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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을 원작으로 20년 12월에 방영된 스위트홈(출처: 넷플릭스)

“스위트홈에서 이시영 봤어? 운동 진짜 많이 했나 봐.”
“발레하는 여고생 배우 너무 예쁜데 대체 누구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은 형식 상 ‘웹드라마’로 분류된다. 지상파 혹은 케이블 방송에 방영되지 않은 오직 웹으로만 오픈한 드라마라는 뜻. 그러나 영향력은 방송 드라마 못 지 않다. 웹사이트에 영상이 업로드된 다음 날이면 SNS 곳곳이 관련 이야기로 가득하다. 넷플릭스의 지난해 12월 월간 실사용자는 917만9444명. 주목받는 콘텐츠의 경우 인기 방송 드라마 못 지 않은 시청자를 끌어 모으는 셈이다.

팬데믹으로 강제 ‘집콕’이 이어지기를 1년, OTT 서비스는 제한된 일상을 채우는 최고의 여가 수단이 되며 단숨에 주류 미디어의 반열에 올라섰다. 코로나 일상에서 비대면을 유지하며 콘텐츠의 수요와 공급을 동시에 충족시키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던 덕이다. 이제 미디어 기업에게 OTT 서비스는 선택이 아닌 필수 요소가 되며 시장 전반에 큰 지각변동을 일으키고 있다.

작년에 런칭한 디즈니의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디즈니플러스(출처: 디즈니플러스 홈페이지)

콘텐츠 제작, 제공, 시청 방식까지 모두 바꾸며 새로운 문법을 선보인 넷플릭스가 국내 시장 점유율 40% 이상으로 시장을 선점하며, 점유율 추가 확장에 나섰고, 여러 미디어 및 콘텐츠 기업이 이에 맞대응해 자사 신규 서비스를 출시하는 모양새다. 2019년 디즈니가 출시한 디즈니 플러스 역시 지난해 1.4억 명 구독자를 달성하며 무서운 성장세를 보였고, 올해 우리나라 시장에도 들어올 예정이다. 하지만 국내에서 당장 같은 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워 보인다. 초기 넷플릭스에 포함된 디즈니 시리즈가 다시 디즈니 플러스로 분화되어 서비스 형태만 바뀌었고, 미국처럼 국내에서 디즈니의 훌루, ESPN+가 결합된 번들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기 때문에 제한적이다. 오히려 국내 OTT 서비스가 디즈니 플러스와 제휴 방식을 통해 수혜를 얻을 것이라고 기대한다.

 

소비자들의 시청 경험, 코로나 이후에도 영향 줘

국내에선 2019년 9월 SKT 옥수수와 지상파 연합 POOQ이 결합한 ‘웨이브’에 이어 KT ‘SEEZN’, CJ ENM과 JTBC의 ‘TVING’이 출시되며 본격적인 시장 경쟁을 예고한 바 있다. 메조미디어 자료에 의하면, 지난해 OTT 서비스 이용률이 전체 63%로 전년대비 22%가 증가했다. 연령별로 20대가 가장 많았지만, 전 연령층에서 11%~30% 상승률을 보였고 1주일에 4회 이상 OTT 서비스로 콘텐츠를 시청하는 이용자가 전체 50%를 넘어 시청빈도가 늘어났다. 소비자 상당수가 변화된 시청 경험을 체득하였기에, OTT에 대한 선호는 코로나 종식된 이후에도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세계를 홀린 K좀비의 마력, 킹덤(출처: 넷플릭스)

 

아시아 시장 공략의 핵심, 한국 콘텐츠

여기에 최근 우리 영화 업계가 극장을 대신해 글로벌 OTT 서비스에서 선공개 개봉 방식을 채택하며 한국 콘텐츠 확보에 더욱 유리해진 상황이다. 실제로 지난해 베트남, 태국, 대만, 필리핀, 말레이시아 지역에서 넷플릭스 상위 10위 콘텐츠는 절반 이상이 한국 콘텐츠였다. 이처럼 한국 콘텐츠가 넷플릭스 성장에 실질적인 견인차 역할을 하게 되자, 넷플릭스는 향후 한국 시장을 거점으로 아시아 시장을 확장할 계획을 갖고 있다. 즉 한국 시장이 다년간 한류 콘텐츠로 축적한 인지도, 인프라, 마케팅 방식을 활용하고, 아시아 지역의 정서적/문화적 유사성을 반영하기 위해서다. 뿐만 아니라 디즈니 플러스와 애플tv+도 한국을 비롯한 주요 아시아 시장 진출을 공식적으로 선언한 바 있다. 이들 서비스는 서로 결은 다르지만, 시리즈 형태로 제공하는 탄탄한 스토리 기반의 오리지널 콘텐츠가 상당히 매력적이다.


네이버 VLIVE를 통해 온라인 유료 공연한 뮤지컬 ‘모차르트!’ (출처: EMK뮤지컬컴퍼니)

 

OTT의 구독 문화, 다른 콘텐츠로 확산되다

한편 방송·미디어 영역에 국한되었던 OTT 서비스가 이종 산업에 접목되어 점차 개념적 확대를 보인다. 특히 OTT 서비스의 스트리밍 전송과 구독 멤버십 방식을 통해 활용도를 넓혀갈 것으로 예상된다. 그 대표적인 현상은 오프라인 현장 중심의 공연예술 콘텐츠가 온라인으로 들어오며 OTT 서비스로 라이브 스트리밍을 제공한다. 이에 공연예술 전용 OTT 서비스도 검토 중에 있다.

또한 이커머스는 OTT 서비스를 활용하여 점차 미디어 커머스로 진화하고 있다. 즉 콘텐츠로 고객을 유인하여 쇼핑욕구를 자극하여 판매를 유도한다. 이를 활용하여 대형 쇼핑 업계는 상품 구매와 배송에서 미디어 콘텐츠와 연계한 락인(Lock-in) 효과를 유도하고 있다. SSG.COM은 드라마 커머스를 본격적으로 추진하고 쿠팡도 사용자의 락인을 위해 콘텐츠 플랫폼 사업을 추진할 계획을 밝혔다. 또한 현대홈쇼핑은 기존 TV 홈쇼핑에서 보다 콘텐츠를 중심으로 공격적인 마케팅을 보이고 있다.

이처럼 OTT 서비스는 그 어느 때보다 시청자의 일상을 파고들고 그 요구를 빠르게 반영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미디어, 커머스, 오프라인 문화예술 등 언택트 라이프 곳곳으로 점차 영역을 확장하며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 참신하고 탄탄한 스토리 기반의 콘텐츠 IP 발굴과 활용, 육성으로 국내 콘텐츠의 장기적 팬덤 조성과 부가 수익에 주력할 것이다. 또한 다른 언택트 서비스들 역시 OTT 서비스를 활용한 미디어 결합 형태로 사용자의 진입 장벽을 낮추고 접점을 늘리는데 주력할 예정이다.

 


한영주

언론정보학 박사. EBS 연구위원을 역임하고 현재 한국방송학회 기획이사와 한국언론정보학회 연구이사로 활동 중이다. <월간 방송과 기술>등 다양한 트렌드 리포트 집필에 참여했고, 주요 연구는 <OTT>, <1인 방송> 등 뉴미디어 산업과 콘텐츠, <블록체인>, <AI> 등 기술융합 미디어 분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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