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0.11.12. 16:55

틱톡은 15초의 짧은 영상을 제작하고 공유하는 플랫폼으로 어느덧 10대들의 놀이터로 자리 잡았다. 올해 초에는 #아무노래챌린지가 대중적으로 히트하면서 주요 사용자층도 더 넓은 연령층으로 확대되고 있다. 많은 이들이 전 세계적으로 선풍적 인기를 얻고 있는 틱톡의 성공 요인으로 세로형 숏폼 영상을 꼽는다. 하지만 그게 전부일까?

서비스 곳곳에 숨어 있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들은 유저들을 끌어모은다. 여러 가지 게임적 요소 중 미션 수행(도전과 극복), 협동과 경쟁, 보상 3가지로 나눠 틱톡 속 숨어 있는 게이미피케이션 요소를 살펴보고자 한다.

틱톡은 유저들이 영상을 쉽고 재미있게 만들 수 있도록 다양한 특수 효과와 기능, 스티커 및 기타 비디오, 편집 도구 등을 제공한다. 이러한 다양한 효과나 플롯을 이용해 유저들은 게임에서 퀘스트를 하나씩 클리어하듯 각기 다른 하나의 미션을 수행해 완성된 영상을 업로드한다.

영상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수차례 실패를 거듭하며 한 단계 한 단계 미션을 수행하는 것과 같이 시나리오에 맞춰 영상을 촬영하고 편집한다. 예를 들어, 커버 댄스나 댄스 챌린지의 경우 음악에 맞춰 춤 동작을 순서대로 완수해야 하고, #타임스캔과 같은 카메라 효과 기능을 이용할 때는 자신이 의도한 사진을 찍을 수 있도록 표정과 몸동작을 효과 선이 지나가는 시점에 딱 맞게 촬영해야 한다.

초보 틱톡커에서 천상 틱톡커까지 틱톡에서의 몰입도를 높이기 위해 난이도를 적절하게 조절하면서 매번 새로운 영상을 찍기 위해 도전하고 성공과 실패를 반복하며 하나의 완성된 영상을 제작한다. 편집하기 어려운 영상일수록 잘하는 틱톡커가 튜토리얼 영상을 찍어 틱톡이나 외부 플랫폼, 유튜브 등에 업로드하기도 하는데, 게임에서 깨기 어려운 퀘스트를 공략하는 방법을 알려주듯 편집하는 방법 등을 설명해 준다.

 

▲ 틱톡 콘텐츠 예시

 

게이미피케이션의 요소 중 협동과 경쟁은 서비스 내 사용자들 간 사회적 관계를 형성하고 서비스의 참여와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사용자들 간에 인터랙션을 만들어 내거나 상대적인 성과를 나타냄으로써 경쟁하도록 유도하는 것을 의미한다.

틱톡에서는 타 플랫폼과 달리 듀엣 기능으로 친구나 타 유저, 특히 유명 틱톡커나 연예인과 함께 영상을 제작할 수 있다. 듀엣은 하나의 영상 안에서 화면을 분할해 이미 제작된 영상과 콜라보함으로써 새로운 영상을 제작하는 기능을 의미한다.

특히 좋아하는 틱톡커나 연예인이 특정 상황극이나 춤 등을 먼저 촬영했다면, 다른 한쪽에서는 그 영상에 어울리게 본인의 영상을 촬영한 후 합쳐 콘텐츠를 재생산함으로써 틱톡 유저 간 시너지를 만들어 낸다. 누구나 쉽게 유행하는 영상을 만들고 좋아하는 스타와 함께 출연할 수 있어 많은 유저들이 자발적으로 듀엣 기능을 활용하고 있다.


▲ 래퍼 이영지의 듀엣 영상(vt.tiktok.com/ZS4nT2jH)

틱톡 영상을 살펴보면 혼자서도 할 수 있는 미션이 있지만, 여러 명의 사람이 필요한 미션도 있다. 추천 피드에서 틱톡 크루를 모집하거나 친구들과 크루를 결성해 함께 듀엣 영상을 찍거나 정기적으로 미션을 수행해 영상을 업로드한다.

온라인에서는 서로의 계정에 댓글을 달거나 홍보해 주고, 오프라인에서 정기적으로 모여 친목을 다진다. 좋아하는 영상 종류에 따라 크루를 모집하고 크루원끼리 상부상조하면 틱톡에서 몰입도를 높이는 동시에 팔로워 수도 늘리는 효과를 볼 수 있다. 마치 게임에서 미션을 달성하기 위해 타인과 팀을 이뤄 협동하는 것과 유사하다.


▲ 틱톡 크루 언타이틀 @untitled_o_o(tiktok.com/@untitled_o_o?lang=ko)

 

한편 관심 받고 싶고 인기를 얻고 싶은 심리를 이용해 유저 간 보이지 않는 경쟁을 만들어 내기도 한다. 많은 유저들이 자신의 영상에 #추천떠라 #추천 #추천뜨면알려주세요 #foryoupage #fyp #foryou 해시태그를 포함시키고 있는데, 추천 피드에 자신의 영상이 노출된다는 것은 게임에서 리더보드에 랭킹 되는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으로 보인다.
틱톡의 메인 피드 ‘추천(For You)’에 표시되는 영상은 유저가 선택할 수 없다. 또한 추천 피드는 알고리즘에 따라 사용자의 성향에 맞는 영상을 끊임없이 공급하는 동영상 무한 재생 피드로 틱톡에 접속해서 가장 먼저 노출되는 페이지이다. 추천 피드에 노출된 추천 영상은 자연스럽게 더 많은 조회수를 기록할 수밖에 없게 된다.

영상 제작 과정 자체가 재미있는 놀이로써 틱톡 유저들이 꾸준히 영상을 많이 올리기도 하지만, 추천 피드에 노출되면 더 많은 좋아요, 댓글 등 리액션을 받고 팔로워 수를 늘리는 등 더 큰 인기를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추천 피드에 노출되기 위해 유저들 사이에서 더 새롭고 더 재미있는 영상을 만들려는 경쟁 심리가 숨겨져 있는 듯하다.


▲ #추천 검색 시 화면 캡처

 

인터랙션(좋아요, 댓글 등)이나 팔로워 수도 더 많은 영상을 생산하게 만드는 동기 부여가 될 수 있다. 하지만 가장 확실한 동기 부여이자 보상은 역시 금전적 보상이 아닐까 싶다. 타 소셜미디어와 달리, 틱톡은 꾸준히 신규 이용자를 유입시키기 위해 ‘친구 초대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이벤트 페이지에서 초대 코드를 복사한 뒤 친구나 지인에게 공유해 친구가 초대 코드를 통해 가입하면 3천 원을 획득하는 방식이다. 인원 제한 없이 초대한 만큼, 친구들이 틱톡에 오랫동안 머무르는 만큼 더 많은 보상을 받게 된다.


▲ 틱톡의 친구 초대 이벤트 예시
ⓒ facebook.com/TikTok.koreaofficial

각 소셜미디어의 미션을 살펴보면, 근본적으로 왜 해당 소셜미디어가 존재하는지에 대한 이유를 알 수 있다. 페이스북의 미션은 ‘사람들에게 공유할 수 있는 능력을 줘서 세상을 좀 더 개방적이고 연결된 곳으로 만드는 것’이고, 인스타그램의 미션은 ‘세상의 순간을 포착하고 공유하는 것’이다. 유튜브의 미션은 ‘평범한 사람들이 자신의 목소리를 낼 수 있도록 돕고 더 큰 세상과 만나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트위터의 미션은 ‘모든 사람들에게 장벽 없이 아이디어와 정보를 즉시 만들고 공유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가 익히 알고 있던 소셜미디어 플랫폼들의 미션이 ‘관계 형성’ 또는 ‘정보 공유’에 초점을 맞추고있는 데 반해 틱톡의 미션은 ‘재미’에 초점을 맞춘다. 창의력을 고취시키고 즐거움을 주는 것! 미션을 통해 틱톡에는 왜 게이미피케이션 요소가 많이 포함돼 있는지 단번에 유추해 볼 수 있다. 틱톡의 존재 이유, 미션이 변하지 않는 한 앞으로도 틱톡은 새로운 재미를 제공하기 위해 더 많은 게임 요소를 서비스 곳곳에 숨겨 둘지도 모를 일이다.

 

제일기획 최지은 프로(소셜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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