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장 찬란한 시절을 스트레스와 함께 보내고 있는 대한민국 20대들의
멘탈 보호를 위해 그들의 스트레스를 직접 ‘씹어버릴’ 기회를 제공하는
‘멘토스 프레쉬 머신’ 캠페인을 소개한다.
기억 속 절친에서 현재의 절친으로
멘토스는 글로벌 캔디마켓에서 No.3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글로벌 브랜드이다. 이런 세계적 인지도에도 불구하고 국내 시장에서는
지속적인 커뮤니케이션 부재로 제품 선호도가 인지도에 비해
전무할 정도로 낮았다. 과거엔 ‘절친’이었지만, 지금 와서 딱히
다시 만날 이유가 없는 관계 정도라 하겠다. 따라서 이번 캠페인의 목적은
간단했다. 멘토스를 기억 속의 절친에서 현재의 절친으로 만들어주기!
제품 USP와 타깃 인사이트의 절묘한 결합
캔디 류의 특징상 제품 USP(Unique Selling Proposition)가 뚜렷하지
않은 저관여 상품이라 그 차별점을 찾는 작업이 쉽지는 않았다.
다만 멘토스는 경쟁 제품들과 달리 하드한 겉 표면으로 인해 ‘콰직’하는
소리와 함께 씹는 쾌감을 제공한다는 것이 특징이다.
멘토스의 커뮤니케이션 타깃은 2030의 젊은 층. 지금 대한민국의 20대는
그 어느 때보다 힘든 시절을 보내고 있다. 연애보다는 알바, 자유보다는 취업,
열정보다는 스펙 쌓기와 그들의 청춘을 맞바꾸고 있기 때문.
이런 대한민국 청춘들의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풀어줄 수는 없을까?
엄지손톱만 한 작은 사탕인 멘토스에게 그런 능력이 있을까?
고민하고 또 고민했다.
답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 있었다. 바로 제품의 특징인 ‘씹는다’라는 단어.
‘씹는다’는 말은 음식을 씹는다는 의미만이 아니라 비난한다는 의미의 속어로도
사용되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우리는 스트레스의 원흉들을 가감 없이 씹어버리자고
이야기하기로 했다. 더 나아가 멘토스가 씹혀주겠다고 하기로 했다.
멘토스는 씹히는 데 전문가니까!
그렇게 씹어서 즐거운 멘토스와 씹고 싶은 것이 많은 타깃 인사이트가
자연스럽게 결합돼 멘토스의 ‘씹어야 프레쉬해진다!’ 캠페인이 탄생하게 됐다.
엉뚱한 스튜디오
타깃이 젊은 2030 세대이다 보니, 클라이언트는 디지털 기반의 영상 아이디어가
중심이 되는 캠페인을 원했다. 하지만 우리는 영상에만 제한하지 않고
모든 가능성을 열어 아이디어를 찾았다. 타깃들과 제품을 연결해 줄 방법을 고민하던 중,
지름 2cm밖에 되지 않는 제품의 텅 빈 표면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봤다.
바로 그 작은 공간에 씹고 싶은 대상, 생각, 이야기를 새겨주면 어떨까라는 생각.
그리고 말로만 외쳐도 바로 제품 위에 프린트돼 나와 바로 씹어 버릴 수 있게 해주면
재미있겠다는 생각. 결국 그런 생각들은 업계 최초의 리얼타임 보이스프린팅머신인
‘멘토스 프레쉬 머신’을 제작해야겠다는 엉뚱한 아이디어에 이르렀다.
▲ ‘멘토스 프레쉬 머신’ 캠페인의 체험 순서
실행이 답이다
어느 누구도 경험하지 못한, 처음 시도하는 프로젝트를 제안하는 데 있어
클라이언트의 신뢰를 얻기 위한 철저한 사전조사는 필수 요소다.
먼저 외관, GUI 등의 디자인 영역은 그간의 업태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았지만
식용프린터의 경우 그 존재의 유무부터 확인해야 했다. 또 제품 하나하나를
어떻게 프린터기에 공급할지, 또 프린팅한 제품을 어떻게 사용자에게 전달할 것인지,
음성인식 프로그램은 무엇을 사용할지, 어떤 순서와 방법으로 소비자들 마음 속
씹고 싶은 것을 도출해낼지 등 모든 게 새로운 작업이라 기대만큼 걱정도 앞섰다.
우선 가장 중요한 핵심 기술인 식용 프린터는 국내외를 뒤져 일본의 한
식용 프린터기 회사와 접촉해 확보했다. 머신에 멘토스를 공급하고 프린팅 후
소비자에게 전달되도록 하는 프로덕트 딜리버리 공정 부분은 사탕 포장 기계회사로부터
가능성을 봤고, 마지막으로 프로그램 개발은 S/W개발회사와 공과대학 연구실로부터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이로써 충분히 프로젝트를 성공시킬 수 있겠다는
확신을 가질 수 있었다.
그러나 광고주의 OK 사인을 득한 기쁨도 잠시, 실제 머신 제작의 길은 멀고도 험했다.
프린터기 테스트 중 내구성 결함으로 일본 대신 미국 제품을 중국을 통해 입수했고,
식용 잉크의 신선도를 위해 국내산 잉크를 채택했다. 그 후에도 서체별, 농도별,
색상별 테스트를 통해 맛, 잉크 번짐 정도를 체크하면서 최상의 컨디션을 찾아내야 했다.
프로덕트 딜리버리 과정은 아두이노(기기제어용 기판)를 통해 하드웨어를 제어했다.
멘토스 알갱이가 사용자에게 전달되기까지 지나는 기계 내부의 모든 경로는
최적화를 위해 3D프린터기를 이용해 맞춤 제작하고, 음성인식 기술은
가격 및 품질, 그리고 효율을 고려해 무료로 공개된 음성인식 프로그램을 활용했다.
이 또한 수차례 테스트를 거쳐 검증한 후 내린 결정이었다.
소비자들이 직접 경험하게 되는 GUI 디자인은 디지털 스튜디오에서 담당했고
기술적 부분은 개발회사와 지속적인 테스트를 통해 변수를 잡고 문제를 수정하며
최적화시켰다. 머신 외관도 직접 디자인했는데 실물 제작 시에도 최상의 퀄리티를 위해
자재를 조사하고 마지막 내부 시스템과 프린팅 기기가 결합되는 순간까지
전 제작 과정을 챙겼다. 대부분 처음 하는 일이라 긴장도 됐지만,
매 순간 설렘으로 가슴이 뛰었다.
캠페인 성공을 위한 O2O식 다양한 접근
멘토스 프레쉬 머신은 젊음이 모이는 장소 곳곳에 놓여졌다.
연세대학교 축제, 고려대학교 축제, 영등포 타임스퀘어에 등장한
멘토스 프레쉬 머신엔 늘 수많은 인파가 몰렸다. 멘토스를 갖기 위해
줄을 선 사람들은 기꺼이 1시간이 넘는 기다림을 뙤약볕 아래서 감내했다.
그 사람들 중 클라이언트도 있었다는 사실을 나중에 듣게 됐다.
▲ (좌)멘토스 프레쉬 머신 안에서 스트레스를 외치는 체험자들,
(우)멘토스 프레쉬 머신이 작동하자 깜짝 놀라며 즐거워하는 체험자
또 인근에서 다른 이벤트를 진행하던 타사의 클라이언트가 머신 제작 방법이나
담당자를 문의했을 정도였다. 이런 관심에 힘입어 예산 내 계획된 3회의 이벤트에
2회를 더 추가해 그린플러그드 콘서트에서도 멘토스 프레쉬 머신을 선보이게 됐다.
▲ (좌)그린플러그드 콘서트에서도 선보인 멘토스 프레쉬 머신. 참가하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서있다.
(우)멘토스를 씹으며 프레쉬해지는 체험자
멘토스 프레쉬 머신의 매력적 외관은 많은 타깃들로 하여금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공유하게 만들었고, ‘CCTV부장님’, ‘지하철 애정행각’, ‘D학점 쏜 교수님’ 등
각자 씹고 싶은 한(恨)으로 커스터마이즈드된 멘토스 알갱이(제품) 또한
그들의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등을 장식하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소재가 됐다.
▲ (좌)많은 타깃이 SNS를 통해 자발적으로 멘토스 프레쉬 머신의 매력을 공유했다.
(우)마케팅에 폐쇄적인 인스타그램에서도 멘토스 해시태그가 활발히 이뤄졌다.
멘토스 프레쉬 머신이 완성돼 갈수록 캠페인 성공에 대한 자신이 있었지만,
확신을 더하기 위해 전방위적 지원 또한 놓치지 않았다. ‘씹어야 프레쉬해진다!’라는
슬로건의 공감도를 높이기 위해 페이스북 기반의 바이럴 영상 3편을 제작했는데
업로드 2주 만에 45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하며, 우리 콘셉트가
타깃 인사이트를 관통했음을 증명해줬다.
▲ 업로드 2주 만에 450만에 육박하는 조회수를 기록한 페이스북 기반의 바이럴 영상 3편
또한 멘토스 프레쉬 머신의 특성상 경험자수에 제한이 있을 수밖에 없다.
이를 극복하기 위해 각각의 상황에 걸맞게 ‘대학생용’, ‘솔로용’, ‘회사원용’
스페셜 멘토스 패키지를 제작, 페이스북 이벤트를 통해 배포함으로써
씹어서 프래쉬해지는 체험을 더 많은 사람에게 제공했다. 소비자들은 다시
본인의 이야기를 콘텐츠화해 인스타그램, 페이스북, 블로그 등 SNS를 통해
전파시킴으로써 우리 콘텐츠가 선순환되고 있음을 보여줬다.
특히나 마케팅에 폐쇄적인 인스타그램에서 멘토스 해시태그가
활발히 이뤄졌다는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잊혔던 추억의 친구 멘토스가
새롭고 멋진 모습으로 다시 절친이 되는 순간이었다.
통해야 산다
지금의 소비자, 특히 젊은 층은 다양한 접점을 통해야만 도달할 수 있다.
하지만 한 사람이 모든 분야에서 전문가가 될 수는 없기에 콜라보레이션 없이는
효율적인 커뮤니케이션이 어려워졌다. 특히나 ‘멘토스 프레쉬 머신’ 프로젝트는
더더욱 그랬다. 우선 클라이언트 개발과 프로젝트 진행의 전 과정에 디지털스튜디오팀과
한 팀처럼 일해 준 디지털플래닝팀 조애경, 이유리, 이정석 프로의 부재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였다. 밀착 협업으로 우리 팀도 온라인 분야에 대해 학습할 수 있었다.
또한 일본 쪽 조사 및 제작 진행에 발로 뛰며 도움을 준 허준영 프로에게도
깊은 감사의 말을 전한다.
우리는 외부 협력회사들과 일할 때도 프로젝트 목적을 자세히 설명했고
그들의 이해와 동의를 통해 재미있는, 하고 싶은 프로젝트라는 공감대를 형성해 나갔다.
어떨 땐 우리보다 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줘 좋은 아이디어가 가진 힘이
얼마나 큰지 느낄 수 있었다.
어색해도 괜찮아!
처음엔 좀 이상했다. 이렇게 해도 되나? 이런 것까지 광고회사가 하는 건가? 했다.
누구도 답을 줄 수가 없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건, 타깃에 집중하고
타깃과 더 적극적으로 커뮤니케이션하고, 나아가 스킨십할 수 있는 방법에
몰두하자는 것이었다.
디지털스튜디오팀이지만 디지털에 국한되지 않겠다. 타깃에 집중하고 그들의 마음이
통하는 곳에 그들의 방법으로 메시지를 던지는 가장 최적화된 솔루션을 찾으려고 하겠다.
이를 놓치지 않는 게 단순히 새로움을 찾는 것보다 옳은 일이라 생각된다.
앞으로 디지털스튜디오팀에 개발자, 카피라이터, 영상 편집자, 그래픽디자이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지원군이 가세할 예정이다. 이들이 모두 모였을 때
또 어떤 것들을 버무려낼지 무척이나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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