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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수궁 돌담길, 서울로 7017, 서울식물원… 어느덧 정겨워진 이름인데요. 이들은 모두 서울시 도시재생사업 일환인 ‘잘생겼다 서울20’ 프로젝트입니다. 오랫동안 공개되지 않았던 공간에 아이디어를 불어넣은 서울 곳곳의 명소들. 허물고 짓기보다 본연의 가치와 기억을 되살리는 데 중점을 뒀죠. 시민의 품에 안긴 특별한 명소 4곳, 제일기획 블로그에서 다녀왔습니다.

 

석유 담은 1급 보안시설에서 문화 공간으로
‘마포 문화비축기지’

서울 월드컵 경기장 일대에 석유를 보관하던 1급 보안시설이 있었다는 사실, 알고 계셨나요? 지난 1973년 1차 석유파동 이후 건립돼 시민들의 접근이 철저히 통제됐는데요. 2017년 9월, 문화와 예술이 숨 쉬는 마포 문화비축기지로 새롭게 탈바꿈했습니다. 그 규모만 해도 무려 축구장 22개와 맞먹죠.

야외행사 공간인 문화마당을 중심으로 총 6개 탱크(T1~T6)가 둘러싸고 있는데요. 각 공간은 △파빌리온 △공연장 △탱크 원형 △복합 문화공간 △이야기관으로 시민을 맞이합니다. 40여 년간 철저하게 자취를 감춰왔던 공간인 만큼 ‘시내에 이런 곳도 있었어?’ 하는 호기심을 자극하는데요. 토양오염조사와 내부공기오염조사 등 환경안전조사는 물론, 각종 편의시설이 조성돼 남녀노소 누구나 편리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 위치: 서울시 마포구 증산로 87
● 문의: 02-376-8410

 

약 40년 만에 전격 개방! 지도에 없는 역사 갤러리
‘여의도 지하 비밀 벙커’

직장인들로 붐비는 서울 대표 부도심이죠. 여의도 복합환승센터 지하에 위치한 벙커가 약 40년 만에 시민들에게 개방됐습니다. 알려진 바로는 대통령 경호용 비밀시설로 지어졌으리라 추정되는데요. 서울시립미술관 SeMA 벙커(이하 ‘여의도 지하 비밀 벙커’)가 바로 그곳.

현재 한국의 근현대화 과정을 다룬 ‘여의도 모더니티’ 전시가 성황리에 진행 중입니다. 40년에 이르는 흔적과 역사의 간극을 잇고자 하는 다양한 현대미술작가의 시도를 감상할 수 있는데요. 지하 한켠에 마련된 역사 전시장엔 1970년대의 흔적이 고스란히 복원됐습니다. 앞으로 여의도 지하 벙커는 서울시립미술관의 다양한 프로그램과 연계해 여의도 지역에 특화된 미술관 대안 공간으로 운영할 계획인데요. 오피스 속 문화 충전이 필요하다면, 부담 없이 방문해 보는 것도 좋겠죠?

● 위치: 서울시 영등포구 여의도동 2-11 지하
● 문의: 02-2133-8024

 

기술 장인x청년 메이커, 4차 산업혁명 이끌다
‘다시∙세운’

우리나라 근대화를 상징하는 대표적인 공간. 종로 대로변에 위치한 세운상가를 빼고 이야기할 수 없는데요. 1990년대 이후 용산 전자상가 등에 밀려 입지를 잃었던 세운상가가 4차 산업혁명의 최일선에서 새로운 도약을 꿈꿉니다.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통해서 말이죠.

흔히 세운상가는 ‘내가 꿈꾸던 모든 것을 만들 수 있는 곳’이라 불릴 정도로 기술 장인들이 모인 전자상가의 메카였습니다. 지난 9월 새로 문을 연 세운상가는 다시∙세운 프로젝트 1단계 구간으로 대림상가까지 약 1km의 구간을 새롭게 단장했는데요. ‘메이커시티 세운(Makercity Sewoon)’이란 새로운 이름과 옛 세운상가의 이름이 나란히 걸려 역사와 미래를 함께 아우렀죠.

청계천 복원 당시 철거됐던 공중 보행교는 ‘다시세운보행교’로 부활했는데요. 에스컬레이터와 엘리베이터, 계단으로 연결된 입체 보행 데크가 설치돼 접근이 편리합니다.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2020년 남산까지 연결될 예정인데요. 옛 상가를 사이에 두고 신규 설치된 보행로를 걷다 보면 역사와 미래, 도심의 자연을 한눈에 조망할 수 있습니다. 바야흐로 4차 산업혁명 시대. 기술 장인과 젊은 창업가들이 새롭게 만들어갈 메이커시티는 어떤 모습일까요?

● 위치: 서울시 종로구 청계천로 159
● 문의: 02-2133-8500

 

버려지는 자원에서 아이디어를 얻다
‘서울새활용플라자’

‘재활용’을 뜻하는 리사이클링(Recycling)의 상위 개념으로 등장한 업사이클링(Up-cycling). 이는 업그레이드(Upgrade)와 리사이클링(Recycling)의 합성어입니다. 물건 재사용을 넘어 디자인 요소나 활용도를 추가해 새로운 제품으로 만드는 것을 의미하는데요. 서울새활용플라자는 국내 최대 업사이클링 문화공간으로 거듭났습니다. 다채로운 새활용 사례와 제품을 접할 수 있는 체험의 장(場)이죠.

각종 공병이 샹들리에가 되고 버려진 현수막이 컵받침이 되는, 주변의 모든 재료가 힙(Hip)한 아이템으로 재탄생하는 이곳. 지난 9월 개관 이후 32개의 공방이 입점해 색다른 ‘쓸모’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각자의 기발한 상상력과 깊은 울림이 담긴 제품들을 하나하나 구경하다 보면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인데요. 환경의 소중함과 새활용에 대한 필요성과 그 가치를 직접 느껴보세요.

● 위치: 서울시 성동구 자동차시장길 49
● 문의 : 02-2153-0400

 
‘잘생겼다! 서울20’ 도시재생 프로젝트는 내년까지 순차적으로 시민의 품을 찾아갈 예정입니다. 새로운 공간은 끊임없는 관심과 발걸음을 통해 장소성(Placeness)을 회복하고, 지속 가능한 형태로 이어가는 것이 중요한데요. 이번 주말, 가벼운 운동화와 함께 서울의 잘생긴 명소를 방문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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