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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연한 봄기운에 나른해지는 5월입니다. 나도 모르게 쏟아지는 잠과 마음속 한구석에 느껴지는 우울함, 이것은 봄의 또 다른 얼굴인데요. 화창한 날씨와는 달리 자꾸만 헛헛해지는 마음, 책으로 달래보는 건 어떨까요? 알고 보면 우리 주변에는 전망 좋고 근사한 도서관이 참 많답니다. 그래서 오늘, 여러분의 허전한 마음을 달래줄 도심 속 도서관 나들이를 할 예정인데요. 오랜 역사를 가진 도서관부터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도서관까지 함께 떠나보아요~

 

청춘의 흔적, 정독도서관

서울시 종로구 북촌에 위치한 ‘정독도서관’. 이곳은 누군가의 추억과 향수가 담긴 곳입니다. 개관한 지 40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7~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에게 정독도서관은 특별한 의미로 남아있는데요. 누군가는 이곳에서 학교생활을 했고, 또 다른 누군가는 주말마다 이곳을 찾아 친구들과 추억을 쌓았기 때문이죠.

과거, 정독도서관 자리에는 옛 경기고등학교가 있었습니다. 정독도서관에서 가장 오래된 건물 4동은 경기고등학교 시절부터 사용해 온 것으로 그 문화적 가치를 인정받아 등록문화재로 지정됐는데요. 학교 건물을 그대로 사용해서인지 여느 도서관과는 다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옛 정취를 느낄 수 있는 백색 건물과 계단과 계단으로 이어지는 독특한 구조, 그리고 지금은 잘 찾아볼 수 없는 등나무 벤치까지…. 정독도서관 곳곳은 과거를 떠올리게 하는 풍경들로 가득한데요. 마치 시간이 멈춘 듯한 느낌마저 듭니다.

추억이 깃든 곳이라서 그런지 정독도서관에는 나이가 지긋한 분들도 많습니다. 평일 오후, 가장 나른한 시간대에 이곳을 방문하면 백발의 어르신들이 독서하는 모습을 심심찮게 볼 수 있는데요. 그들을 보고 있노라면 삶의 여유가 느껴진답니다!

 

피톤치드 가득, 삼청공원 숲속도서관

정독도서관에서 삼청공원 방향으로 도보로 15분 정도 걸으면 작고 아담한 도서관 하나가 나타납니다. 바로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인데요. 언뜻 보면 일반 가정집처럼 보이지만, 이곳은 벽면 가득 책으로 둘러싸인 진짜 도서관입니다. 2013년 10월 문을 열었다고 하는데요. 지역주민만 아는 숨은 명소이죠. 주변의 푸르른 녹음과 자연이 주는 안락함은 마음을 차분하게 만들어 줍니다.

삼청공원 숲속도서관의 진짜 매력은 실내에 있습니다. 유독 커다란 창이 많은데요. 방문객은 도서관 어디에서든 자연 채광을 받으며 책을 읽을 수 있습니다. 좌식 좌석도 숲속도서관의 특징입니다. 만약, 좌식 테이블 대신 입식 테이블을 놓았다면, 아마 더 많은 자리를 만들 수 있었을 겁니다. 그러나 숲속도서관은 상당한 공간을 할애해 좌식 좌석을 마련했는데요. 탁 트인 공간에 마련된 좌식 좌석은 마음의 평화를 가져다주죠.

도서관 지하에는 어린아이들을 위한 공간도 있습니다. 놀이방처럼 널찍한 공간에 좌식 테이블 몇 개만이 놓여있는데요. 아이들이 친구들과 옹기종기 앉아서 책을 볼 수 있도록 구성돼 있죠. 숲속도서관은 지하에도 커다란 창을 냈는데요. 창밖에 핀 꽃들이 바람에 살랑이는 모습, 참 싱그럽네요.

 

아름다운 야경의 남산도서관

서울의 랜드마크인 남산 기슭에 위치한 ‘남산도서관’. 이곳은 우리나라 최초의 공립도서관이자, 대한민국의 근현대사를 함께한 아주 의미 있는 공간입니다. 남산도서관의 전신인 경성부립도서관은 1922년 일제강점기에 식민교화정책으로 세워졌습니다. 그러나 이곳은 시간이 지날수록 지식에 목마른 조선인에게 새로운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꿈의 세계가 됐는데요. 궁극적으로는 역사 속 수많은 지식인을 낳는데 일조하게 됩니다.

일제강점기와 해방 이후, 남산도서관은 경성부립남대문도서관, 서울시립남대문도서관 등으로 이름을 변경했다가 1965년, 오늘날 사용하고 있는 서울특별시시립남산도서관이라는 이름을 갖게 됐는데요. 규모 면에서는 정독도서관보다 조금 작지만, 개관 이후 지금까지 축적된 자료가 도서 440,000여 권, 비도서 12,000여 점, 연속 간행물 1,200여 종에 이른다고 합니다.

자연과 어우러진 남산도서관은 어딜 가나 책이 비치돼 있습니다. 도서관 주변 공원에는 ‘남산 도토리 문고’라고 하여 야외에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도 있고요. 방문객이 잠시 휴식을 취하는 휴게공간에도 각종 잡지와 서적들이 비치돼 있습니다.

한 가지 더, 남산도서관의 매력을 꼽자면 바로 야경입니다. 밤에 남산도서관에서 책을 읽다가 야외 테라스로 나오면 멋진 서울의 야경을 즐길 수 있는데요. 한쪽에는 N서울타워가, 다른 한쪽에는 서울 시내의 모습이 보인답니다. 낮의 정취도 좋지만, 낮보다 더 아름다운 남산도서관의 밤. 사방이 탁 트인 공간에서 서울 시내의 밤 풍경도 꼭 즐겨보세요~

 

한옥의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청운문학도서관

경복궁의 뒤편 서울시 종로구 청운동에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지극히 한국스러운(?) 도서관이 있습니다. 바로 ‘청운문학도서관’인데요. 지난 2014년 개관한 이곳은 국내 최초의 한옥 공공도서관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종로구는 인왕산 자락의 자연환경과 어울릴 수 있도록 도서관을 한옥 양식으로 지었다고 하는데요. 이곳은 1층의 한옥과 반지하 형태의 현대식 건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층 한옥은 주로 시, 문학 창작교실, 문화예술교육, 숲과 공원 등 자연과 어우러지는 인문학 콘서트 등이 진행돼 문인, 학자, 시민의 소통시간을 마련하는 장소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청운문학도서관은 문학 특화 도서관인 만큼 특별히 문인들을 위한 집필 공간도 있다고 합니다.

반지하 건물에는 시와 소설, 수필 등 다양한 문학 도서가 비치되어 있는데요. 누구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열람실도 있습니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책을 빌려 1층 한옥의 시 낭송 공간에서 책을 읽을 수도 있는데요. 폭포가 내려다보이는 한옥에서 독서하는 기분! 마치 조선시대 선비가 된 것 같은 느낌, 아닐까요?

뿐만 아니라, 청운문학도서관에서 도보로 5분 정도 걸으면 윤동주 문학관과 수성동 계곡에 닿을 수 있는데요. 자연과 문학, 사색을 즐기기에 최적의 공간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누군가의 추억과 향수를 품고 있는 정독도서관부터 인왕산의 정기를 가득 받은 청운문학도서관까지! 봄에 떠나면 좋은 도서관 4곳을 비롯해 서울을 조금 벗어나면 국립세종도서관과 파주 가람도서관, 안양 공원도서관 등 독서와 힐링을 함께 즐길 수 있는 곳이 참 많답니다.

바쁜 일상을 보내다 보면 책을 읽을 여유조차 잃어버리는 경우가 많은데요. 삶을 살찌우고 여유를 되찾아주는 독서를 즐기고 나른한 봄, 충분한 휴식도 취할 수 있는 주변 도서관을 찾아보세요! 아름다운 전망을 간직한 우리네 도서관이 여러분에게 힐링을 선물할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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