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07. 10:00

전 세계 크리에이터들의 꿈이자 최고의 광고인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곳, 칸 라이언즈. 다양한 세미나와 수많은 워크숍, 그리고 새로운 만남의 장이 펼쳐지는 이곳에는 영 크리에이터들을 위한 특별한 행사도 준비돼 있다. 바로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Young Lions Competitions).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은 만 30세 이하 크리에이터들에게 기회가 주어지며, 크리에이티브 올림픽처럼 국가 대항전으로 펼쳐진다. 

 

영감을 불어넣어 준 시간 

영 라이언즈 컴페티터의 이름을 달기 위해선 또 다른 수많은 경쟁을 뚫고 국가 대표로 선발돼야 한다. 치열한 경쟁을 뚫고 한자리에 모인 만큼 영 라이언즈 컴페티터는 각자 자신의 국가에 메달을 안겨 줘야 한다는 포부를 안고 행사에 참여한다.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은 칸 라이언즈와 동일하게 8개 부문으로 이뤄져 있고, 우리는 그중 필름 부문에 참여하게 됐다.

▲ 조유리, 최윤선 프로가 참여한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 필름 부문

필름 부문 컴피티션이 행사 기간 중 마지막 3일 동안 치러지기 때문에 다행히 칸 라이언즈 페스티벌의 앞부분을 조금이나마 경험할 수 있었다. 행사장 곳곳에서 열리는 다양한 이벤트와 흥미로운 주제로 새로운 화두를 던지는 세미나들은 앞으로 나아갈 광고업계에 대한 충분한 영감을 불어넣어 줬고, 영 라이언즈들을 위한 파티도 준비돼 있어 서로 이야기를 나눠 볼 수 있었다.

▲ 영 라이언즈 컴페티터들의 연두색 입장표

특히 영 라이언즈 컴페티터들은 목에 연두색 입장표를 걸고 있어 행사장 주변이나 해변을 걸을 때, 그리고 파티에서 같은 색 입장표를 걸고 있는 친구들을 발견했을 때 참 반가웠다. “너도 영 라이언이야?” 말을 걸고 대화를 나눠 보면 세계 어느 나라든 광고업계의 치열한 근무 환경은 비슷한 것 같았다. 어느 정도 위안이 됐다. 하지만 예외도 있었다. 유튜브 해변에서 만난 한 네덜란드 친구는 “여섯 시면 모두 집에 가고 없다”며 ‘저녁이 있는 삶’을 뽐냈다. 그리고 네덜란드의 필름 부문 영 컴피티션엔 카메라맨이 참가했다고 자랑했다. 그 순간 다음 날부터 진행될 컴피티션에 대한 생각이 떠올랐고, 시간이 흐를수록 그 압박감은 배가됐다.

▲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에 한국 대표로 참여한 최윤선 프로(좌측)와 조유리 프로(우측)

 

48시간 만에 미션을 완수하다

대망의 컴피티션 첫날, 컴피티션의 브리프는 그래미 어워즈(Grammy Awards)를 주관하는 레코딩 아카데미(Recording Academy)에서 줬다. 레코딩 아카데미는 넘쳐 나는 불법 다운로드 시대에 퇴색해 가는 음악의 가치를 지키고 교육하며 뮤지션들을 후원하는 일을 주로 하는 단체이다. 과제는 두 명의 관계자가 직접 와서 설명해 줬는데, 그 내용은 이러한 시대에 음악이 지니는 진정한 가치를 상기시키고 아티스트들에게 그게 맞는 대가를 제공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담은 1분짜리 영상을 만드는 것이었다. 쉽지 않은 주제였다. 여러 가지 제약을 뒤로하고 우리는 아이데이션을 시작해 그날 밤을 꼬박 새웠다.

▲ 주최 측에서 제공한 갤럭시 S8과 촬영 도구

아이데이션, 카피 작업, 촬영, 편집까지 모두 단 두 사람만의 힘으로, 그것도 48시간 만에 임팩트 있는 메시지를 심플하게 전달할 영상을 만들어야 했다. 우여곡절 끝에 아이디어를 정리하고 주최 측에서 우리에게 제공한 갤럭시 S8과 기타 촬영 도구를 들고 촬영에 나섰다. 쉽지 않은 촬영이었지만 아이디어를 실제로 구현하고 촬영본을 컴피티션 부스에 가져와 제공된 아이맥으로 편집을 마쳤을 때는 마감 10분 전이었다.

제출을 완료하고 컴퓨터 앞에 덩그러니 앉아 우리는 ‘이틀 동안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지?’라는 표정으로 서로 웃고 있었다. 부스가 있던 지하 컴피티션 공간의 분위기는 열띤 경쟁과는 대조적으로 화기애애했다.

▲ 지하 공간에 마련된 컴피티션 부스

▲ 촬영본을 편집하는 최윤선 프로

 

골드 이상의 가치

우승작은 페스티벌 마지막 날에 발표됐다. 작업 부스에서의 모습과는 또 다른 무거운 분위기가 시상 공간에 흘렀다. 동시에 ‘어쩌면 우리일지도 몰라’라는 기대감 가득한 눈빛들이 공간에 가득 찼다. 브론즈, 실버, 골드 라이언까지. 모든 수상과 박수가 끝나고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모두가 다시 흩어졌다. 총 43개국에서 단 3팀밖에 상을 받지 못했지만, 그래도 모두가 이 자리에 온 것만으로도 골드 이상의 가치를 얻지 않았을까?

▲ 기뻐하는 수상자들과 박수를 보내는 각국의 영 라이언즈 컴페티터들

새로운 환경에서 최고의 영 크리에이터들과의 경쟁은 그 자체만으로도 우리에게 에너지를 불어넣어 줬다. 2017년, 아니 우리 생애 최고의 경험으로 기억될 칸 라이언즈의 영 라이언즈 컴피티션. 영 라이언즈로 지낸 일주일이 몹시 그리워질 것 같다. 내년에 또 볼 수 있기를 기원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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