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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것들 사이에 새로운 것이 있다. 너무도 익숙해서 그 존재마저 잊는 것도 있다. 
해가 쨍하게 뜬 날, 발아래서 부지런히 주인을 따라다니는 ‘그림자’도 그 중 하나이다.
헌데 이 ‘그림자’가 새로운 미디어 일 수 있다니!  

 

그림자는 태양과 함께

 
문득 찾아온 아이디어라도 실행과정은 치열하다.
넉넉하지 않은 준비기간이야 자주 겪는 일이라 해도 첫 시도에 따르는 시행착오를 끊임없이 극복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아이디어가 
독특하다는 것은 그만큼 현실로 옮긴 경우가 드물다는 뜻이기도 하다. 바로 그림자 QR코드를 활용한 이마트 써니 세일(Sunny Sale) 
캠페인이 그렇다.
 
써니 세일 캠페인 역시 ‘성공할 수 있을까?’ 라는 의문이 꼬리표처럼 따라왔다. 하지만 김현명 프로는 그런 반신반의가 오히려 성공의 
요인이었다고 말한다.
 

  


 
  
실제로 프로모션을 진행한 2월 한 달 동안 이마트의 점심시간 매출은 무려 25%가 올라갔고, 온라인몰의 가입자 수 역시 58%나 증가했다. 그늘진 곳에 있던 아이디어가 ‘쨍’하고 빛나는 순간이었다. 
 
이 캠페인을 통해 김현명 프로는 새로운 미디어에 대한 확신을 갖게 됐다고 한다. 동시에 ‘실행력’이라는 멋진 열매도 얻을 수 있었다.
이런 아이디어를 내는 것은 누구나 할 수 있지만, ‘누구나’ 그 아이디어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능력은 아무나 가질 수 있는 게 아니기 
때문이다.  
 
 

  
“써니 세일 캠페인은 광고회사로서 일종의 기술력을 확보한 프로젝트였다고 생각해요. 제한된 조건과 인력, 예산 안에서 가장 창의적인 
결과물을 선보일 수 있는 능력이 광고회사의 업력이기도 하니까요.”
 

금사자와 함께한 2012년

 
세계 최초 그림자 QR코드 캠페인은 2012년 칸 국제 광고제 다이렉트 부문에서 금상 1개와 동상 1개를 수상하고  미디어, 모바일, 아웃도어 부문에서 각 1개씩의 은상을 수상했다.
그리고 김현명 프로는 2012년의 마무리와 함께 ‘더 베스트 아이디어 크리에이티브 퍼슨 (The Best Idea Creative Person)’으로 선정되는 기쁨까지 누렸다. (The Best Idea Creative Person: 한 해 가장 우수한 퍼포먼스를 보인 임직원 선정하는 제일기획 포상제도) 
 
 

 
“어떤 분은 더 베스트 아이디어 크리에이티브 퍼슨으로 선정되는 것이 칸에서 수상하는 것보다 더 영광스러운 일이라고 말씀하시더군요. 단 한 명을 뽑는 자리에 제 이름을 올렸으니 정말 그렇다는 생각도 듭니다. 누군가를 평가하고 인정하는 기준도 해마다 달라지게 
마련이잖아요. 광고 환경이 변화하고 있는 만큼, 2012년에 제가 한 일이 시기에 맞았던 게 아닌가 생각해봅니다.”
 
 

 
김현명 프로의 말처럼, 예전이라면 더 멋진 비주얼에 집중하는 것이 아트디렉터의 능력일 수도 있다.  
하지만 스스로 느끼기에도 최근 몇 년간 광고 환경이 아주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모바일과 디지털 시장이 급부상함에 따라 소비자의 삶과 생각도 시시각각 달라졌다. 덕분에 김현명 프로는 실패했다고 생각했던 과거도 새삼 버릴 게 없었다고 말한다.  
 
“누구나 하듯이 평범한 교육과정을 거쳐 이과계열인 화학공학과에 진학했어요. 그러다 ‘이 길이 아닌데’ 싶어 학교를 그만두고 열 달 동안 미술을 공부해 뒤늦게 시각디자인과에 들어갔습니다. 당시에는 화학을 전공했던 것이 ‘시간 낭비했다’고 여겼는데 일을 하다 보니 감성 
외에 이성도 필요하더라고요. 이상적인 사고를 할 수 있는 기반이 그때 생겼구나 싶어요.”
 

한계를 깨면서 찾아가는 새로운 역할

 
김현명 프로가 생각하는 좋은 아이디어는 바로 ‘예측불가능’한 것.  
물론 이런 아이디어들은 실패할 확률이 높지만 어떤 방식으로든 다른 이들에게 기대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때문에 김현명 프로는 스스로도 기존의 관념이나 생각들을 깨려고 노력하고 있다. 디자인, 현대미술, 미디어 파사드, 심지어 인터넷에
떠도는 유머들까지도 부지런히 찾아서 공부해야 요즘 같이 빠르게 변화하는 물결에 발을 맞출 수가 있다고 한다.
 
“같은 것을 보고도 누군가는 다른 관점으로 또 다른 아이디어를 낼 수 있어요. 서로의 관심사가 열려 있을 때 아이디어는 다채로워지는 게 아닐까요? 당연히 전문성은 있어야 하지만 전문성에만 집중할 경우 업무가 규격화될 수도 있거든요. 지금은 역할과 역할을 엮는 융합의 
해법이 필요한 때라고 생각합니다.”
 
올해로 광고 경력 10년 차, 연차가 쌓이는 것은 곧, 자신을 발견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라고 말하는 그는 잘할 수 있는 일을 하되, 현재 하고 있는 일의 개념을 조금 더 확장하기로 했다. 그렇게 김현명 프로는 오늘도 새로운 아이디어에 한 번 더 실행 버튼을 누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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