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시대 속 아날로그 감성이 재조명되고 있습니다. 빠르고 즉각적인 환경에 익숙한 이들에게 느리더라도 차분하게 집중할 수 있는 것들이 신선한 즐거움으로 다가오기 때문인데요. 1980~1990년대 음악이 대중가요로 리메이크되는가 하면 흑백 사진관이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죠. 온·오프라인 곳곳에서 아날로그 감성 열풍이 불고 있는 요즘. 모바일 기기에서도 아날로그 감성으로 재탄생한 애플리케이션이 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언제 어디서나 편리하게 나만의 시간을 즐길 수 있다,는 이유인데요. 쉴 틈 없이 돌아가는 일상을 ‘아날로그 하게’ 만드는 앱을 소개합니다.
매일 배달되는 시 한 편, 시요일
옛것이라고 여겨졌던 시(時)가 눈길을 사로잡고 있습니다. 시는 짧은 분량과 감성적인 구절로 디지털 세대에게 최적화된 문학 장르라고 할 수 있는데요. 출판사 창비가 내놓은 ‘시요일’은 하루 한 편의 시를 배달합니다. 모바일 기기가 친숙한, 짧은 호흡을 원하는 독자들을 위해 만들어졌는데요. △날씨 △계절 △감정 △장소 등 테마에 따라 사용자 맞춤형 시를 제공합니다. 김소월·윤동주·한용운·정지용 등 내로라하는 대표 시인을 포함해 3만 3천여 편의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된 덕분입니다. 마음에 드는 시가 있다면 스크랩하거나 주변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데요. 이런 큐레이션 서비스와 기능은 시의 매력을 보다 쉽게 즐길 수 있도록 돕습니다. 시를 읽는 즐거움을 알고 싶다면 시요일을 추천합니다.
일상에서 기록하다, 씀 : 일상적 글쓰기
최근 베스트셀러 코너에선 글쓰기 책을 쉽게 찾아볼 수 있습니다. 자신의 생각과 느낌을 진솔하게 표현하는 방법으로 글쓰기만큼 좋은 게 없는데요. ‘씀 : 일상적 글쓰기’ 앱은 ‘세상에 멋진 생각들은 많고, 우리는 누구나 글을 쓸 수 있다’를 모토로 합니다. 사용자는 매일 오전과 오후 7시두 번씩 제공되는 글감을 활용, 떠오르는 생각을 글로 적을 수 있죠. 실제 시인이나 소설가가 쓴 관련 글귀가 적혀 있어 글쓰기에 영감을 줍니다. 또, 깔끔한 사용자 환경(UI)과 정갈한 글씨체는 실제 손으로 글을 쓰는 느낌을 주는데요. 다른 사람의 멋진 생각과 글을 만나고 소통할 수 있는 장점도 빼놓을 수 없습니다. ‘씀 : 일상적 글쓰기’ 앱은 ‘구글 플레이 2016 올해를 빛낸 가장 아름다운 앱’으로 선정됐을 만큼 사랑 받고 있는데요. ‘글쓰기는 어렵다’는 막연한 두려움을 잠시 내려놓고, 우리 모두 작가가 돼보는 건 어떨까요?
사진에 담은 캘리그라피, 감성공장
글씨가 작품이 되는 세상, 캘리그래피를 배우려는 이들이 증가하고 있습니다. 캘리그래피는 손으로 쓴 아름다운 글자체를 뜻하는데요. 글씨 모양·굵기·삐침 등을 통해 다채로운 감정과 분위기를 표현할 수 있습니다. ‘감성공장’은 캘리그래피와 사진을 감성적으로 합성해주는 앱인데요. 직접 쓴 캘리그래피를 카메라를 통해 스티커처럼 만들어줍니다. 캘리그래피는 1600만 가지 색상으로 변경 가능한데요. 크기·각도·필터 등 자유롭게 조절, 원하는 사진에 합성할 수 있습니다. 손글씨에 어울리는 사진이 더해지니 감성이 더욱 배가 되는데요. 캘리그래피를 해본 경험이 없다면 감성공장 공식 인스타그램(@factory_managers)을 활용해보세요. 배경 화면과 캘리 샘플 이미지를 제공, 캡처해서 사용하면 어렵지 않습니다.
필름 카메라 느낌 그대로, 구닥
디지털 카메라와 스마트폰의 보급으로 사라졌던 필름 카메라가 스마트폰 앱으로 부활했습니다. 바로 낡은 ‘구닥다리’ 카메라에서 이름을 따온 구닥(Gudak)인데요. 전 세계 17개국 앱스토어 유료 부문에서 1위를 차지할 정도로 그 인기가 대단하죠. 구닥의 매력은 ‘불편함’입니다. 잘 보이지 않는 작은 뷰 파인더로 초점을 잡고 필름 한 통(24장)을 모두 촬영해야 하는데요. 필름 카메라가 인화 시간이 필요한 것처럼 3일을 기다려야 합니다. 찍은 사진은 미리 볼 수 없는데요. 한 장 한 장 사진을 찍을 때마다 신중해질 뿐만 아니라 ‘어떤 사진이 나올까?’ 하는 설렘과 불확실성이 재미 요소로 다가옵니다. 구닥으로 촬영한 사진을 보니 특유의 빛 번짐 필터와 뿌연 색감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내는데요. 여느 카메라 앱에서 보지 못했던, 감성적인 느낌은 색다르게 다가옵니다.
‘유행은 돌고 돈다’는 말이 있습니다. 잠시 잊고 살았던 것들이 추억을 불러일으키며 주목 받고 있는데요. 일상을 더욱 ‘말랑말랑’ 하게 해줄 아날로그 감성과 디지털의 만남을 기대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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