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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덧 가을이 끝자락을 향하고 있습니다. 청명한 하늘과 오색 단풍을 보면 훌쩍 떠나고 싶은 마음이 드는데요. 한편으론 쓸쓸한 감성을 달래줄 책과 영화를 떠올리기도 합니다.

천고마비의 계절. ‘여행’과 ‘감성’을 모두 충족시켜줄 곳을 찾는다면 주목하세요. 파주출판도시에서 보낸 하루,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Step 1. 책 향기 물씬 나는 숲을 거닐다, 지혜의 숲

시야가 닿는 사방이 전부 책으로 둘러싸인 이곳. 아시아출판문화정보센터에 위치한 독서복합문화공간 ‘지혜의 숲’입니다. 입구에 들어서자마자 높이 8m, 길이 3.1km에 달하는 거대 서가가 눈에 들어오는데요. 빽빽하게 꽂힌 책들은 보는 이로 하여금 탄성을 자아내게 합니다. 여기에서 숨 쉬고 있는 장서만 약 20만 권! 책장 앞에 서 있기만 해도 온갖 지식과 정보가 머리에 쏙쏙 들어올 것 같은 느낌입니다.

책장을 따라 걷다 보면 총 3개의 지혜의 숲을 만나게 되는데요. △학자와 지식인들이 평생 곁에 두고 읽었던 책으로 꾸며진 1번 서가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출판사에서 출간된 책들이 놓인 2번 서가 △문화·예술기관에서 기증한 도서를 읽을 수 있는 3번 서가로 나눠져 있습니다. 특히 3번 서가는 게스트하우스 ‘지지향(紙之鄕)’의 로비로 사용되고 있는데요. 24시간 이용 가능해 애독가 사이에서 ‘성지’로 손꼽히는 곳이죠. 읽고 싶은 책이 너무 높은 곳에 있다면? 장서를 보존∙관리하는 권독사분께 도움을 요청하면 됩니다.

“외부의 사물 맛은 오래되면 싫증나지만, 독서의 맛은 시간이 갈수록 깊어진다.”

중국을 대표하는 학자 정이(程頤)는 독서의 즐거움을 이렇게 표현했는데요. 지혜의 숲에서 책과 함께 사색의 시간에 잠겨보는 건 어떨까요?

● 위치: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145
● 홈페이지: http://forestofwisdom.or.kr

 

#Step 2. 가을 감성을 저격하다,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일반적으로 건축물은 외부 환경으로부터 실내를 보호하기 위해 만들어지는데요. 하지만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은 좀 다릅니다. 건물 자체가 ‘하나의 예술 작품’으로 평가 받고 있죠. 이곳은 모더니즘 건축의 마지막 거장으로 불리는 알바루 시자(Alvaro Siza, 포르투갈 출신 건축가)가 설계했습니다. 곡선이 주는 편안함을 간직한 순백의 건물은 파란 하늘과 어우러지는데요. 그 자체만으로도 한 폭의 그림을 연상케 합니다.

photographed by Fernando Guerra ⓒ Openbooks.

전시실로 통하는 1층 로비는 널찍한 카페와 북&아트숍으로 꾸며졌습니다. 하얗고 긴 공간에 책장과 테이블이 오밀조밀하게 놓여 있는데요. 마치 도화지에 그려진 그림 속으로 들어가는 듯합니다. 가을에 어울리는 커피∙허브티∙생과일주스 등을 즐길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출판도시에 있는 카페답게 판매용 도서와 열람용 도서가 따로 구비돼 있는데요. 여유로운 가을을 만끽하기에 제격입니다.

2층과 3층엔 국내 작가들의 예술작품을 만날 수 있습니다. 우리가 흔히 생각하는 전시실보다 ‘조금 어둡다’는 느낌이 드는데요. 이는 자연광을 그대로 끌어들이고 인공조명은 최소화하도록 설계했기 때문입니다. 포인트 조명 대신 자연광이 작품을 비추는 모습이 인상적인데요. 시시각각 변하는 빛에 따라 같은 작품도 다른 느낌으로 감상할 수 있다,는 점도 매력입니다. 날씨∙시간∙계절에 따라 다채로운 분위기를 품고 있는 미메시스 아트 뮤지엄, 가을 감성 충전소로 추천합니다.

전시 소개: 김태호 개인전 <사라진 풍경>
이미지의 중첩으로 사라져가는 풍경을 그린 김태호 작가 개인전. 12월 17일까지. (월, 화 휴관)

● 위치: 경기도 파주시 문발로 253
● 홈페이지: http://mimesisart.co.kr

 

#Step 3. 추억 속 영화가 흐르다, 명필름 아트센터

한 편의 영화가 남긴 잔상에서 뜻밖의 위안과 응원을 받은 경험, 한 번쯤 있으실 텐데요. 세월이 흘러도 여전히 회자되는 영화들을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습니다. 바로 충무로 대표 영화사 명필름이 만든 복합문화공간 ‘명필름 아트센터’가 그곳.

지하 1층엔 각 시대를 대표했던 영화들의 발자취가 남아 있는데요. 명필름이 제작했던 영화 자료(시나리오, 포스터, 촬영 스냅 사진, 명대사 타이포그래피 등)가 전시돼 있죠. △접속(1997) △공동경비구역 JSA(2000) △시라노 연애조작단(2010) 등 추억 속 영화를 새록새록 떠올리게끔 하는데요. 영화 ‘건축학개론(2012)’에서 주인공 ‘승민’을 놀림감으로 만들었던 티셔츠, 기억나시죠? 이곳엔 실제 영화에서 배우들이 착용했던 의상도 진열돼 있는데요. 명필름 아트센터를 방문하는 또 하나의 흥미거리입니다.

영화의 여운은 지상 1층 카페에서도 계속됩니다. 다양한 영화 서적과 소품이 비치돼 있는데요.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죠. 통유리로 들어오는 가을 햇살, 향긋한 차, 차분한 공기는 쌓인 피로를 풀기에 충분합니다. 영화 애호가에게 더할 나위 없는 놀이터. 명필름 아트센터에서 가을 닮은 영화 한 편 어떠세요?

● 위치: 경기도 파주시 회동길 530-20
● 홈페이지: mf-art.kr

 

#Step 4. 맛과 멋이 공존하다, 아방가르드 파주

ⓒ 아방가르드 파주

뉘엿뉘엿 해가 넘어가는 저녁노을은 언제 봐도 황홀합니다. 특히 가을 노을은 붉은 기를 한껏 머금어 더욱 아름다운데요. 지는 노을의 환상적인 풍경을 바라보며 하루를 마무리하기 좋은 루프탑 레스토랑이 최근 문을 열었습니다.

ⓒ 아방가르드 파주

파주출판도시 끝에 위치한 아방가르드 파주는 탁 트인 시야를 자랑하는 루프탑이 인상적입니다. 시원하게 뻗어 있는 파주 풍경을 감상하고 있노라면 가슴이 뻥 뚫리는 기분이 드는데요. 특히 해질 무렵 눈앞에 펼쳐지는 일몰은 자연이 만들어낸 예술 작품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 아방가르드 파주

아방가르드 파주는 복합문화공간을 표방하는데요. 한호·강동인·잼킴(Jam Kim)·장우석·김지영 등 국내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이 실내 곳곳에 전시돼 있어 볼거리를 더하죠. 아티스트들의 공연도 만나볼 수 있는데요.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 ‘쉬림프 바스켓’을 곁들이면 더욱 ‘아방가르드’하게 공연을 즐길 수 있습니다. 깊어가는 가을, 맛과 멋, 문화와 예술을 한 공간에서 즐길 수 있는 아방가르드 파주로 여러분을 초대합니다!

ⓒ 아방가르드 파주

● 위치: 경기 파주시 문발동 282-3
● 홈페이지: https://avantgardepaju.modoo.a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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