사조가 아닌가요? 지난 2015년 큰 맘 먹고 고가의 자전거를 구매했습니다. 그 해만 10번 정도, 지난 해엔 2번 타 본 것으로 기억하는데요. 고가에 새 것인지라 보물처럼 애지중지했죠. 함부로 아파트 마당에 세우지도 못해 15층 집 거실 베란다까지 끌고 올라와서는 탈 때는 다시 낑낑대며 끌고 내려갔더랬죠. 주차 할때도 눈에 잘 보이는 곳에 두려고 애썼고, 그런 주차 공간을 찾다가 진이 빠진 적이 한 두 번이 아닙니다.

1년에 손꼽을 만큼 몇 차례 타는 자전거. 집에선 적지 않은 공간을 차지하지만, 가끔 끌고 나가면 세울 곳도 마땅치 않았는데요. 자전거를 쌩쌩 달리며 탈 수 있는 한강변까지 자전거를 가지고 가는 과정 또한 힘들더라고요. 차와 함께 도로를 달리는 게 위험스럽게 느껴지는 기분은 또 어떻고요.

필자가 중국 자전거 공유 서비스에 반한 결정적인 이유는 이런 고민을 스마트한 방식으로 한 방에 해결해 줬기 때문입니다. 굳이 자전거를 사지 않아도 필요할 때 필요한 곳에서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고, 세워놓을 곳 걱정 따위는 안 해도 됐기 때문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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