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조심스러운 이야기를 해보려고 해요.
혹시 놀이공원이나 마트에서 잠깐 부모님의 손을 또는 아이의 손을 놓쳐본 적이 있나요? 정말 찰나의 순간이었지만 서로 어디로 가버린 건지 찾을 때면 정말 하늘이 무너지는 것만 같죠. 연락도 닿지 않는 답답함과 막막한 심경은 정말 이루 말할 수 없고요. 이러한 마음을 하루 이틀이 아닌 몇 년을 가지고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제일기획 스페인 법인에서는 국제 적십자 위원회(ICRC)와 손을 잡고 실종자 가족을 후원하기 위한 ‘Disappeared Relatives’ 캠페인을 이번에 진행했는데요. 어떤 내용이 담긴 영상일지 함께 보시고 이야기 나눠볼까 해요.
그들이 그저 기다리고 있는 것처럼 보이나요?
Disappeared Relatives 캠페인
일반적인 실종자 찾기 캠페인 영상들이나 자료들을 보면 남은 가족들이 나와서 ‘어서 돌아와라, 우리 아이를 찾아주라’라는 직접적인 메시지를 전달하죠. 하지만 이 캠페인에서는 반대로 사진 속 인물들, 즉 실종자들이 화자가 되어 그들을 찾고 있는 가족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실종자 가족들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며 마냥 실종자들을 기다리는게 아니다. 정말 할 수 있는 모든 방법과 모든 수단을 다 해서 자기 자신들을 찾고 있다. 라는 메시지를 담아 각 실종자들의 가족에 대한 사연들이 영상에서 나오고 있어요.
“그는 나를 찾기 위해 모든 걸 팔았어요.
하지만 제 방을 보세요, 제가 사라진 그때 그대로예요.”
실제로 실종자 가족들은 실종자를 찾기 위해서 24시간, 365일 매달려 있어야 하다 보니 정말 아무 수익활동들을 하지 못한다고 해요. 생업을 포기하고, 정말 티끌만큼 흐릿한 제보에도 전국 각지를 돌아다니면서 찾아 다녀야 하기 때문이죠. 생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고, 집을 판다거나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모두 내놓는 다든지 해서 돈을 구한다고 해요. 수익활동이 없다 보니까 은행에서 정상적인 대출은 받을 수 없어 결국엔 사채에 손을 댈 수밖에 없는 경우들이 많다고 해요.
“저희 아버지는 저를 찾기 위해 직장도 잃었어요. 결국 빚도 지고 말았고요.
하지만, 제 방을 보세요. 하나도 달라진 게 없어요.”
영상 속 실종자는 이렇게 이야기를 해요. 자신이 사라지기 전의 모습과 그대로 보존되어 있는 방이 점점 클로즈 아웃 되며 잡히는 영상은 마음을 숙연해지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강렬한 메시지와 함께 영상은 마무리되지만, 짙은 여운이 꽤 오랫동안 남는 영상이었습니다. 실종 당시에는 주변에서도 많은 관심과 걱정을 해주다 가도 점차 시간이 많이 흘러가면… 마음 정리하는 게 어떻겠 느냐, 언제까지 기다릴 수 만은 없지 않느냐… 같은 반응을 보이는데요. 그 동안 가족들이 얼마나 우직하게 실종자들을 찾아 헤매고, 얼마나 심한 고통 속에서 지내는지 다시금 일깨워주는 의미였습니다.
진정성 있는 캠페인으로 많은 사람들이 공감을 하고 더더욱 빨리 수많은 실종자들이 따스한 가족의 품에 돌아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