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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후배들과 만난 사석에서 칭찬에 인색하다는 핀잔을 들었습니다.  
곰곰이 생각해보니 후배들이 작은 실수를 했을 때 득달같이 지적하는 민첩함에 비해 막상 잘한 일에 대해  
칭찬을 듬뿍 해주지 못했던 것 같았습니다. 영리하게 잘 꾸려가는 후배들이 부럽기도 하고,  
주위를 둘러볼 여유도 없이 내 앞가림에 전전긍긍했던 것 같아 부끄러워졌습니다.  
그래서 ‘약속할게요. 이제부터 칭찬은 절대로 아끼지 않겠다고….’  
그런 의미에서 이달에 꼭 칭찬하고 싶은 영리한 두 개의 캠페인을 소개합니다. 
 



▲ 데이비드 베일리(David Bailey) 캠페인
 
“> ▶ 데이비드 베일리(David Bailey) 캠페인 바로가기
 
이 캠페인에서 칭찬할 첫 번째 포인트는 작년 제일기획 본사가 삼성 카메라로 받은 칸 국제광고제의  
프로모 & 액티베이션(Promo & Activation) 부문에서 같은 제품, 같은 콘셉트를 한 단계 확장시켜 골드 라이언을 거머쥐었다는 점입니다. 
 
또한 ‘당신도 삼성 카메라만 있으면 전문 사진작가처럼 사진을 찍을 수 있다’는 평범한 콘셉트를  
영국의 유명 사진작가 데이비드 베일리(David Bailey)와 똑같은 이름을 가진 수많은 데이비드 베일리를 찾아 카메라를 주고,  
교육을 하고, 거침없이 사진을 찍게 한 다음, 그 결과물들을 다양한 장소에 전시하고 그 과정을 바이럴로 확산시키는 구조로 돼 있습니다. 
 
세일즈맨에서부터 연극배우, 가게 주인장까지 실로 다양한 수많은 베일리들이 스튜디오에서부터 거리로 쏟아져 나와  
카메라 셔터를 누르는 장면은 웃음이 나기도 하고 가슴 찡한 감동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하지만 진정 이 캠페인을 칭찬하고 싶은 두 번째 포인트는 놀라운 마케팅적 성과에 있습니다.  
이미 강력한 브랜드들이 점령하고 있는 카메라 시장에서 단시간 안에 세일즈를 스무 배 넘게 올렸다는 어마어마한 결과로  
칸 광고제용 광고와 세일즈용 광고는 별개라 말하던 저를 포함한 수많은 크리에이터들의 입을 다물게 하고 말았다는 거죠.  
게다가 우리 제일기획 영국법인이 만든 작품이라 더 기쁘고 더 칭찬하고 싶습니다. 크리에이티브적으로도 마케팅적으로도
참 잘 만든 영리한 캠페인이라고 생각합니다.
 

▲ IBM의 ‘Smarter Ideas for Smart Cities’ 캠페인
 
“> ▶ IBM의 ‘Smarter Ideas for Smart Cities’ 캠페인 바로가기
 
두 번째 캠페인은 아웃도어(Outdoor) 부문에서 그랑프리를 수상한 IBM의 ‘Smarter Ideas for Smart Cities’입니다.  
요즘 부쩍 옥외 광고에 관심을 갖게 된 제 눈에 가장 전통적인 미디어에 작은 이야기가 더해진 광고로 도시의 미관을 해치는  
일방적인 아웃도어에 도시의 시민들과 나누고 공감할 수 있다는 가치를 더했다는 점에서 칭찬하고 싶습니다.  
 
만약 내가 이 캠페인의 크리에이터였다면 얼마나 뿌듯했을까, 하고 잠깐 질투가 날 정도였습니다.  
옥외 광고의 끝을 살짝 구부렸을 뿐인데 편안하게 쉴 수 있는 벤치가 되고, 잠깐 동안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이 되고,  
무거운 짐을 끌고 올라갈 슬로프가 돼줄 수 있다는 간단하고도 강력한 크리에이티브를 칭찬합니다.  
입으로는 매일 아이디어는 가까이 있다고 외쳤는데 실제로 너무 가까이 있다는 걸 실감하는 순간이었습니다.  
 
절대 끝날 것 같지 않고 길고 긴 여름이 막바지 기승을 부리는 요즘. 야근하는 사무실은 찜통이지만,  
시원하게 칭찬받을 일들만 가득 생기는 가을을 위해 저는 오늘 야박한 선배가 돼야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여러분! 미안하다, 사랑한다 그리고 칭찬한다.
 
hyewon.oh@samsung.com "메일보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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