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디어가 아이디어로 남는다면 참으로 아이러니할 것이다”
평소 공모전에 관심 있는 분들 많으시죠? 출품을 준비해 본 분들도 있을 테고요. 그런데 아이디어를 열심히 찾다 보면 ‘아차!’하는 순간이 있습니다. 바로 본인이 생각했던 아이디어가 누군가에 의해 탄생돼 있을 땐데요. 생각해보면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로만 남았기 때문에 생긴 일이 아닐까 합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요? 아이디어를 발전시켜봐야죠!
많은 분들이 좋은 아이디어를 내기 위해 ‘아이디어 방법론’을 궁금해하시는데요. 세미나를 시작하기 전에 한 가지 말씀드리고 싶은 것은 “정답은 없다”는 겁니다. 이 시간에는 제가 그동안 광고를 만들면서 경험하고 느꼈던 것들을 나누고자 하는데요. 여러분도 함께 생각해보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자 그럼, <잠자는 아이디어 깨우기> 시작해볼까요?
제 1장, 가끔 야한 생각 해봐요! <섹시 코드법>
제목만 봐도 무슨 내용일지 궁금하시죠? 이야기의 주인공은 화이트 치약입니다. 화이트 치약하면 치아 미백 효과가 떠오르기 마련인데요. 하얀 치아를 만들기 위해서는 치아 변색을 예방하는 것도 중요하죠. 그래서 시작된 누런 치아 막기 프로젝트!
우선 치아를 누렇게 만드는 원인부터 찾아야했습니다. 그 주범은 바로 담배, 커피, 초콜릿과 같이 유혹을 참기 힘든 것들이었는데요. “유혹?!” 여기서 떠오른 아이디어가 바로 섹시 코드법입니다. ‘담배, 커피, 초콜릿이 치아를 유혹하는 콘셉트면 어떨까?’라는 생각을 하게 됐죠. 이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일명 ‘19금 치약 인쇄 포스터’를 만들었는데요. 제목은 ‘이빨이 바람났어’.
이를테면 이런 거예요. “담배 태우고 싶으면 태워, “초콜릿 먹고 싶으면 먹어, 커피 마시고 싶으면 마셔, 화이트 치약이 알아서 해줄게…”라는 메시지를 담은 거죠. 이조타 화이트 치약과 함께한 이 프로젝트는 인쇄 매체에 게재됐는데요. 재밌게 작업한 프로젝트이기도 하지만, 섹시 이미지만 강하게 남은 게 아닌가라는 아쉬움도 살짝 들더라고요.
제2장, 엄마 이상한데 끌려~ <Reverse의 법칙>
미국에서 십대 임신은 사회적으로 큰 이슈입니다. 자선단체 ‘유나이티드 웨이(United Way)’는 미국 전역에서 사회적 이슈를 다룬 캠페인을 진행하며 문제 해결에 앞장서는 것으로 유명한데요. 이들로부터 “십대 임신에 관해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켜 달라“라는 요청을 받게 됐습니다.
프로젝트를 시작하기 앞서 이전의 캠페인 포스터들을 살펴봤습니다. 그런데 한가지 이상한 점이 눈에 들어오더라고요. 모든 포스터에 여자가 등장하더라는 거죠.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일파만파 퍼진 캠페인은 주요 뉴스에도 소개될 정도로 사회적 관심을 불러모았는데요. 여기서 우리는 함축적인 의미를 담은 새로운 카피를 제시했습니다. ‘Unexpected(Most Teen Preganacies are)’. 괄호 속 문구처럼 십대 임신은 대부분이 기대 없이 생긴다는 거죠. 이 캠페인의 반응을 예상 못했듯이 말이죠. 반대로 생각하다 보면 이상하고 불편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정확한 메시지와 함께라면 사람들의 마음을 끌 수 있지 않을까요?
제3장, 그녀를 웃겨드리고 싶어요 <Funny의 법칙>
‘유머는 만국 공통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어딜 가나 웃음은 통하기 마련이죠. 재미있는 광고를 만들어 보고 싶은 마음에 가장 먼저 고민을 한 것은 광고를 만들 대상이었습니다. 그때 제 눈에 딱 들어온 게 바로 빙그레 바나나맛 우유였는데요. 말랑말랑한 느낌이라 잘 어울릴 것 같았죠.
연예인이 등장하는 광고보다는 아이디어를 살린 재미있는 광고가 뭘까 고민하던 찰나, 제가 좋아하는 1차원적인 유머에서 생각해보기로 했습니다.
광고를 본 소비자들의 반응은 어땠을까요? 포털 검색창에 ‘funny ad’ 라고 치면 이 포스터가 뜨더라고요. Funny의 법칙이 통한 것 맞죠?
제4장, 저도 감성적인 사람이라고요 <감성터치>
대한민국이 안고 있는 가장 큰 숙제 중 하나가 ‘이산가족’ 문제 아닐까 합니다. 제가 풀 수는 없지만, 그 마음을 함께 나누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광복이 된 지도 어느덧 70 해, 이산가족분들도 이젠 고령이 되셨습니다.
남한과 북한에 떨어져 있는 가족의 얼굴을 70년 만에 보는 기쁨은 얼마나 클까요? 사진전을 열던 날, 프로젝트에 참여한 이산가족 분들도 사진으로 나마 헤어진 가족들을 만났다는 마음에 눈물을 쏟으시고 그 자리에 있던 스태프들도 같이 눈물 흘렸던 기억이 나네요. 제가 그 기쁨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된 것 같아 뜻 깊었던 프로젝트였습니다. 여러분께 말씀 드리고 싶은 것은 광고가 상업적 도구이긴 하지만, 더 나아가서 인간의 행복을 터치할 수 있는 도구도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6월 제일세미나를 마치며
여러분이 발전시킨 아이디어 하나가 웃음과 감동을 선사하는 것은 물론 세상도 변화시킬 수 있습니다. 모두들 좋은 아이디어 만드시고, 또 좋은 결과 있으시길 바랍니다. 지금까지 이기호 프로의 6월 제일세미나 포스팅이었습니다.
*6월 제일세미나 영상은 제일기획 페이스북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이상한 생각이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이어지는!
그럴 때가 있죠! 오늘도 아이디어가 아이디어로 남지 않고 기대 이상의 결과물로 이어지는 즐거운 하루가 되시길 바랍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