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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1. 입장 바꿔 생각해봐

그동안 저는 동아제약, KT, 삼성전자, 하나은행, LH토지주택공사, 신세계 등 여러 광고주의 마케팅을 담당했는데요. 요즘은 이마트 마케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캠페인 영상을 만들고요.

인쇄 광고를 만들기도 하죠. 이번 제일기획 아이디어 페스티벌(이하 제아페)에도 이마트와 관련한 과제가 출제됐는데요. 이마트 담당자로서 이마트 분야 1차 심사에 참여했습니다. 200편이 넘는 작품들을 심사하며 ‘조금만 더 발전시켰다면, 조금만 더 핵심에 집중했다면 대상감인데…’했던 작품이 많았고, 아쉬움과 안타까운 마음이 들기도 했습니다. 실제 지원자들을 만나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죠. 그래서 5월 제일세미나를 통해 여러분을 만나게 됐습니다.^^

먼저 이런 이야기를 해보고 싶은데요. 웹툰으로도, 드라마로도 인기를 끌었던 <송곳>에는 “서는 데가 바뀌면 풍경도 달라지는 거야”라는 대사가 있습니다. 자신이 처해있는 상황이나 지위 등에 따라 인식과 사고방식이 달라진다는 말일 텐데요. 그렇다면 공모전에 지원하는 여러분은 어디에 서 있나요?

200편이 넘는 작품들을 하나하나 보면서 가장 아쉬웠던 점은 공통적으로 너무 자신의 위치에 충실하다는 거였어요. 이건 공모전을 떠나 프로로서 일할 때도 마찬가지인데요. 작품을 받아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한번 시뮬레이션 해보는 게 중요합니다.

현업에서 일하고 있는 마케터가 아니면 사실 접근할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죠. 광고주를 만나 이야기를 나눌 일도 없을 거고요. 그래서인지 대부분 시장현황을 파악하고, 분석하고, 타깃을 정하는 기획서의 방향이나 내용이 비슷비슷했습니다. 이 똑같은 상황을 다른 입장에서 표현해보려는 노력이 이뤄진다면 200편의 작품들 속에서 임팩트 있는 작품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실제로 현업에서 아이디어를 내고 기획서를 작성할 때는 먼저 내부에서 보고를 받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보고, 광고주의 입장에서도 생각해보고, 캠페인을 집행하게 될 때를 고려해 실무 담당자들 입장에서도 생각해보려고 하는데요. 이런 포인트들을 체크해보면서 말이죠.

먼저, “제안을 받아 볼 사람도 이런 아이디어를 검토해보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으로 과거 사례를 분석해봅니다. 과거에도 이런 제안이 있었다면 그 결과를 확인하고 제안을 보완하거나 선회해야겠죠?

법과 규정 그리고 예산 같은 현실적인 문제를 확인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아이디어에 빠져 미처 현실적인 문제를 고려하지 못한다면 광고주나 실무 담당자 입장에서는 터무니없는 제안일 테니까요.

광고주 부서 간 경쟁이나 충돌을 초래하는 제안도 피해야겠죠. 그리고 제안을 실행하는 실무자들 입장에서 효율적으로 진행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들에겐 인력과 시간이 귀중한 자원인데, 그들의 귀찮음(!)을 유발하는 비효율적인 제안일 경우 채택되기가 힘들다고 봐야죠.

이렇게 기획서를 작성할 때에는 다른 사람 입장에서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공모전일 경우 마감 전 2~3일 정도 여유를 두고 다른 사람 입장에서 시뮬레이션 해보는 게 좋은데요. 어떻게 하면 다른 사람 입장에서 좀 더 임팩트 있게 아이디어가 받아들여질 건지를 고려해 기획서의 순서를 바꾸거나 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겠죠!

 

Part 2. 검색 후엔 사색이 필요하다

공모전을 준비할 때, 여러분이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무엇인가요? 일반적으로 ‘검색’이겠죠? 과제와 관련한 시장현황과 데이터, 트랜드, 브랜드 마케팅 사례 등등 여러 자료를 검색을 통해 모으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가 중요한데요. 검색을 한 다음 해야 할 일은 무엇일까요?

바로 사색. 모은 정보를 쭉 나열만 하는 것이 아니라 정보를 결합해 시너지를 낼 수 있도록 사색의 단계를 한 번 거쳐야 한다는 거죠. 이번 제아페 심사를 하면서도 여러 작품 속 사색의 빈자리가 안타까웠는데요. 학생으로서 수집하기 어려운 정보를 기획서에 잘 나열했지만, 자료의 나열이 유기적으로 결합되지 않은 채 오히려 이야기의 흐름을 방해하기도 했습니다.

만약 100개의 정보를 찾았다면 그 찾은 정보가 아까워서 기획서에 다 욱여넣을 게 아니라 사색을 통해 내 아이디어를 표현하는데 필요 없는 정보는 과감히 버릴 수 있어야 합니다. 기준을 세워 정보를 선택하고 그 정보를 어떤 순서로 꿰어 설명할 건지를 정하는 사색의 과정은 정말 중요합니다.

사실 공모전에서는 비슷한 형식을 갖춘 작품을 많이 찾아볼 수 있는데요. 과거 수상작들을 통해 케이스 스터디를 한 지원자들이 그 형식을 그대로 따르기 때문입니다. 이 방법이 무조건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만, 간혹 어떤 작품에서는 메가트렌드를 설명할 필요가 없다든가 타깃을 설정할 필요가 없다든가 하는 경우가 있죠. 즉, 사색을 통해 소위 ‘잘된 케이스’에 얽매이지 말고 자신만의 작품을 만들어 보세요.

사색의 과정을 거쳐 아이디어와 기획서의 흐름을 정리했다면 그 다음 과정은? 다시 검색을 통해 심사위원의 입장에서, 광고주의 입장에서, 실무자의 입장에서 검증해보는 시간을 가지면 좋겠죠. 그리고 또 앞서 생각지 못했던 자료를 발견하거나 문제 혹은 변수가 발생했을 때는 다시 사색하고 또다시 검색하고… 이런 과정을 거치다 보면 점점 완성도 높은 작품이 될 수 있겠죠?

 

5월 제일세미나를 마치며

지금까지 우리가 크리에이티브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서 이야기해봤는데요. 특히 공모전에 있어서 제안을 받아 보는 사람의 입장에서 생각해 보는 건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을 것 같습니다. 또, 사색의 과정을 거치는 것도요! 혹시 기회가 된다면 오늘 이야기 나눈 내용들을 꼭 실전에 반영해보시길 바라며, 모두 프로의 크리에이터로서 다시 만나요~ 이문희 프로의 5월 제일세미나 포스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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